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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으려고/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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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05회 작성일 11-04-2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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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으려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시장에 가서 농산물을 살 때 원산지표지를 확인하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것도 국산품이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나는 가끔 TV나 신문을 보면서 아찔할 때가 있다. 어린이들이 즐겨먹는 과자류나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물에 허용치 이상의 약물이 함유되어 적발되었다는 소식들 때문이다. 어찌 사람이 먹는 음식물에 그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오늘 전주농업기술센터에서 GAP인증교육을 받았다. 내 일생에서 처음으로 농사를 지어보려는데 친환경단지에 포함되었으니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농사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부담되는 일이지만 주위사람들이 기관에서 도와주니까 오히려 괜찮다고 알려주었다. 북전주농협에서 안내하는 대로 육묘상자와 흙 대금을 납부하고, 볍씨도 육묘대행업체에 사다 주었다. 그리고 오늘 친환경 인증교육을 받은 것이다. 익산에서 7만여 평의 수도작을 하는 전문농업인의 강의와 기술센터 직원의 인증제도의 필요성과 농업인들이 준비해야할 일, 그리고 농사기술에 대한 강의로 진행되었다. 난 그간에 얇은 지식으로 어렴풋이 한국농업의 현실을 이해하고 있었으나 교육을 받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익산의 전문 농업인은, “한국의 농업인도 이제 깨어야 합니다. 지금 국회에서는 한․EU FTA협정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TPP라는 방법으로 짧은 시간에 여러 나라의 문호를 개방시키려는 또 다른 압력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품질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그 방법은 중금속重金屬 함량이 미미한 친환경농법을 해야 합니다.” 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를 주장하였다. “지금부터는 관주도官主導에서 농민주도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농사는 시작부터 생산 및 판로까지 조직적으로 운영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이 말에 동감하였다. 정말로 우리 농민들은 정부나 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FTA 협정이 체결되면 정부가 농민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영세 농가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동안 증산위주의 고투입농법高投入農法에 의존해온 결과 농업환경이 악화되어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지나친 농약사용은 토양미생물과 천적天敵감소 등 생태계를 교란 交欄시켰고, 수질오염 및 농산물의 농약잔류殘溜문제를 야기 시켰다. 따라서 농약잔류 허용기준을 제정하는 등 관련 국제규범이 강화됨으로써 국내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환경보전 및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는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의 똥과 오줌은 농작물의 밑거름으로 쓰였고, 벼가 무럭무럭 자라는 한여름에는 들로 산으로 나가 풀을 베어 흙과 섞어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지 않았던가. 우리 아버지는 아침마다 남들이 일어나기 전에 동네 고샅을 다니며 개똥을 망태에 담아 오셨다. 그 개똥을 수박과 참외 구덩이에 밑거름으로 사용하였다. 그때는 철모르고 우리 수박과 참외 맛이 제일이라고 자랑하였는데, 바로 버려지는 똥을 주워 논밭에 넣어 고품질의 생산품을 얻은 것이다. 물론 지금은 똥, 오줌, 퇴비 대신 화학비료로 대신하고 있어 농약성분 잔류뿐만 아니라 토양도 산성화酸性化된 것이다. GAP(우수농산물 인증관리)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농지의 시비분석施肥分析부터 육묘, 이앙, 우렁이 입식, 농약, 비료, 수확, 정미에 이르기까지 수시로 검사를 받아야하며, 농사일기도 써야한다고 한다. 처녀 농사꾼이 잘해낼지 걱정되지만, 북전주농협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안내하는 대로 따라서 해 보려고 한다. 친환경인증을 위해 담당자들이 신신 당부하는 말이 있다. “제발 농사는 절차대로 따라주십시오. 비밀리에 제초제나 농약을 뿌리게 되면 소속한 작목반 모두가 인증을 받지 못합니다.” 라고 하면서 거듭 부탁하였다. 아마도 본인들의 잘못으로 풀이 많이 난다든지 벼의 생육이 좋지 않으니까 몰래 그런 행동을 한 사례가 있었는가 보다. 나는 TV 뉴스를 보다가 사람의 먹을거리를 가지고 얄팍한 상술로 이익을 꾀하려는 사람들이 나오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그 음식을 먹을까? 오늘 교육을 받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나를 포함한 모든 농민들이 조직화된 경영으로 체계를 세워 끌려가는 농사꾼에서 끌고 가는 농사꾼으로 변모해야한다. 또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이 최고의 품질로 인증될 때 농업소득은 증대될 것이라고 말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어떤 연설에서, “그대에게 청소하는 일을 맡긴다면, 미켈란젤로가 그림을 그리듯, 베토벤이 작곡을 하듯, 셰익스피어가 시를 쓰듯 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무의미한 일을 없습니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해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올해부터 이모작 인생을 시작한 나는 새롭게 펼쳐진 논밭에서 내 작은 땀방울이 잘 여물고 맛있는 농산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내 농산품을 먹는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기를 바란다. (20011. 4. 28.) *시비분석 : 토양검사를 통한 비료의 양 분석 *고투입농법 : 생산성 위주의 농사짓기 *FTA : 자유무역협정(국가 대 국가간의 협정) *tpp : 다자간 무역협정(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추진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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