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圓/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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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88회 작성일 11-04-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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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圓)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주간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행촌수필 문학기행에 참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으로 갔다. 올해 입회한 나는 아는 문우도 별로 없어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100명 남짓 되는 회원 중 49명이 참석했으니 참여율이 높은 편이라고들 했다. 목요주간반에서 함께 수강하는 ㅇ장군의 능숙한 사회로 회원들의 자기소개가 있었다. 나름대로의 개성이 뚜렷하였다. 버스는 덕숭산 수덕사를 얼마 남기지 않았는데, 도로 주변의 벚꽃들이 화사한 얼굴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나는 초등학교 선배인 ㄱ형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내가 선배님을 형님이라고 호칭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가 선배님을 처음 뵈었을 때, 내가 선배님이라고 호칭하자 선배라 부르지 말고 '형님'이라고 불러달라고 하셨다. 수덕사 정문을 지나자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아마 행사를 치른 지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금방 세운 부도(浮屠)가 있었다. 부도에는 알 수 없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요즘 한문 서예를 하고 있는 나의 눈길을 끌었다.‘저 글자가 무슨 글자일까?’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알 수가 없었다. 마음 한구석에 ?표를 간직한 채 일본인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경내를 한 바퀴 돌았다. 다른 때와 달리 일본인 해설사의 해설이니 색다른 감정도 있었겠지만 이 날만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 정문을 나와 우측에 새로 복원된 옛날 수덕여관을 둘러보고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오른쪽에 세로로 된 서예작품이 걸려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낙관落款이 조금 전에 해결하지 않은 글씨체 그대로였다. 나는 그 작품을 보면서 ㄱ형님에게, “형님, 글씨를 쓰려거든 남들이 알아보기 쉽게 써야지 몰라보게 쓰는 것도 글씨라고 할 수 있나요?” 라고 하면서 농담을 건네었다. ㄱ형님께서도 나와 동감이신지, “그러게 말이야.” 하시면서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그런데 내 눈이 한곳에 머물고 말았다. 작품 밑에 있는 작품명패에 원담 스님이라고 쓰여 있었다. 행사장 현수막에도 원담 방장스님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글씨와 연결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보물을 찾은 어린이처럼 "형님, 알았어요.” 형님께서는 무슨 말을 하느냐는 표정이었다. "이 글자 말이에요. 동그라미와 같은 글자는 둥글 원圓이고, 다음 자는 담潭인 것 같아요.” "그렇구먼. 글자를 그렇게 써서 헷갈리게 하다니…….” 하시는 것이었다. 둥글 원, 깊을 담 '원담' 스님은 둥글고 깊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자 그걸 법명法名으로 삼은 것 같았다. 한문의 '둥글 원'자를 사학에서의 원으로 사용한 원담 스님의 높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의문을 풀고 나니 머리가 개운하였다. 점심식사 때 반주로 나온 막걸리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도우미 아줌마의 인심도 넉넉하여 반찬도 많이 주니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나 할까? 지난 2008년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덕숭총림 수덕사 전 방장 원담 대선사의 3주기 추모다례 및 부도 제막식이 4월 15일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에서 열렸다. 원담 스님은 방장 직을 수행하면서 수덕사를 한국의 5대 총림叢林 중 하나로 승격시켰다. 또한 불자들과 문인들에게는 항상 자애로운 미소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러주셨던 덕숭산의 천진불이셨고, 쉼 없이 갈고 닦아 깨달음을 얻으라는 가르침을 남기셨다고 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원圓 또는 동그라미는 평면상의 어떤 점에서 거리가 일정한 점들의 집합으로 정의되는 평면도형이다. 한편 직원뿔을 축과 수직으로 자르면 단면이 원이 된다. 따라서 원은 원뿔 곡선의 일종이다. 또한 원과 같이 원뿔 곡선의 일종인, 타원의 두 초점이 일치하게 되면 원이 되면서, 이심율은 0이 된다. 정호승의 스무 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 중‘사랑의 동그라미'라는 시에 얘야 동그라미를 그리려면/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야 소년은 아빠의 말대로 처음 시작했던/ 자리로 돌아가면서 선을 그었다 아, 사랑도 이런 것이구나/ 사랑하던 첫 마음으로 되돌아갈 수 있어야 사랑의 원을 그릴 수 있구나 남녀 간의 사랑을 처음 만날 때로 돌아가라고 노래하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애틋했던 감정은 사라지고, 언제부터인가 네 탓으로 변해가는 모습들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새근새근 잠자고 있는 아기의 얼굴을 보자. 티 없이 맑고 깨끗한 피부, 도톰한 이마, 통통한 볼, 동그랗고 큰 눈, 짧은 코, 탱글탱글한 입술, 둥근 얼굴, 이 얼굴에서 선하고 예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는가? 또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기구들에도 둥글게 된 것들이 많다. 식탁에 놓이는 그릇, 연필의 단면, 떡가래의 단면, 식욕을 돋우는 빵, 여러 가지 과일들이 그렇다. 원의 의미는 원만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 원에는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게 없고 조금도 모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원만하고 영원하다는 것이 원의 의미다. 우리가 사는 세상살이도 모나지 않고 원만하며 서로를 감싸주는 영원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이번 문학기행은 원만하게 진행되었다. 겸손하면서도 철저하게 준비한 집행부의 고심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한국고건축박물관에 축소 전시된 목조건축물, 한구문인인장박물관 등은 조상들의 뛰어난 대목장 기술과 사욕보다는 공익을 우선한 이재인 교수의 둥근 마음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회원들의 인적사항을 뛰어난 기억력으로 재생시켜 진행한 ㅇ장군의 사회능력은 문학기행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 주었다, 또한 후배에게 형님이라고 부르게 한 선배님, 전국적으로 마당발이신 김학 교수님, 그리고 집행부의 진행에 순응하는 참가회원님들의 마음이 둥근 하루였다고 생각된다. 행촌수필문학회 회원 모두가 원의 의미를 되새기며, 붓이 움직일 때 문운이 더 창성해질 것이다. 그럼으로써 회원들의 수준 높은 수필들이 쏟아져 나와 우리나라 수필문단에서 우뚝 설 날이 오리라 믿는다. (2011. 4. 24.) *한국의 5대 총림 : 해인총림(가야산 해인사), 조계총림(조계산 송광사), 덕숭총림(덕숭산 수덕사), 영축총림(영축산 통도사), 고불총림(내장산 백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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