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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수필을 쓴다/김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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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39회 작성일 11-04-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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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권 수필작법> 나는 이렇게 수필을 쓴다 전주안골 ․ 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감상권 수필이 무엇인지 몰랐던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수필쓰기 이론이었다. 그래서 결석을 하지 않고 출석하여 열심히 강의를 들었고, 집에 돌아와서는 그날 배운 내용을 다시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참고가 될 만한 것들을 노트에 적은 다음 컴퓨터에 옮겼다. 아울러 수필작법에 대한 책과 유명한 수필가들의 수필집도 읽었다. 새로운 낱말이나 재미있는 표현들이 나오면 빠뜨리지 않고 메모하고 다시 ‘수필통장’이란 이름으로 컴퓨터에 저장했다. 보는 것, 들은 것, 언뜻 생각나는 것들에서 글감이라고 생각되면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메모를 했다. 모든 사물에 관심을 두고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니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는 것들이 새롭게 보였다. 그것이 수필의 소재가 되었다. 처음 수필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신변에서 글감을 찾기 마련인데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나의 체험적 수필쓰기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제목 달기 나는 제목부터 달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주제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이 다루지 않은 참신한 것을 제목으로 택하려고 노력한다. 의도적으로 생각해 내거나 언뜻 떠오르는 것을 제목으로 정하기도 한다. 한편 책이나 신문, 텔레비전 등을 통해서 제목을 찾기도 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목이 되도록 몇 번이고 수정한다. 둘째, 주제 정하기 제목이 정해지면 그에 따른 주제를 생각해 낸다. 내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생각을 떠올린다. 그걸 메모해 둔다. 글을 써 가면서 수시로 주제를 생각한다. 그래야 중심사상이 흐트러지지 않고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소재 찾기 주제를 잘 살릴 수 있는 네다섯 개의 소재를 찾는다. 무심한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관심을 기울이면 낯익은 것들이󰡐낯설게󰡑보인다. 나는 우선 경험을 떠 올린다. 다음엔 책을 일고 정리해 둔 내용이나 신문을 읽고 이것도 글감이 되겠구나 하고 스크랩해 놓은 것,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 소재를 찾는다. 넷째, 글쓰기 주제를 살릴 수 있는 소재가 정해지면 구상한대로 노트에 초고를 써 본다. 그런 다음 컴퓨터를 사용하여 글을 쓴다. *서두 김학 교수는 <수필, 그 30초 전쟁>이란 글에서 방송의 예를 들면서 수필의 경우도 30초 내에 독자를 사로잡아야하는데 그러려면 산뜻한 표현, 새로운 언어로 독자를 붙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서두는 글의 성패를 좌우하며 글쓴이의 솜씨를 첫눈에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정목일 교수는 말했다. 이 말들은 서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서두를 끄집어내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고심한다. *내용 내용은 주제를 살리기 위해 뼈대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다. 소재를 바탕으로 네다섯 개의 문단을 짠다. 문법에 맞는 글, 맞춤법, 띄어쓰기, 시제에 맞는 글, 쉬운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일상적인 용어보다는 문학적인 용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어찌 보면 수필은 내용을 드러내는 문장력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용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수시로 점검하면서 글을 써나간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란 아이콘을 만들어 그걸 수시로 활용한다. *결미 결미에서는 의미화, 형상화, 일반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문학성을 갖추지 못해 신변잡기의 글이 되고 만다. 나는 주제 속에서 의미화를 끄집어낸다. 주의할 것은 의미화를 할 때 작위적인 냄새가 나면 좋지 않다. 독자가 글을 읽고 난 뒤 자연스럽게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퇴고 초고가 끝나면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유의하면서 읽는다. 한 문장에 중복되는 낱말이 있는가도 살핀다. 앞뒤가 바뀐 문장도 찾아낸다. 문단과 문단의 위치를 바꾸기도 한다. 며칠 뒤에 다시 꺼내 읽어본다. 그러면 고칠 것이 새롭게 눈에 띈다. 마무리가 됐다 싶으면 글을 복사한 뒤 도구창의 ‘원고지쓰기’를 클릭하여 원고지가 나타나면 붙이기를 한다. 그러면 원고지 매수를 알 수 있다. 나는 원고지 13매를 기준으로 삼는다. 13매가 넘으면 원문으로 돌아와 다시 읽으면서 불필요한 문장을 삭제한다. 이런 절차를 거쳐 쓴 나의 졸작을 소개한다. <젊은 부부의 미소>는 예화를 삽입하여 주제를 살리는 기법을 사용했다. 딸아이와 사위 그리고 외손자 3남매와 함께 사주를 보는 집을 찾은 일이 있었는데 그걸 소재로 택했다. 팔자라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노력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주제로 삼은 글이다. 조선시대의 일화를 예화로 들었는데 하나는 성종(成宗)과 사주가 똑 같은 여자 걸인의 이야기다. 성종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땐 그 여인에겐 불행한 일만 있었다는 내용이다. 또 하나는 명종(明宗) 때 이름난 점술가 홍계관이 당대 명 정승 상진대감에게 몇 년 몇 월 며칠에 죽을 것이라고 예언을 했다. 그런데 상진대감은 정해진 날보다 15년이나 더 살았다는 내용이다. 이 자료는 차동엽 신부가 쓴 ⟪무지개 원리⟫에 실려 있는 ‘팔자의 집착이 팔자가 된다.’에서 따온 것이다. 다음은 <어떤 히말라야시타의 호소>를 살펴보자. 이 작품은 의인화 기법을 사용했다. 23년이 넘는 아름드리 히말라야시타가 태풍으로 길바닥에 누워버렸는데 그걸 구청직원이 잘라버렸다. 옆에 서 있던 나무가 그 광경을 보고 나에게 하소연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끌고 갔다. 나무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과 숲의 혜택 등을 소재로 삼았다. 숲의 혜택에 대한 내용은 전에 메모해 두었던 자료를 활용했다. 숲을 잘 관리해 달라는 것이 이 글의 주제다. 숲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자연병원이라고 의미화 했다. 나를 포함해 수필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은 좋은 수필을 쓰고 싶어 한다. 좋은 수필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거기에서 새로운 힌트를 얻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폭이 넓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많이 써보아야 한다. 이른바 구양수가 말한 수필의 삼다설(三多說)이다. 이 삼다설을 실천하면 누구나 좋은 수필을 빚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글이 좋은 수필인가? 한마디로 말해 여운이 남는 글 그리고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글이 좋은 수필일 것이다. 나도 늘 좋은 수필을 쓰고 싶다. (201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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