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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사랑하는 어머니 같은 아내/김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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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21회 작성일 11-04-0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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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사랑하는 어머니 같은 아내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창영 우리 집 베란다에는 크고 작은 화분이 꽤 많다. 1년쯤 된 것, 10년쯤 된 것 외에도 많게는 43년이나 된 소철도 있다. 소철은 우리가 이사할 때마다 가장 우대를 받아온 화분이다. 비록 우리에게 꽃을 선사하지는 못하지만 잎이 얼게 빗 모양으로 사시사철 푸르고, 주변을 정화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1월에 계속 피고 지는 연분홍 겹철쭉은 다소곳한 안방마님 같고, 같은 색 철쭉이라도 키가 훤칠하고 잘 단장한 기생과 같다. 맵시가 곱고 활짝 웃는 향기가 그윽한 홑꽃은 보기 만해도 가슴이 설렌다. 우리 집 정원을 가꾸는 일은 아내의 몫이다. 꽃은 없어도 우리에게 사철 푸름을 안겨주고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관음죽과 인삼 벤자민, 아르키 야자수 등이 있는가 하면, 꽃을 피워 우리 마음을 순화시켜주는 제라늄, 군자란, 카랑코에, 철쭉, 긴기아란, 사랑초, 선인장 등도 있다. 제라늄은 꽃이 탐스럽고 생명력이 강해서 꺾꽂이를 해도 잘 살며 향도 독특하다. 군자란은 우리 집에 온 지 십년이나 되었다. 그런데 한 송이 꽃대에 작은 꽃봉오리가 십여 개나 붙어있어 탐스럽고 열 송이가 함께 올라오니 마치 꽃방석을 방불케 한다. 빨갛게 핀 카랑코에는 꽃은 작지만 한 봉오리에 자잘한 꽃이 무더기로 피어 사랑스럽다. 사랑초는 햇볕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 고개를 들고 하얀 꽃이 활짝 피지만 밤에는 꽃잎을 숙이고 접어버린다. 꽃이 너무 작아서 한 송이를 보면 볼품이 없지만 무더기로 피면 참 사랑스럽다. 일 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다. 이 사랑초는 아내가 언니 집에서 가져 온 지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무관심하여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러다 내가 수필을 공부하면서부터 꽃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꽃의 이름을 알려고 꽃집을 두루 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려고 식물도감에 들어가 보아도 검색할 수 없었다. 문득 이것이 사랑초가 아닌가 싶어 사랑초를 검색했더니 우리 집 화분과 똑같은 사진이 떠올랐다. 어쩌면 이렇게 신통한 일이 있을까? 마치 그리던 연인이 내 품에 안기는 느낌이었다. 춘란은 꽃은 보잘 것 없지만 늘 푸름을 선사한다. 꽃이 섬세하고 잎이 쭉쭉 뻗어서 기상을 드높이고 자랑한다. 수줍은 긴기아란은 양란의 일종으로 꽃잎은 5개가 달렸지만 수줍은 촌색시처럼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꽃술도 잘 보이지 않지만 그윽한 향이 천지를 진동한다. 이 긴기아란이란 꽃은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꽃도 잘 피고 추위에도 강하여 줄기와 잎도 건강하며, 꽃도 오래 가고 향기도 좋다. 그러니 식물 기르기의 초보자도 부담 없이 기를 수 있다. 아내는 화분을 정성껏 잘 가꾼다. 매일 물을 주어야 하는 화분이 있고, 일주일에 한 번, 이 주일에 한 번 물을 주는 걸 잘 구별하여 정성껏 가꾼다. 뿐만 아니라 꽃을 가꾸듯 내 건강도 꼼꼼히 챙겨준다. 아내도 누이 같은 아내, 친구 같은 아내, 여우같은 아내, 찍 소 같은 아내, 원수 같은 아내, 어머니 같은 아내로 나눌 수 있다던가? 늙어가면서 나는 아내가 어머니 같은 아내임을 느낀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아내가 꽃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 역시 어머니 같은 아내를 사랑한다. (20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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