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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칠봉/백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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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52회 작성일 11-03-0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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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칠봉 전주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백인규 후백제의 도읍지이며 조선왕조의 근원지인 전주, 그 전주의 남쪽에 위치한 완산칠봉은 전주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이 산은 예로부터 고을을 보호하는 지맥을 가지고 있다 하여 인위적으로 산의 형체를 훼손하면 큰 재난을 겪는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주봉인 장군봉(185m)을 중심으로 하여 남쪽으로 뻗어내린 두 갈래의 산 줄기를 내칠봉 -장군봉 옥녀봉 무학봉 백운봉 용두봉 탄금봉 매화봉-, 서쪽 방향의 꽃밭정이로 흐르는 산 줄기를 외칠봉-장군봉 검무봉 선인봉 모란봉 금사봉 목단봉 도화봉- 이라 하여 모두 13 봉우리가 있다. 장군봉을 중심으로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삼나무, 낙엽송, 산벗나무, 소나무, 리기다 등 수령이 100여년에 이르며 장군봉의 정상 팔각정에 오르면 저 멀리 그림처럼 펼쳐지는 전주 시가지와 건지산, 모악산을 바라 볼 수 있다. 이 산은 우리집에서는 바로 코 앞이다. 입춘과 우수를 지나면서 텔레비전에서 떠들던 100년 만의 추위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멀리 물러 가고 따스한 봄 햇살이 대지를 녹인다.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봄으로 접어 들고 있다. 이 화창한 날에 집안에서만 보낼 수가 없었다. 외칠봉 산능선 등산로를 따라 뚜벅뚜벅, 사부작 사부작 산에 올랐다. 이 산은 급할 것이 없다. 맑고 향기로운 바람이 머리부터 폐부를 거쳐 발끝까지 이르러 몸을 가볍고 상쾌하게 해주었다. 긴 겨울 동안 찌든 때를 맑은 공기로 정화한다. 심호흡을 하니, 나무가 내뿜는 산소와 나의 에너지가 만나 몸의 피를 깨끗하게 해주어 온몸을 순환하고 정화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마음은 순화되고 모든 얽매임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된다. 무념무상 무장무애가 이런 마음의 상태련가? 숲이 주는 정서가 시인이 되게 하는가 보다. "삶에 길을 묻다", "숲으로 가는길" , "무궁화", " 혼자앉아" 란 시가 입간판으로 세워져 있다. 산은 모든 생명체를 품는다. 보이지않는 미물로부터 작은새, 다양한 수종에 이르기까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자연생태계를 이룬다. 인간은 세계화시대에 무한경쟁으로 내몰려 쪽방촌 노숙자 등으로 전락시키기도하지만, 산은 아름다운 사회다. 크고 작은 나무가 서로 어울려 공생공영한다. 참 아름답다, 주 님의 세계는. 아빠가 용돈을 주는 27만여 명이 '자발적 백수'인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석, 박사학위를 따고도 구직을 포기하고 있는데 그 변명은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한다. 나무나 사람이나 굶주림과 갈증이 있어야 한다. 음지에서 자란 나무는 햇빛에 굶주리고 추위에 시달려 하늘을 갈구하며 솟아 올라 곧고 바르고 듬직한 모습으로 자란다. 그래서 나무의 높이도 가슴둘레도 커져서 훌륭하게 자라지만 양지쪽의 나무는 햇빛과 양분이 풍부하여 따뜻하지만 게을러져서 굽고 휘어져 가지만 무성하게 자라 쓸모가 없다. 나무나 사람이나 굶주림과 갈구(渴求)가 있어야 한다. 어느덧 장군봉에 닿으니 그림같은 능선과 시내가 보인다. 장군봉은 1894년 고종 31년 동학농민군 녹두장군 전봉준이 고부군수 조병갑의 부패와 학정에 못이겨 동학농민군을 이끌고 부안 백산에서 보국안민 제폭구민의 깃발 아래 들고 일어나 정읍 황토현 장성 황룡촌에서 관군과 싸워 크게 이기고 1894년 4월 27일 동학농민군이 전주성에 입성했다가 5월 8일 철수할 때까지 이곳 완산 일대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의 그 함성과 의기를 이 나무와 산은 보고 들었을 것이다. 이 장군봉은 그 때의 녹두장군과 동학농민군들을 기억하리라. 동학농민혁명은 청나라의 진격으로 자진 해산하였으나 일본군이 청일전쟁에서 이기고 나라를 위태롭게하여 완주군 삼례에서 다시 일어나 충남 공주까지 진격하였으나 공주에서 일본군에게 패퇴하여 남쪽으로 밀려 전원 전사하였다고 한다. 비록 초야에 버려진 백성이라 할지라도 국가의 위태로움을 그대로 좌시할 수 없다는 사명감에서 분연히 일어난 것으로서 우리나라에 민주주의와 자유, 정의의 씨를 뿌렸다. 조상님의 유전자가 우리의 몸속에 연면히 흘러 4.19, 부마항쟁, 5.18, 6.3 등 민주화를 위한 투쟁으로 이어졌다. 아랍세계의 자스민혁명,-튀니지 국화가 자스민이라던가- 2011년1월 과일행상을 하는 한 청년의 분신자살로 촉발된 튀니지 백성들의 혁명이 독재자를 몰아내고 이집트의 무바라크를 거쳐 리비아 카다피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도 떨고 있다. 이 세상에서 부정과 부패가 심한 독재와 독선이 완전히 사라질 날도 머지 않았으리라. 상념에 빠져 뚜벅뚜벅 사부작 사부작 걷다보니 어느덧 완산산을 한 바퀴 돌았다. 그래서 이 산은 그리 바쁠 것이 없는 산이다.산길을 내려 오면서 도종환 시인의 시를 읊어 본다. 나는 지금 숲에 있습니다. 당신의 상처난 마음을 골짜기 물로 닦아주고 나뭇잎의 숨결로 말려 주고 싶습니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숲에서 오늘도 그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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