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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돌아오다/고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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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84회 작성일 11-02-1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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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돌아오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고영길 “잘 길러보겠다고 가져온 토끼가 모두 사라졌다. 내년이 신묘년 토끼해인데 토끼가 모두 없어졌으니 아쉽기 짝이 없었다. 새끼도 죽지 않고 잘 길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제발 토끼들이 멀리 가지 않고 다시 나타났으면 좋겠다. 텅 빈 토끼집을 보면 한없이 마음이 아프다.” 학교에서 가져온 토끼 두 마리를 몇 달동안 잘 길렀다. 그런데 낳았던 새끼도 모두 죽고 아비어미토끼마저 모두 집을 나가버려서 마음이 아파 썼던 ‘토끼의 운명’이라는 수필의 끝 부분이다. 그 뒤 이삼일에 한 번씩 펜션에 가도 토끼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영영 사라졌는가보다 하면서도 어딘가 살아있기를 바랐다. 이번 겨울은 눈도 많이 오고 삼한사온도 없이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어 쌓인 눈도 녹질 않는다. 펜션에도 차가 못 들어가 큰 길에 차를 세워두고 장화를 신고 걸어 들어가야 한다. 눈이 많이 내려서 그 근처에 사는 동생에게 개 호순이와 호진이의 밥을 부탁하고 며칠 가지 못했다. 새해 들어 개가 보고 싶고 밥도 줄 겸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럽게 운전하면서 갔다. 펜션에 갈 때에는 300여 미터 전에서 집이 보이는데 집이 보이면 클락션을 울린다. 그러면 개는 알아보고 좋아서 날뛰기 시작한다. 말도 못하지만 주인을 그렇게 좋아하니 사람들이 애완견을 기르는 모양이다. 사람은 아무리 반가워도 그처럼 날뛰면서 좋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몇 달 만에 한 번씩 보는 손자도 만나면 품에 안기며 반가워한다. 개는 그보다 더 날뛰면서 반가워하여 마음을 끌리게 한다. 가까이 가면 어찌나 엉겨 붙는지 모른다. 힘도 세어 줄에 발이 감기면 넘어질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두 마리를 한꺼번에 쓰다듬어 줄 수 없어 한 마리씩 쓰다듬어 주면 한 마리는 컹컹 짓고 난리다. 두 마리 모두 한 번씩 쓰다듬어 주고 줄을 풀러준다. 춥지도 않은지 눈 위로 두 놈이 장난을 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법석이다. 며칠 동안 저질로 놓은 뒤처리를 하고 먹이를 주려고 사료 통을 보면서 토끼집을 보았다. 이상했다. 보이지 않던 토끼가 한 마리 집에 있는 게 아닌가? 가까이 가보니 나갔던 토끼 한 마리가 토끼집에 들어가 있었다. 혹시나 해서 토끼집에 먹이를 넣어놓고 문을 열어 놓았는데 들어와 있으니 얼마나 반가운지∙∙∙∙∙∙. 그렇지 않아도 올해가 토끼해인데 토끼가 모두 없어져 마음이 무척 아팠었다. 나갔던 토끼가 들어왔으니 행운이 찾아온 느낌이었다. 올해엔 무언가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했다. 나가서 어떻게 살았을까? 집에서 기르던 토끼라 주는 먹이를 먹고 살다가 나가서는 먹이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는데 다행이 주변에는 아직 먹을 것이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 같았다. 더러는 산 짐승들이 먹을 것이 없으면 마을까지 내려와 닭을 잡아먹곤 했는데 다행히 그런 짐승은 만나지 않았는가 보다. 문을 열어 놓았는데 토끼가 들어가 있고 문까지 닫혀 있으니 누가 토끼를 잡아서 넣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궁금했다. 들어온 토끼가 어찌나 반갑고 고마운지 물도 따뜻하게 데워서 먹이와 함께 주었다. 마침 동생이 내가 온 줄 모르고 먹이를 주러 왔다. 엊그제 왔더니 눈 위에 토끼 발자국이 있어 발자국을 따라가 몇 번이나 숨바꼭질을 하고 붙잡았다고 한다. 눈 때문에 토끼를 한 마리라도 찾게 되어 눈이 고맙기도 했다. 혹시 한 마리도 주변에 있는지 사방을 살펴보았으나 흔적이 없었다. 행운을 안고 돌아왔으니 이름도 토순이라 불러주고 잘 길러야겠다. 호순이 호진이보다 토순이에게 더 마음이 끌린다. (20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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