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바이러스와의 투쟁/조윤수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바이러스와의 투쟁/조윤수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83회 작성일 11-01-29 17:42

본문

바이러스와의 투쟁 -소 읽고 외양간 고치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 야간반 조윤수 할아버지는 날마다 뒷동산에 올라가셔서 눈물을 짓는다. 몸소 기르던 25마리의 소들의 무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저 한숨만 지을 뿐, 다시 소를 기를 생각조차 할 수가 없다. 이것은 이 할아버지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경북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소와 돼지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우리의 하늘과 땅은 그들의 꿈틀거림으로 흔들리고 있다. 방역요건들은 신경안정제와 안락사 약물이 든 주사기로 소와 돼지를 죽인 뒤 비닐봉지에 싸서 파묻는다. 사흘 동안 주사를 놓은 어느 여성 방역요원은 아무래도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울면서 토했다. 어느 부부는 기르던 소 100여 마리가 죽는 것을 지켜보며 “보상금을 받는다 해도 다시 송아지를 기를 염치가 없다.” 소의 눈망울에서 ‘소리 없는 비명’이 날카롭게 튀어나와 가슴을 후빈다고 했다. 나는 소와 가까이 생활한 적이 없지만 소의 커다란 눈이 무언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래서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 할아버지는 일생을 함께 동고동락한 소의 눈망울에서 모든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소가 마지막 생명을 거두기 전에 흘렸던 눈물에는 소의 일생의 의미가 다 담겨 있었다. 구제역(口蹄疫)이란 말을 한자로 표시하지 않았을 때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발굽이 2개인 소와 돼지 등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 뒤 치사율 5에서 55퍼센트에 달하는 가축의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구제역(Foot-and-Mouth Disease)한파. 말 그대로 바이러스 바람이다. 질병에 걸린 동물의 수포액, 침, 유즙, 정액, 분변 등과의 접촉이나 감염 동물로 전파가 된다. 발생농장의 구제역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인근 농장으로 이동될 수 있다. 농장을 출입하는 사람, 차량 등에 바이러스가 묻어서 다른 농장으로 전이된다. 경기도 이천시 2개 지역 매몰처리방과 발생농장 반경 500m, 1km 지점에서 공기를 포집하여 검사해 보았으나 구제역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발생 초기에 방역을 철저히 했다면 충분이 방지할 수 있었지 싶다. 그러나 우리의 방역 시스템은 발생 26일나 지나서야 가동되었으니 ‘소 읽고 외양간 고치기’나 다름없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금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웃음과 행복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 것의 전파는 늦고 나쁜 바이러스의 전파는 왜 이렇게 빠른가. 사람이 너무 이기적이고 자신의 편의대로 행동하는데 큰 이유가 있다. 전염 경로를 차단하는 데 소홀하였고 방역 체계도 늦었다. 안전불감증은 당국이나 축산인이나 우리 모두 안이하였다. 축산 농가의 경우 구제역이 발생한 국가를 여행하고 돌아 올 경우 반드시 공항에서 검역 소독을 받게 돼 있다. 그런데 일부 축산농가가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데다 함께 들어온 가족은 소독 의무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단다. 축산인 해외여행자들의 65퍼센트가 구제역이 발생한 국가를 여행하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찾은 곳은 주로 동남아 지역으로 현재 전 세계 구제역 발생지의 절반 가까이 몰려 있는 곳이란다. 때문에 현지 축산농가를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바이러스 오염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많은 축산 관계자들이 이 지역을 찾고 있다고 한다. 구제역이 창궐할 때는 자발적으로 귀국시 신고하고 검역에 적극 협조해달라는 당국의 부탁도 있었다. 축산 종사자들의 안전불감증과 한 발씩 늦은 방역대책이 맞물리면서 구제역으로 매몰되는 가축의 수는 최악의 수준인 300만 마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기도 어려운 바이러스! 그들의 세계를 알기에는 인간은 너무도 무딘지도 모른다. 과학적 결과물이 아무리 뛰어나고 많이 알고 있다고 해도 개인차이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는 교묘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에도 바이러스가 스며들지 모른다. 위기가 호기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인간은 또 한 번 진화해야 할 위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자연사박물관에 가면 여러 종류의 장비(長鼻)류의 동물 화석을 볼 수 있다. 거대한 공룡들과 매머드. 수세기 전에 이 땅을 풍미했던 장비 류의 동물화석을 통하여 학자들은 이 지구의 변화를 연구한다. 어찌하여 그런 생명들이 사라졌는가. 화석을 통하여 추정된 가설만 있을 뿐 정확히는 아무도 모른다. 거대한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여 그 충격 때문에 지구의 기온이 급격하게 변했다는 이유. 약 6,500만 년 전, 조그마한 포유류가 크게 번성하면서 공룡알을 마구 훔쳐 먹어 공룡이 사라졌다는 가설. 공룡한테 아주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독을 지닌 새로운 식물이 지구상에 나타나면서 공룡이 서서히 사라졌을 것이라는 추측인 식물의 변화설. 이밖에도 해성 폭발설, 대화재설, 전염병설, 심지어는 공룡이 어떤 이유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사라졌을 것이라는 설까지 있다. 장비류의 마지막 동물, 코끼리도 멸종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인간은 지구의 변화가 심할 때마다 진화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지구의 기온난화에 따른 재앙들은 인간에게 기회일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국지적인 호우와 태풍. 올 겨울 우리나라도 폭설이 잦고 전통적인 삼한사온도 없이 1월 내내 한파몰이였다. 거기에 구제역한파까지 함께 몰아닥쳤다. 말만 많은 전문가들은 구제역 파동이 ‘인재’라고 한다. 인간으로 해서 불러들인 재앙이라면 인간은 자신들이 만든 함정에 주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본래 소는 인간의 동반자였다. 문명이 발달하여 그들의 역할이 달라졌을 뿐이다. 소들은 언제부터인가 멍에 대신 황금의 가면을 쓰게 되었다. 금송아지를 기르다보니 모두 소의 안심, 등심, 족발, 모든 뼈까지 황금조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소들은 커다란 눈망울에 많은 말을 담고 아무 소리가 없다. 얼마 전 이웃 소 농장에 갔었는데 몇 십 마리였는지는 몰라도 소 먹이를 주는 사람을 고용하여 아침저녁으로 사료를 주고 있었다. 모두가 다 슬픈 눈빛에 처량하게 보였다. 황금으로 둔갑한 소들은 어떤 말을 눈에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황금조각인 소고기를 특별한 날이 아니면 나는 많이 먹을 수도 없다. 소화가 잘 되도록 조심스럽게 먹어야 한다. 소들도 이 땅에서 사라져서 화석으로 남을 것인가? 그런 뒤 인간에게는 무엇이 올 것인가. 우리나라는 구제역 백신을 생산할 능력도 없다니,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 동물학자 탬플은 “나 자신을 소의 입장에 놓는다는 것은, 소가죽을 쓴 사람이 아니라 정말 그 소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화벨이 울리면 소의 심장 박동이 분당 50-70번 뛴다는 것을 알았다. 어릴 때 자폐아로 성장한 그도 똑 같은 반응을 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의 도축은 인도(仁道)적이어야 한다. 동물이 죽는 곳은 신성한 장소가 돼야 한다고 했다. 오래전에 일본의 야마기시마을 소 농장에서 만난 소가 나에게는 유일하게 추억할 수 있는 행복한 소였다. 소를 기르는 할아버지의 행동이 긴 여운을 남겼다. 소의 엉덩이를 툭툭 치면서 “가서 고기가 되어 우리에게 오너라.” 미국의 동물학자 말대로 그 마을의 소는 도축할 때 아무 스트레스가 없이 편안하게 도축된다. 마을의 소는 사람들과 같이 신성하다. 그렇게 눈망울이 편안할 수가 없었다. 톱밥 같은 재료가 쌓인 프리스톨이란 침대에서 생활하는 소의 방은 정갈했다. 밑에 있는 소의 분뇨는 그대로 순환되어 채소를 통하여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었다. 돼지와 닭도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그 마을에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투할 여지가 없지 않을까? 자타(自他)일체(一體) 사상인 보편적인 전인애(全人愛)를 구현하는 실현지이기 때문이다. 사람과 동물과 식물이 모두 한 마을에서 한 통으로 자연의 순환에 맞추어 살아가는 마을이 많아지면 구제역이란 바이러스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