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의 아름다움/김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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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림의 아름다움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김길남
생전 처음으로 북소리에 매료되었다. 두드림으로 희망을 만들어가는 타악 퍼포먼스 타울림의 공연을 참관하며 그 소리에 정신을 잃을 뻔했다. 그렇게 웅장하고 울림이 큰 소리는 처음 듣는 것 같았다. 6명이 흥에 겨워 두드리는 소리는 하늘에서 울리는 천둥소리였다. 뱃가죽이 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연말을 맞아 한 해를 보내는 축제로 마련된 타악 페스티벌을 관람하였다. 그렇게 춥던 날씨도 갑자기 따뜻해져 온화한 느낌이 드는 날이었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하늘이 베푸는 은혜였다. 날씨처럼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몇 백 명이 들어가야 할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이 꽉 찼다. 빈자리가 없어 나중에 온 사람들은 돌아갔다고 한다.
시작 시간이 되자 갑자기 북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에서 들리나 두리번거리니 고수들이 무대 밑에서 솟아 올라왔다. 점점 커지는 두드림 소리가 가슴을 울렸다. 떨림이 전해와 가슴을 뒤흔드는 느낌이었다. 천상에서 울려오는 소리였다. 빠르고 세게 두들기는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고수들의 몸짓이 어찌도 날렵한지 물 찬 제비 같았다. 힘껏 솟아올랐다가 내려오며 치기도 하고 물결처럼 잔잔한 몸짓으로 울리기도 했다. 점점 커져 진군하는 군대의 북소리 같기도 하고, 빠르게 달려가는 군마의 발굽소리 같기도 했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 동작이 하나같았다. 많은 박수를 받았다.
물체는 두들기면 소리가 난다. 아름다운 소리가 나기도 하지만 듣기 싫은 소리도 난다.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느낌이 좋다. 리듬과 가락, 화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소리가 된다. 그걸 음악이라 하는데 나라에 따라 그 흐름이 다르다. 우리나라도 민족의 정서에 알맞은 전통음악이 있다. 나는 전통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이 있으면 자주 찾아간다. 농촌에 살 때부터 풍물을 좋아하여 굿치는 곳을 따라다녔다. 정식으로 배우기는 15년 전부터인데 지금도 풍물에 심취해서 배우고 있다. 좌도농악을 배우고, 남원 굿도 익혔으며, 요즘엔 우도 굿을 배우고 있다. 같이 어우러지면 즐거우니 나이를 따지지 않고 찾아 간다. 풍물소리가 들리면 어깨춤이 절로 추어진다. 가락에 맞춰 들먹거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소고춤이 있었다. 아름다운 한복으로 단장한 무희들이 풍물가락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간드러진 모습에 어깨춤이 절로 났다. 하늘로 치솟았다 사르르 가라앉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다가 빙그르르 돌기도 했다. 가벼운 발짓으로 나풀나풀 날다가 사뿐사뿐 뛰기도 하니 그 맵시가 날렵하기도 했다. 나도 그 속에 들어가 거들먹거리고 싶었다. 우리의 전통춤이 사라지지 않고 이어오는 것은 이런 고전무용단이 있어 계속하기 때문이다. 고마운 일이다. 전통을 근간으로 하여 현대를 어우르는 다양한 창작무용을 개발하여 춤의 예술을 승화시켜 나간다니 반갑다.
물을 이용한 북춤을 추었다. 두들기는 것이 아니라 춤이었다. 북을 치는 몸짓이 무용이다. 어떤 장치를 했는지 북에서 물이 나와 치는 대로 솟구쳐 올랐다. 가만히 치면 조금 올라오고 세게 치면 높이 솟아올라 흥취를 돋우었다. 치는 대로 높낮이가 달라 물도 춤을 추었다. 한시도 쉴 새 없이 두들기는 북채에 따라 물이 춤을 추고 무용수가 나부꼈다. 이승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 황홀경에 빠질 뻔했다. 이런 구경을 시켜준 풍물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국악을 즐기며 사는 분이라 달랐다. 고전무용을 하고 풍물을 전공하여 더 있으면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을지도 모른다. 손수 공연을 하면서 우리를 초대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고전음악을 멀리한다. 방송을 보다가 국악이 나오면 돌려버린다고 한다. 인기가 없어 방송 프로그램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학교에서도 우리의 전통음악은 멀리하고 서양음악을 주로 가르친다. 전통음악을 전공한 선생님도 귀하다. 우리 것을 모르고 어찌 남의 음악을 찬양할 수 있을까. 우리 것부터 익혀서 즐긴 뒤에 남의 음악으로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아름답고 웅장한 북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2010. 12.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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