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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받을 분(2)/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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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11회 작성일 10-11-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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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받을 분 (2) 전주안골노인 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이 신 구 오 형! 세월이 변하고 강산도 변했으며, 우리의 자리도 변하고 보니, 남겨두었던 막걸리 안주거리도 많이 변했네 그려. 그때는 학교사회 풍토와 학교장의 경영철학도 많이 변했다면서, 막걸리를 취하도록 마셨었지. 그래도 막걸리 안주는 학교경영 스타일에 맞춰 열변을 토했던 거 생각나는가? 1987년 임실 W초등학교에 근무할 때는 교장 선생님이 판공비를 교직원친목회에 전액 내 놓고, 직원 및 학부모 애경사, 회식비에 보태라고 하셨지. 선생님들이 출장이나 병가, 강습을 갈 때는 담임을 자원하셨고 공문도 어지간한 것은 손수 다 처리하셨지. 물론 학급도, 선생님 수도 적고 교감도 학급 담임을 할 때였으며, 일반직은 한 명도 없을 때였지만 말이야. 1992년도 진안 S 초등학교는 문제가 많다고 소문 난 소인수학급운영시범학교였지. 학생수는 59명에 4학급, 그러나 농촌 벽지학교가 거의 같은 문제였듯, 학생수가 적어 개별지도하기 좋을 것 같아도 거의가 학습 부진아요, 학습리더를 길러놓으면 언제인가는 도시로 떠나고 또 결손아동이 전입되어 왔지. 특히 복식학급지도는 매우 힘든데, 교사들은 당시 전교조 투쟁교사 아니면, 초임교사 가 배치되어 학교 분위기뿐만 아니라 시범학교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수군대던 학교가 아니던가. 그런데 그 학교는 한 달에 2번씩 복식수업 시범공개 및 참관이 있었는데, 수업은 교장이 하고 참관은 교사들이 했다더군. 복식학급인 1․2학년과 3․4학년의 지도안을 복식수업 안으로 손수 작성하여 직접 수업을 전개한 뒤 선생님들의 평가를 받는 협의회를 가졌지. 그리고는 순차적으로 선생님들이 수업을 전개하도록 했는데 한쪽에서는 삐쭉거리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웃기는 고장난 교장’이라고 소문이 났더라고. 그 정도면 봐 줄 수도 있었는데 학구내에 풍부한 자연환경을 주제로 동식물과 생태관찰을 주제로, 전교생 1인 1관찰, 실험주제와 목록을 학년과 개인수준에 맞게 선정하도록 하여, 주 1회씩 1:1개인지도를 하고, 그 결과로 공개전시회를 가졌지. 결과물인 실험관찰록을 모아 소책자로 발간하여 전교생에게 나누어주었으니 선생님들이 얼마나 빈정댔겠어? 어느 선생님은 ‘혼자 장단치고 굿 다해서 우릴 허수아비로 만든다’더니 지쳤는지 입을 다물었다고 하더군. 특히 인근 학교장들은 ‘쓸데없는 짓으로 남의 입장만 곤란하게 한다’고 힐책했으나, 입소문이 나 진안, 장수, 전주, 남원, 정읍의 몇몇 학교의 요청이 있어 자료를 나누어 주었고, 전주시내 중심학교였던 G초등학교에서는 그 사례에 대한 특강요청이 있어서 출강한 바도 있었다는 군. 오 형 ! 오 형은, 누가 보면 아주 모범교장이요, 풍부한 경험을 살려 솔선하는 모습으로 보였겠지만, 한편 경영자의 틀을 벗어나 제 재주만 뽐낸 꼴이라면서, 차라리 교사연수를 통하여 교사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탈무드’를 거론하면서, 너무 조급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하는 이견을 제시하면서 A/S 할 고장난 교장이라고 했었지. 글쎄 누가 잘했는가는 후학들의 술안주가 되겠지. 오 형 ! 참 우연이라고 할까? 우리는 교직을 마무리할 즈음 25년 전 그 자리는 아니지만, 그 이웃에서 또 만났지. 이 글이 오 형의 손에 들어간다면 읽으면서 그때 그 시절과 나를 기억하면서 새로운 감회에 젖으리라 생각하네. 2000년대 들어서 시절이 하수상하니 전주시 N 교장은 그때 그 ‘왕’이 아니라 이젠 시종무관(?) 수비대장(?) 정도의 직무로 바뀌었다더군. 교직원 출근부도 없어지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자율 출퇴근이요, 수업에 지장을 없애기 위해 집단회의는 가급적 줄이고, 선생님께 전달, 협의할 말이 있으면 부장교실이나 담당자교실을 찾아다녔고, 중요한 의사결정사항을 사전협의 조율하려면 방과 후 해당 선생님과 술이나 식사를 같이 하면서 취지를 알리고 적극 협조를 부탁해야하는 세상이 되었다네. 결재 받을 것은 중요사안이 아니면 교무실에 놓고 가면, 교감선생님이 모아서 가져와 읽어보고 결재하거나, 첨삭해서 다시 보냈고, 거의 수업이 끝난 뒤 결재를 받도록 하는 방법, 그 방법이 과연 민주적이랄 수 있을까? 오 형! 허기야 그렇다고 W, S, N초등학교 교장을 표창했다는 소리를 들어봤는가? 표창과 영전은 거드름을 피우고 큰소리를 치던 교장들이 다 쓸어갔었지. 오형이나 나나 이젠 같은 처지요, 얼마 아니면 물려 줄 자리인데 마음 편하게 각자의 뜻이나 펴면서, 이젠 논쟁을 접어두세, 후세의 안주감을 만들어 주어야 할 테니까 말이야. 어떤 분은 ‘야! 정말 멋진 교장이네’ 하겠고, 어떤 분은 ‘그따위 교장을 하려면 무엇 때문에 교장을 해? 위계질서만 흔들어놓고 그저 좋다는 평이나 들으려는 얄팍한 심보를 지닌 교장'이라며 A/S 할 고장 난 교장이라고 또 논쟁을 하겠지. 내 생각에는 객관적으로 볼 때 교장이 교장으로서의 빈틈없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존경받겠지만, 맡은 바 책무를 처리하면서 보다 융통성과 상황을 고려하고 조금은 엉성한 듯, 조금은 고장 난 것 같은 인간관계 형 교장이 좋겠네. 나도 그러한 고장 난 교장이 되려고 애는 썼건만 자신은 모르는 일이지. 요즘 교장은 ‘고장 난 교장’ 소리를 들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하네만, 어떤 면에서 고장 난 교장인가는 생각 여하에 따라 다르겠지. 교장은 내적으로는 교육자적 인격과 태도, 그리고 신뢰성과 비젼(Vision)을 지닌 분이어야 하며, 과업지향 형과 인간관계지향 형이 조화를 이루는 지도성이 바람직하다고 했는데……. 아침 햇살에 반짝이던 금화가, 오후에 보니 쓸어야 할 쓰레기가 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들 삶도 A/S형 교장이었다는 후문이나, 낙엽과 같은 삶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네. 건강히 잘 있게. (201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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