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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복전도사의 죽음/한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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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821회 작성일 10-10-2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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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복전도사의 죽음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한일신 3년 전쯤 일이다. 전주시 열린시민포럼에서 최윤희 씨의 특강이 있다고 하여 참석한 일이 있었다. 유명세를 타서인지 빈자리가 없어서 2층 계단에 종이를 깔고 앉았었다. 그분은 어찌나 넘치는 열정과 유머로 강의를 하던지 시종일관 장내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런 그분이 남편과 동반자살을 했다니 믿기지 않았다. 최 씨는 그날 특이하게 컷팅한 단발머리, 독특한 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내 행복은 내가 만든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었다. 그는 남편의 부도로 길거리로 쫓겨날 위기에서 '자살'도 생각했으나 '살자'로 생각을 바꿔 38세에 어느 기업체에 입사했다고 했다. 늦은 나이에 입사하자 왕따를 당하기도 했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겨냈으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행복한 인생도 되고 반대도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웃고 살면 인생 대박, 징징 짜면 인생 쪽박”이라며 인생은 리어설도 없고 NG도 낼 수 없는 실연인 만큼 기왕이면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라고 했다. 원고도 없이 청산유수처럼 쏟아내던 그분의 한마디 한마디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그분은 6개 방송프로그램과 청와대, 기업체, 공무원, 대학원, 시민을 대상으로 전 방위 강의활동을 했다고 한다. 특히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비서실 세미나에서는 외부강사를 절대 초청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처음’ 초청되어 강의를 했으며, 삼성그룹에서도 1, 300명의 외부강사 중 ‘명강사 1위’로 선정되었다니 그의 명성이 알만하다. 저서로는 <딸들아,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라>, <최윤희의 웃음 비타민> 등 25권이나 된다니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토록 고통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분이 정작 자신의 행복은 찾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자기가 가진 모든 희망과 행복을 만인에게 나누어 주고 자기가 가질 수 있는 행복은 없었던 것일까? 700가지 고통 속에서 생을 더 연장하고 싶지 않다던 그 고통을 본인이 아니고서야 어찌 알까? 하지만 고통까지도 보듬어 안아야 하지 않았을까. 때로는 살아 내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남편의 순애보적인 동반 죽음이다. 나도 한때는 죽음을 원했던 때가 있었다. 가난이 싫고 집안일에 찌들어 사는 게 싫어 속을 끓였더니 급기야는 위장병과 불면증으로 몹시 시달렸다. 이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나쁜 마음도 생겼지만, 막상 죽음 앞에 서는 순간 무섭고 두려웠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그날 이후 세상에 죽을 용기가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자 내면에서 '삶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일어났다. 그때 멀리 떨어진 교회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100일을 작정하고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오직 하나님께 살고 싶으니 건강을 달라고 애원하며 매달렸다. 신의 가호가 있었던 것일까? 차차 건강이 호전되어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시작하여 살고 있으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헝클어진 마음을 정리하고 마음속으로 무언가 간절히 원하고 원하면 언젠가는 꼭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생겼다. 방송, 저서, 강연 등 전 방위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며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설파했던 행복전도사. 그토록 유쾌하고 사람들의 아픔을 언어라는 마술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하여 슬픔도 극복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던 그분. 그러나 자신의 고통은 끝내 넘어서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으니……. 행복이란 뭘까. 우리말에 ‘죽사발이 웃음이요, 밥사발이 눈물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행복한 척하면서도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행복전도사로 존경받던 그분도 자신의 불행은 타인에게 말하지 못하고 자기가 만든 굴레에 스스로 갇혀 더 힘들게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그토록 완벽한 모습으로 살기보다는 때로 실수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화도 내고, 울기도 하며 자신의 내면에서 요구하는 자신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자유로움 속에서 살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영국의 사회학자 스펜서는 “인간은 삶이 두려워 사회를 만들고 죽음이 두려워 종교를 만들었다.”라고 했다. 인간은 정녕 나약한 존재인가. 행복전도사를 하늘나라로 보내면서 우리는 죽음보다 절박한 통증을 의학적으로 잘 관리하고 사회적 지지와 종교적인 어루만짐으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 바란다. 나는 이승의 삶을 마감하고 떠나는 날, 사랑하는 이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했으면 좋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음 생에서는 진실로 행복하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20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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