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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김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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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12회 작성일 10-01-0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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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야간반 김길남 “옛날”을 사람들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라 한다. “호랑이와 곶감” “호랑이가 물어간 처녀” “시묘 살이 같이한 호랑이” 등 호랑이에 얽힌 옛날이야기가 많은 것을 보면 호랑이는 우리의 삶 가까이에 있었던 모양이다. 전국의 지명을 보아도 호랑이와 관련된 곳이 389개나 된다고 한다. 마을 이름이 제일 많아 284개나 되고, 산이나 고개 이름들에도 사용되었다. 그 무서운 호랑이가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니 의아한 일이다. 우리 역사에 호랑이가 등장한 것은 단군신화다. 고려시대에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나온다. 우리 민족이 곰의 자손이 아니라 호랑이의 자손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반구대의 암각화에도 그려져 있다. 청동기 때부터 우리 조상들은 호랑이와 관계가 깊었고, 호랑이를 신성시 했던 모양이다. 그랬기에 산 고개에는 호랑이를 모신 산신당이 자리 잡고 있다. 내가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 보니 경상도 쪽의 산 고개에는 어느 곳이나 산신당이 있었다. 경상북도 영주시 단산면의 고치령에 오르니 산신당에서 무당 둘이 제를 지내고 있었다. 떡과 과일을 얻어먹고 산에 오른 기억이 난다. 절의 뒤쪽에도 산신각이나 칠성각을 세워 호랑이를 모셨다. 그 안을 들여다 보면 호랑이 그림이 있거나 백발노인이 상서롭게 자리 잡고 있었다. 왜 호랑이를 그렇게 신성시 했을까. 우리 조상들은 오랜 옛날부터 “호랑이는 악귀를 쫓아낸다.”는 벽사(辟邪)의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용을, 인도는 코끼리를, 이집트는 사자를 신성시 하듯이 호랑이를 받들어 사악한 귀신을 쫓으려 했다. 그러기에 호랑이와 사람사이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우리 조상도 호랑이와 관련된 묘에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15대조인 김극일 할아버지께서 아버님 묘에서 시묘 살이를 할 때, 항상 호랑이가 와서 지켰다고 한다. 효자가 시묘 살이를 하니 늑대나 여우같은 잡 짐승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일 게다. 먹을 것도 던져주면 받아먹고 움직이면 계속 따라다녔다 한다. 시묘 살이를 마치고 하산하려 하니 옷자락을 물고 가 발로 긁어 표시를 해주기에 보니 거기가 명당자리였단다. 그 뒤에 돌아가셔서 그 곳에 묘를 썼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른바 호점혈(虎點穴)이다. 호점혈 덕인지 그 뒤 자손들이 번창하고 삼현이 출현하였다.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 목조 이안사의 호랑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한다. 전주 한벽당 옆의 호운석에 관한 이야기다. 이안사는 어려서 병정놀이를 잘 했다. 하루는 친구들과 병정놀이를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비를 피하려고 옆의 굴속으로 들어갔다. 그때 밖에 호랑이가 나타나 금방 잡아먹으려는 듯했다. 모두 벌벌 떨고 있을 때 이안사가 제안을 했다. 호랑이는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잡아먹지 않으니 옷을 던져서 호랑이가 물면 그 사람이 나가서 나머지를 살리자고 했다. 셋이 옷을 던지자 이안사의 옷을 물었다. 별수 없이 이안사가 나가니 갑자기 벼락 소리가 나며 굴이 무너져버렸다. 호랑이는 간데없고 뒤를 돌아보니 그 속에 남아 있던 아이들은 모두 묻히고 말았다. 이안사를 살린 호랑이 이야기다. 우리의 생활 가까이에 있었던 호랑이는 지금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순수한 혈통의 우리나라 호랑이는 산속에는 없을 것으로 여긴다. 역사 속에 있었던 유명한 포수 이야기와 면면히 이어온 야사에 나오는 설화는 이제 사라져 간다. 호랑이가 무서워했다는 곶감 이야기도 듣고 싶고, 목의 뼈를 빼어주니 젊은 여인을 업어다 주었다는 계룡산 남매탑의 전설도 들었으면 좋겠다. 요즘 시대에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이지만 우리 민족의 사상을 나타내는 설화들이니 허투루 생각할 일은 아니려니 싶다. 그런 이야기를 통해 호랑이를 더 신성시하고 영물로 여겼을 게다. 우리나라 모양이 호랑이 같다 하여 포항시 대보면의 꼬리를 호미곶이라 하고 해마다 1월 1일에 해맞이를 한다. 발톱에 해당하는 태안과 당진에서도 해넘이 해맞이 축제를 올린다. 입에 해당하는 신의주에서도 축제를 열어야 할 터인데 그런 호사스러운 일을 북한이 생각이나 할까. 호랑이 숭배사상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으니 남북이 하나되어 같이 축제를 올릴 날이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역사적으로 호랑이해에는 큰일들이 많았다 한다.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많은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빈다. 올해는 호랑이 정기를 받은 우리민족이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 20010. 1.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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