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전쟁유적지탐방(4)/이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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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지와 추억의 거리
-제주도 전쟁유적지 탐방 (4)-
행촌수필 문학회, 안골노인복지관 수필반 이윤상
“KBS 역사추적에서 방송되었고,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촬영소”였던 제주도 전쟁역사평화박물관을 찾았다. 이곳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주둔했던 요새지(要塞地)다. 일본군이 중국대륙침략의 군사기지를 지하탱크에 설비하고, 각종 무기와 탄약을 보관했던 지하벙커다. 이 땅굴은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다가 8‧15해방으로 귀환한 자기 아버지의 유훈을 받들어서 땅굴현장을 삽과 곡괭이로 파고 또 파서 지하땅굴을 발견하여 개방했다니, 그 청년의 효성과 애국심에 고개가 숙여졌다. 일본군 미로형(迷路形) 지하요새는 마치 북한군의 남침땅굴과 흡사한 구조였다. 이곳은 한국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308호로 지정된 제주 가마오름, 일제시대토굴이다.
후세들이 전쟁의 현장을 찾아와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반성함으로써 국민화합의 꽃이 피는 평화의 전당이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세운 전쟁역사박물관이다. 육지에서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전시관이었다. 외곽에는 6‧25전시관, 연평도포격 북한탄피도 전시되었다. 영상관(2,3실), 전시관, 평화의 섬 표석, 지하땅굴 진지(陣地), 가마오름 정상이 야산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요새지를 돌아보고 나와서 어려웠던 옛날의 추억을 재현(再現)해 놓은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테마공원으로 갔다. 입구로 들어가니 옛날 서울역사가 우뚝 서서 50년대 서울역에 내린 기분이 들었다. 1950년~90년대 풍물을 실제의 크기로 재현하여 그 시절 추억을 되살려 주었다. 살기는 어려웠지만, 정이 넘쳤던 지난날의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추억의 사진전→옛 시골 먹거리 장터 →민속놀이마당(림보게임, 제기차기, 말 타기)→추억의 군인내무반→연꽃농원→ 야생화마을을 돌아보니, 어머니 품속 같이 포근한 50년대의 고향에 온 것 같았다. 그 때의 향수에 젖게 했다.
추억의 거리→ 달동네→ 도심의 상가거리→ 추억의 영화마을→ 어부들의 생활관→추억의 초등학교→ 민속박물관→ 농업박물관→ 추억놀이체험관→ 작은 동물원→ 공포의 집→ 옛날 장터거리를 꾸며놓고 옛날 50년대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추억의 테마공원을 나와서 차로 이동하여 성읍민속마을로 왔다. 민속촌 입구의 향토음식점에서 먹은 돼지불고기는 토속주 반주까지 곁들여 독특한 맛이었다. 제주의 옛 초가, 향교, 관공서, 돌하르방, 연자방아, 성터, 비석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민속마을이었다. 제주 고유의 민요, 민속놀이, 향토음식, 민간공예, 제주방언 등 무형문화유산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느티나무, 팽나무의 운치도 이곳의 기품을 더해주었다. 민속촌에 가면 토산품, 건강식품 판매소를 들른다. 회장이 충동구매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수십만 원씩 하는 상품들을 잘도 샀다. 역시 노인네들은 귀가 연하고, 건강에 좋다면 무조건 사기를 좋아한다. 그러기에 요즈음 노인을 상대로 저가 건강식품을 몇 배 고가로 판매하는 행상이 활개를 치는지도 모른다.
민속마을을 돌아보고 나와서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카메리아 힐”에 올랐다. 뒤로는 한라산, 앞으로는 최남단 마라도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수백 종의 다양한 동백을 재배하여 조성한 동백수목원, 테마정원과 산책로, 생태연못 등이 시선을 붙잡았다. 언덕 아래로 인체에 특효약이라는 산삼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만병통치할 약재로 생산하는 실험실을 돌아보고,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제주도는 귤 농사가 주업이었으나 이제 귤이 충청지방까지 재배되니, 귤 농장은 줄고, 귤나무 대신 값비싼 산삼을 배양하여 소득을 올리는 제주사람들의 산삼재배기술이 놀라운 수준이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어서 제주도에 흉년이 들면 만석의 식량을 나누어주고, 빈민을 구제했다는 김만덕 할머니기념관, 공원, 묘지를 돌아보면서 할머니의 선덕을 기리고 공항으로 향했다. 터미널에서 시스터크루즈여객선에 탑승하여 선실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하는데, 호텔식당보다 메뉴도 입에 맞고 고급이어서 일행들은 모두 만족했다. 초저녁에 제주항을 출발하여 이튿날 새벽 목포항에 내렸다. 비는 부슬부슬 내렸지만 대기한 관광버스에 올라 전주보훈회관까지 무사히 돌아왔다. 일반관광으로 가서는 볼 수 없는 순수한 제주의 전쟁유적지탐방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이번에 실감나는 역사공부도 많이 했다. 다른 어떤 여행보다 유익하고 큰 보람을 느꼈다. 부안관광 사장이 친절히 안내해 주니 고마웠다. 광복회와 부안관광에 거듭거듭 감사를 드린다.
(2012년 9월 초순, 제주도 역사탐방을 다녀와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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