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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달이란 옛날/정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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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34회 작성일 12-03-18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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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달이란 옛말 전주 안골 노인 복지관 수필 창작반 정장영 한국전쟁 전이니 내 10대 후반 때 일이다. 그때만 해도 시골길은 들길산길 할 것 없이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이었다. 뻐꾹새는 “뻐꾹 뻐꾹”, 꿩은 “뿌드등 뿌드등” 적막을 깼다. 고갯길은 음침하고 곧 산짐승들이 나타날 것 같았다할까? 야산 고갯길 산마루에는 돌 한 개씩 날라다 버리던 돌무덤(속칭 궁예무덤)이 있었다. 누구든 피해갈 수 없어 주워온 돌 한 개씩을 버리니 돌이 산더미처럼 쌓여만 갔다. 여럿이 갈 때는 도란도란 재미가 있었지만 홀로 거닐 때는 등골이 서늘했다. 한마을 동년배 친구가 시름시름 앓다가 마침내 염라대왕을 뵈러 가버렸다. 대왕께서도 너무 무정했지! 부모의 상심(傷心)은 오죽했겠는가? 몇 개월 뒤 이웃마을로 가는 고갯길을 넘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고갯마루를 꼭 밟고 가야 할 길을 가로 지르다 그 친구의 무덤을 파서 다시 묻은 흔적을 느꼈다. 요절했으니 몽달귀신 취급을 한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 묻어야 한다는 미신 때문이었다. 그 길을 걸을 때마다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나뿐이 아니었다. 몇 달 뒤 다시 그곳에 갔더니 새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총각이 죽어서 된다는 귀신! 그걸 도령귀신·총각귀신·삼태귀신이라고도 한다. 장가도 가지 못하고 죽으면 그 혼령이 원귀(寃鬼)가 되어 사람에게 나쁜 일을 저지른다고 믿었다. 잘 알려진 조선조 황진이(黃眞伊)에 관한 일화에서도 몽달귀신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꺼리고 두려워했으며 미신이라고 믿어왔다 할까? 전통적 유교사회에서는 효행이 생활의 근간이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자식을 못 두면 조상과 부모에 대한 불효 가운데 으뜸의 불효였다. 그래서 혼인을 해야 어른 대접을 받았고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아해(兒孩)취급을 당했다. 죽은 뒤 혼령의 예우 역시 같았다. 참으로 교묘히 인간본능을 살렸고 합리적으로 종교화되어 생존과 사회발전을 꾀해 왔다. 그러나 현대화과정에서 유교사회의 도덕윤리인 효행의 삼 행위(三 行爲)인 제례(과거: 先祖), 경애(현재: 父母), 생자(미래: 子孫), 사상에 변화를 주었다. 더욱 과학과 문명의 발전은 질병예방에 공헌해 장수세상을 열었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전사자에 이어, 자연재해, 안전사고, 교통사고, 기타 여러 사안 등으로 죽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옛 생각 그대로라면 몽달귀신들이 활개 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주검도 평등해졌다. 따라서 장례도 복잡했던 유교식보다 간편하게 누구나 거의 삼일장에 사십구제(四十九齊)다. 불교에선 이승을 떠나면 49일간의 유계(幽界)를 거쳐 영원한 영계(靈界)에 이른다 했다. 이 유계에 머무는 동안 좋은 영계에 인도(引導)되도록 유족들은 정성껏 기원(祈願)한다. 사회발전은 거역할 수 없어 불교와 공존했던 전통유교사회가 무너지고 민주화에 자유로운 다종교 세상을 맞았다. 평등한 세상이니 법정연령에 도달하면 누구나 성인예우를 받게 되며 결혼하고 안 하고는 각자의 자유가 된 셈이다. 더러는 자연의 섭리인 본능(종족유지)마저 자유인 줄 알고 버리려한다. 설상가상으로 늘어나는 교육비부담으로 기혼부부들도 출산을 기피하고 독신주의자들이 늘어나 인구정책에 큰 차질이 생겼다. 이제 유교사상의 근간인 효행의 삼 행위란 옛말이 됐고 문명의 발전은 몽달이니 손 각시(처녀귀신)란 말도 사라졌다. 더욱 미혼(未婚)자에 대한 차별 예우는 이승이나 저승에도 없다. 인간의 편의에 따라 종교를 떠나 취사선택(取捨選擇)된다. 만인의 죽음은 똑같아 평등한 삼일장에 사십구제로 이승길이 끝난다. 인생무상! 늦게나마 영육(靈肉) 간에 차별 없는 평등이 실현되었다고나 할까? (2012. 3. 17.) ※靈界(불교)의 六界란? ①天上界(神)②人間界③ ? ④畜生界⑤ ? ⑥地獄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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