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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파 화가의 인생/서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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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3회 작성일 11-09-0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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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파 화가의 인생 -엄마표 그림 육아일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서상옥  삽상한 가을바람이 성급하게 안섶을 파고드는 이른 아침, KBS-TV에서 행복한 인생을 그린다는 ‘한국 한국인’의 삶을 방송하여 전례 없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 명지대 김병혜 교수의 진행으로 올해 아흔 살 되시는 박정희 화가와의 대담프로그램이었다. 전쟁과 가난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본인의 인생을 닮은 밝고 고운 그림을 그려온 화가의 희망과 기쁨,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독특한 육아일기를 소개하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67세에 수채화가로 데뷔하여 제2 인생을 펼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을 소개했다. 현재도 ‘수채화 교실'을 운영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는 할머니를 초대하여 따뜻한 화제로 가을 아침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한글 점자를 창안한 송암 박두성 선생의 차녀로 태어난 박정희 화가는 경성사범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교사로 활동한 엘리트 여성이었다. 그녀는 22세에 가난한 평양의전 출신 남편과 결혼하여 6.25동란 등 어려운 시기에도 대가족을 돌보면서 다섯이나 되는 자녀를 위해 그림으로 육아일기를 썼다. 남다른 그녀의 육아방식은 요즈음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는 점자도서관을 건립하려고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전시회에서 얻은 수익금은 모두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면서 삶의 보람을 찾았다. 이러한 공로로 제17회 장애인의 날에 국민훈장 동백장(1997)을 수상하고, 인천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이 교사로서 가난한 의사 남편을 뒷바라지하면서 1남4녀의 엄마로 또 수채화가로 90평생 이웃을 도우며 살아온 한 화가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에 잔잔한 행복을 안겨 주었다. 칭찬은 운명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시절 미술시간에 “너는 장차 미술선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칭찬해 주시던 선생님의 말씀에 용기를 얻어 그림을 그리며 오늘까지 행복하게 살아 왔다고 한다. 그녀가 그림으로 남겨놓은 육아일기는 우리 인생의 가치관을 새롭게 일깨워 준다. 자녀를 기르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준다. 5남매의 자녀들에게 모두 꼬박꼬박 그림으로 새겨진 육아일기를 선물로 나누어 주었단다. 어쩌다 자녀들 집을 찾아 갔을 때 보자기에 잘 싸서 장롱 속에 보관해둔 그림일기를 볼 때마다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방청석에 와 있던 67세 되는 첫딸이 한 장 한 장 비닐로 정성스럽게 코팅해서 보관해둔 자신이 자라온 육아일기를 보여주었다. “그때는 내 재주가 좋았던가 봐!” 맑은 음성으로 은근히 자랑하는 모습이 티 하나 없이 애교스럽다. 아이들이 사달라는 동화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손수 그림을 그린 작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나무꾼과 선녀》 《깨끗한 손》 등은 지금도 밝고 고운 희망의 꽃을 피워준다. 자녀들에게 굳이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명예나 권력을 위해 살거나 화려한 재벌의 꿈을 심어 주지도 않았다. 그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행복이라고 했다. 참으로 큰 소망이다. 코 흘리개 어린아이를 보고 '아! 예쁘다.' 꽃 한 송이를 보고도 '어마나!'하는 감동이 연속되어야 한단다. 가슴이 울렁거리면 사랑을 느낀다고 한다. 성장하여 때가 되면 저절로 사랑이 불타오르고 시집가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것이 신이 준 본능이라 한다. “엄마가 어린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눈으로 주고받는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바보야!” “나는 온 가족과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그림을 그린다.”며 사랑은 인생 최고의 환희라고 강조한다. 그림을 배울 때 지도교사가 누구였느냐는 물음에 “나는 순전 독학으로 공부해서 성공한 사람이야! 그리고 저기 있는 우리 아이들이 내 선생이야!” 오직 독학으로 성공한 박정희 화가는 르네상스 시대 고전주의 낭만파나 후기 인상파도 아닌 현재 살아가고 있는 그대로 하나님의 작품을 꾸미지 않고 그리는 ‘그대로파’라 하여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웃겨 주었다. 어느 날 75세가 된 우울증 환자가 화실에 찾아와서 그림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영감님의 칭찬을 받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아무 자격도 없는 내가 미술치료사가 되나 싶어 기뻤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제자들에게 그림을 그릴 때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그리지 말고 열정을 쏟아 기뻐하면서 그리라고 한다. 인천에서 62년 째 살고 있는 〈평안 수채화의 집〉에는 지금도 젊고 예쁜 학원생들이 찾아드니 참으로 즐겁다고 한다. 또 한 달에 수업료 5만원을 받아 불우한 이웃을 도우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 본인의 인생을 그린 ‘엄마표 그림 육아일기’, 한시대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화가의 희망과 환희에 넘치는 육아일기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새로운 가치관을 승화시켜 주는 것 같다. 정원에 활짝 피어나는 해바라기 속에 자녀들을 그려 넣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박정희 할머니를 보면서 나이 드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오히려 인생이 한결 더 아름다워지는 일임을 깨닫는다. 나도 이처럼 멋지게 나이를 먹고 싶다. (201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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