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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을 따르며 얻은 보물/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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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2회 작성일 11-09-0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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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을 따르며 얻은 보물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나는 요즈음 ‘인장지덕人長之德, 목장지패木長之敗’ 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꿈을 키워주셨던 5,6학년 때의 담임 김길남 선생님이 바로 내 이모작인생까지 길잡이가 되어주시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직장이었던 교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승진이라는 영광을 안았을 때, 친구 몇 사람과 선생님을 모신 일이 있었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선생님, 요즈음 어떻게 소일消日하고 지내세요?” 하고 여쭈어 보았더니 선생님 말씀이 “응, 무척 바쁘게 지내네. 등산도 하고, 문인화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수필공부도 하지. 그 중에서 수필은 매주 한 편씩 거르지 않고 쓰고 있다네.” 라고 하시며 즐거움이 넘치는 듯 대답하셨다. 정년퇴직을 코앞에 둔 나로서는 섬광閃光처럼 번뜩이며 스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이것이구나. 배우는 즐거움.’ 사회에 나가서 해야 할 일자리를 생각했던 나로서는 최적의 정답을 얻은 것이다. 사실 이순이 넘은 퇴직자를 사회에서 얼마나 반겨주겠는가. 받아준다고 해봤자 현직의 프리미엄을 인정해 주지 않는 대접이기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마음에 상처만 입은 채 물러나는 경우를 종종 보아온 터였다. 눈치를 보며 보수를 얻으려는 생각보다는 배우는 즐거움에서 행복을 찾는 삶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골프를 가르쳐주겠다는 제자의 권유도 거절하였다. 왜냐하면 대중화되고 있는 골프라는 운동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자칫 무리하여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주위의 걱정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등산을 계획하였다. 선생님께서는 백두대간까지 종주하셨지만 모악산이라도 매주 2~3회 다니겠다고, 그리고 취미생활로 섹소폰, 서예, 수필공부를 하자고 마음을 다졌다. 나는 스승님을 따라 안골노인복지관 수필반 수강생이 되었다. 스승과 제자가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 모양새가 좀 어색했지만 배우고 싶은데 어쩔 것인가. 적게는 60세부터 82세의 고령이신 분들과 어울려 수필공부를 시작하였다. 각종 문학지, 선배문우님들의 수필집 등을 독파讀破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짐했다. ‘수필공부를 다하고 글을 쓰기에는 너무 늦다. 그러니 주제가 잡히면 써야지.’ 2월 첫째 주 수업을 받고 나서 바로 글을 썼다. 1월 초 손자와의 하루 생활을 주제로 한 글을 2월 13일 올렸다. 문우님들로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를 것을 예상하엿다. 그런데 뜻밖에도 좋은 글이라는 평을 받았다. 제목 설정이 어색하였지만. 그러면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도 추가로 등록을 하여 수필공부에 박차를 가하였다. 이때부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글을 올렸다. 스승님이 하셨듯이 나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기 위해 내 자신과 전쟁을 벌인 것이다. 글을 쓰려고 보니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글감이었다. 글감이 잡히면 가족들과 식사할 때도, 길을 걷으면서도 내 머릿속에서는 글의 얼개를 짜느라 분주하다. 제목은 어떻게 정하여 독자에게 읽고 싶은 충동을 줄 것인가. 글의 시작은 어떻게 해야 독자를 계속 읽게 할 것인가. 내용은 어떤 순서로 또 어떻게 전개해야 독자의 눈을 크게 뜨게 할 것인가. 결미는 어떻게 써야 ‘그렇지’하며 편안하게 글 읽기를 마치게 할 것인가. 복잡한 톱니바퀴들이 제자리를 찾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한컴사전과 친구하며, 때로는 백과사전에게 자문도 구하였다. 그러면서 글감에 따라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검색하여 잘 익은 자료를 집어넣어 요리를 하였다. 그리고 읽어보기를 여러 차례. 글이란 읽을 때마다 고칠 곳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튿날 다시 읽어 본다. 이때까지 생각한 것들을 첨삭添削하며 맞춤법검사기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때로는 몇 주가 지날 때도 있다. 그리고 교수님께 글을 올린다. 이렇게 하여 생산된 글이 어언 30편이 넘었다. 교수님은 매주 거르지 않고 올리는 정성이 갸륵해 보였는지 《대한문학》제35호에 등단할 수 있는 영광을 주셨다. 아직도 갈 길이 먼 내게 주신 큰 은혜다. 나의 영원한 삶의 길잡이이신 스승님이 아니었던들 오늘의 보물을 어떻게 얻을 수 있었겠는가. 선생님의 생활에서 얻은 내 이모작생활 프로그램인 섹소폰, 한글과 한문서예, 프로젝트, 농사 등이 너무나 즐겁다. 그리고 첫 모악산 등산 때는 숨을 헐떡거리며 7,8회를 쉬어야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 번도 쉬지 않고 1시간 10분 정도로 가볍게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이 또한 선생님의 생활에서 얻은 결과가 아닌가. 스승님은 이달 중순쯤이면 곧 세 번째 수필집을 출간하실 예정이다. 축하를 드리며, 거기까지도 따라가고 싶은데……. “스승님, 누구보다 제 등단을 기뻐해주시며, 손수 친구도 함께 불러 사주신 식사가 정말로 맛있었습니다. 선생님과 친구라는 반찬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글쟁이제자로 남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스승님은 영원한 저의 멘토(mentor)이십니다. 감사합니다.” (201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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