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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신지탄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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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55회 작성일 11-06-06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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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신지탄(積薪之嘆) 전주안골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어원은 알 수 없어도 적신지탄(積薪之嘆)이란 말이 있다. 공평하기를 기대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인생살이가 아닌가 싶다. 같은 산과 들이라도 높고 낮고, 바다와 강도 깊고 얕으니 그것은 자연현상이라 하겠다. 하지만 유독 인간들만이 모든 게 공평해야 하고 질서 있는 세상을 바라니 그건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다. 적(積:쌓을 적), 신(薪:땔나무 신), 지(之:의 지), 탄(嘆:탄식 탄)이란 '나중에 쌓인 땔감이 먼저 쓰이는 데 대한 한탄'이다. 따라서 기회를 주지 않고 차례마저 지키지 않는다는 뜻도 있다할까? 장작 같은 땔감을 부엌가까이 쌓는데 먼저 온 것은 맨 밑에 놓이고 나중 것이 위로 가기 때문에 땔감을 쓸 때는 나중에 놓인 것부터 때게 된다. 먼저 쌓인 땔감은 아래에 깔려있어서 아궁이에 들어갈 기회가 오지 않아 크게 한탄한다는 말이다. 즉 차례와 기회를 부정해서 생기는 탄성(嘆聲)이다. 모든 일이 예상한대로 공정하고 공평하게 차례차례 잘 돌아가면 순리요, 그렇지 못하면 그 불공정성에 적신지탄을 하게 된다. 공직이건 기업체건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승진이나 보직, 대미(對民)처리에 있어 이 고통을 한두 번쯤, 아니 많이 겪었을 것이다. 특히 공공질서를 위해서는 차례 즉 선착순이란 원칙이 무너지면 무질서의 난장판이 되고, 공정성을 잃어 부정의 시비와 원성(怨聲)을 사게 마련이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내가 겪은 사연 가운데 1급 정교사 자격강습대상자 차출이 있었다. 2급 정교사 경력 3년이면 누구나 대상이 되는데 같은 여건인데도 몇 년 후배는 지명되고 나는 누락되었다. 모순을 견딜 수 없어 고집스레 기회를 놓칠세라 같이 수강을 했다. 권리와 차례는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또 교무주임은 주임들 가운데 선임자가 맡은 것이 일반적 관행이거나 민주적으로 협의하여 결정했다. 그런데 능력주의를 표방, 학교장의 일방적 주장으로 후임교사를 지명하여 선임(先任)교사들에게 불만을 안겨주고 실망케 한 경우도 겪었다. 어찌 이 뿐이겠는가? 하지만 저승길은 나이순의 원칙이 무너져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또 차례가 무너지는 경우가 더 좋은 때도 있다. 부정적인 실화로 한국전쟁 3년 동안 육군훈련소에서 한 때 생긴 훈련병 고문관들이다. 휴전회담이 진행 중이라 하루라도 늦게 훈련소를 떠나겠다는 생각에서 일부러 훈련과정의 평가에 낙제하는 바보행세를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동기 병사들보다 몇 주에서 수개월씩 더 체류해 휴전협정의 성립을 기다렸다는 기막힌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데 인사문제는 제쳐놓고라도 한때 적신지탄(차례 안 지키기)은 부정부패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그 흔한 민원(民願)처리는 많은 민원(民怨)을 샀다. 한 때 '사바사바 오케이'란 말도 유행했다. 한 예로 먼 고향을 찾아 호적(등)초본 한 통을 발급 받으려면 수작업으로 직접 써야하니 노고와 시간이 괘 걸렸다. 그래서 로비가 필요했고, 그래도 고마워해야만 했다. 이제 민주화 영향도 있지만 행정사무기기의 발달로 민원서류발급에서는 민원(民怨)이 사라졌다. 더욱 각 공공기관의 순번표 발행기는 질서유지와 로비의 필요성을 사라지게 했다. 민주사회에서는 공정한 세상을 추구한다. 누구든 억울한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적신지탄 없는 사회를 만들려면 효율성과 공정성이 좀 문제가 된다. 차례를 철저히 지키지 못하고 효율성을 꾀하려면 공정하고 만인이 공감할 수 있는 규칙 즉 조건과 평가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불평불만의 원성(怨聲)이 사라지고 질서가 살아있는 공정한 사회가 이루어지려니 싶다. 결코 우리가 바라는 사회에서는 다시 이런 말이 쓰여 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1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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