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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정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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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52회 작성일 11-04-2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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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죽음' 하면 저승의 염라(閻羅: 閻魔)대왕을 떠올리게 한다. 죽으면 대왕의 사자가 데려가 선악을 심판한다 했으니까. 물론 동물세계가 아닌 인간세상의 말이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해일(海溢)로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죽었다. 과연 대왕께서 한꺼번에 저승으로 많은 손님을 초청했을까? 지옥과 천당(극락, 백옥경, 등…….) 가릴 것 없이 한때 나마 초만원이었다 할까? 안전한 한반도에서 살게 된 내 복을 새삼 감축(感祝)게 된다. 우스갯소리지만 지옥은 내부수리 중이고, 천당 역시 시설개수로 임시휴업 중이라던가? 그 이유인즉 지옥에서는 뜨거운 한증막에서도 땀을 흘리며 '아! 시원하다 아! 시원하다'하니 온도를 높이려고 공사 중이고, 천당에서는 저마다 착한 일을 했다고 몰려들어 가짜신분증까지 내미니 사실을 가리기 힘들어 지문인식기 설치공사를 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렇다면 이제 공사가 끝났단 밀인가? 과거 시골에 살 때 개를 풀어놓고 길렀다. 몇 년 키우다보니 개장국(구탕:狗湯) 집에서 사가겠다며 팔기를 권했지만 가여워서 차마 목을 걸어주지 못했다. 그 뒤 시내에서는 방목을 못하니 목을 매어 키워야 했다. 십여 년을 같이 살면 정이 들었다. 어느 날 노사(老死)인가 병사(病死)인지 까닭 모르게 개가 급사(急死)했다. 미쳐 치료를 못해주었으니 미안할 따름이었다. 가련해서 시골 산 아늑한 곳에 묻어 주었지만 얼마나 야속하게 여겼을까? TV방송 “맛이 보인다”란 프로그램에 맛으로 이름난 음식점 주인이 맛을 내기위해서는 직접 축사에 가서 돼지, 한우를 골라야 제대로 맛을 낸다고 했다. 아주 특이한 발상이었다. 누구든 정육점 아니면 도살장에서 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 밖이었다. 흔히들 축사나 가축시장에서 도살장으로 팔려간 가축들이 영감(靈感)으로 그들의 염라대왕을 알아차리는 듯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가축들은 이 음식점 주인을 염라대왕으로 알아 차렸을까? 생태계는 먹이사슬로 이어져 약육강식(弱肉强食)이다.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각 생물체마다 천적이 있다.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주로 먹이로 사용하나 육식동물은 그 가운데 강자가 천적이요 그들의 염라대왕이 아니겠는가? 이 천적들이 자연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등공신이라니……. 성경 가운데 창세기 제1장 27절에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지면의 씨를 맺는 채소와 씨를 가진 열매……. 이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 식물(食物)로 주노라.”하셨다. 사람에게 생명의 생사여탈권(與奪權)을 주셨으니 그들의 염라대왕은 사람이다. 하찮은 미물 하나일망정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는 닭 모가지 하나 비틀지 못했지만 살면서 거듭되니 공포심도 사라지고 죄의식도 없어졌다. 불가에서는 살생을 금한다 했다. 또 살생유택(殺生有擇)이란 말도 있다. 살생을 가려서 하라는 것은 인간의 편의적(便宜的)인 말인 것 같다. 필요에 따라 살생은 물론 살균소독 까지 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만물의 영장(靈長)이라 자부하면서 생태계를 지배하고 골고루 영양을 취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생물체가 인간의 식품이요, 양식이 된다. 그들을 죽고 살게 할 수 있는 강자요 천적인 셈이다. 천적이 자연생태계를 조절하니 염라대왕이 따로 있겠는가? 인간세상만큼은 정해진 천적이 없으니 상징적으로 염라대왕이 천적이려니 싶다. 이를 믿지 않으려면 각자가 건강관리를 못했거나 사고로 죽거나 되살아나니 스스로가 염라대왕이 된 셈이다. 천재(天災)를 떠나 자기가 자기의 염라대왕이 되기 싫다면 스스로 건강관리가 최고가 아니겠는가? (201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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