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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나라공화국 방문기/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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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19회 작성일 11-03-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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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나라공화국 방문기 김 학 남이섬(南怡섬)은 아이디어가 풍부한 한 사내의 소꿉놀이터요 원맨쇼 무대다. 누군가가 상상으로 그려낸 문화예술의 관광지이자 동화나라다. 버려진 불모지가 세계인이 선호하는 명승지로 바뀐 남이섬, 그 남이섬은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 버려지는 폐기물까지도 환경 친화적인 명품으로 다시 태어나 아름다운 생태관광지로 가꾸어지고 있다. 그 남이섬은 날로달로 새로워지고 있어서 한 번 갔어도 다시 가고 싶고, 또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은 매력적인 곳이다. 널따란 청평 호수에 두둥실 떠있는 반달 같은 남이섬 14만평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198번지.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일찍이 내 눈길을 붙잡았던 남이섬을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가 떴다. 남이섬관광열차를 운행한다는 소식이었다. 바로 아내와 함께 참가신청을 하고 출발날짜를 손꼽아 기다렸다. 꽃샘추위도 물러난 3월 26일 토요일, 우리가 탄 무궁화호 열차는 아침 7시 10분 전주를 출발하여 4시간 50분 만에 경기도 가평역에 닿았다. 남이섬은 열여덟 살에 무과에 장원급제하여 세조 때 이시애 난을 평정한 공으로 스물여섯 살에 병조판서까지 올랐으나 유자광의 모략으로 목숨을 잃은 남이(南怡) 장군의 무덤이 있는 섬으로만 알았다. 열차 속에서 남이섬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까 상상하노라 지루한 줄도 몰랐다. 가평역광장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10여 분쯤 달리니 선착장에 이르렀다. 유람선에 오르니 5분 만에 남이섬에 도착했다. 남이섬 선착장에는 초등학교 운동회 때 보았던 만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중국어와 일본어도 간간히 들을 수 있었다. 10여 년 전만해도 버려진 땅이었던 남이섬이 지금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환상적인 꿈의 관광지로 바뀌었다. 남이섬은 이제 한류관광 1번지요, 전국 최고의 휴양지란 유명세까지 얻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5백만 명이라는데 지난해 남이섬 관광객은 외국인 25만 명을 포함하여 2백만 명을 돌파했다. 비약적인 발전이다. <겨울연가>라는 드라마 덕으로 일본관광객들이 날마다 약 100여 명이나 남이섬을 찾는다던가.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하니 <나미나라공화국>이란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2006년 3월 1일 남이섬은 <나미나라공화국>이란 나라이름으로 건국을 선포하고 국기(國旗)와 문자도 만들고, 국가(國歌)도 지었다. 또 여권이나 비자, 화폐, 우표, 전화카드를 기념품으로 만들어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다. 이 <나미나라공화국>에는 무법천지법이라는 헌법도 있단다. 남이섬은 독창적이고 희한한 관광천국이 아닐 수 없다. '남이(南怡)'를 소리 나는 대로 풀어써서 '나미'라 하고 그 말에 나라를 붙여 <나미나라공화국>이라고 한 모양이다. 손바닥만한 관광지 남이섬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국가체제를 갖추고 세계를 상대로 관광객유치에 나섰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발상인가? 남이섬 개발을 위하여 2000년에 '주식회사 남이'를 설립하고 이듬해 세계적인 그래픽디자이너 강우현 씨를 사장으로 영입하여 버려진 땅 남이섬을 상상과 예술의 섬으로 새롭게 바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하찮은 것이 좋다. 시시한 것은 더욱 좋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들, 흘러가는 바람에 뒹구는 낙엽 조각 같은 것, 빈 소주병 속에 몰래 숨어있는 부러진 이쑤시개 같은 것, 누군가를 이유 없이 골려주고 싶은 어린애 같은 장난 끼. 시시함과 하찮음, 생각나라 입장권이다." 강우현 사장의 명함 뒤에 새겨진 글귀란다. 이런 생각을 하는 강우현 사장은 역발상의 명수요 아이디어 뱅크다. 참신한 그의 생각은 언제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퐁퐁 솟아오른다. 진정한 꿈을 나누자는 뜻의 동화나라 독립선언서는 사회적 문화정서를 일깨워 세계인의 꿈 터를 만들려는데 그 목적이 있단다. 독립선언문 우리는 나라를 세웁니다. 노래의 섬 남이섬에 동화나라를 세웁니다. 同化되고 同和되어 童話를 쓰고 童畵를 그리며 動畵처럼 살아가는 동화세계를 남이섬에 만듭니다. 행복한 상상이 꿈틀대는 북한강 대자연 위 이 세상에 하나뿐인 대한민국 속의 꼬마나라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인간의 숨소리와 하나 되어 콧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오는 노래의 섬 남이섬이 상상과 창조의 자유를 마음껏 구가할 수 있는 꿈의 세상, 나미나라공화국을 만듭니다. 이 나미나라공화국에는 국방부장과 외교부장, 환경청장 등으로 내각이 구성되고 국회의장도 있으며 앞으로 20개국 이상의 대사도 임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가원수 호칭은 아직 미정이란다. 원래 이 남이섬의 설립자는 수재 민병도(守齋 閔丙燾) 선생.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한 민병도 선생은 1965년부터 모래와 땅콩 밭이던 이 남이섬에 나무를 심고 가꾸어 오늘의 나미나라공화국의 터전을 이룬 나무할아버지다. 이 남이섬에 들어서면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거리 등 없는 게 없다. 상상나라, 나미나라, 상상호텔 등이 있고, 공연장, 전시장, 체험장, 박물관, 수영장 등이 있어서 머무는데 전혀 불편을 느낄 수 없다. 특히 예술가가 직접 꾸민 갤러리 같은 정관루(靜觀樓)란 숙소는 이름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남이섬은 사계절 관광지다. 꽃피는 봄, 늘 푸른 여름, 낙엽의 가을, 눈 쌓인 겨울 등 철따라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늦가을 남이섬에 가면 켜켜이 쌓인 낙엽이 발목까지 빠지기 일쑤다. 그런데 그 낙엽은 남이섬 출신 낙엽뿐만 아니라 서울 송파구에서 공수해온 서울출신 낙엽까지 동원된단다. 눈이 내리기 전이나 꽃이 피기 전 섬 곳곳에서 낙엽을 모아 불을 피우면 섬 전체가 낙엽 타는 냄새와 그윽한 연기로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한단다. 관광객들이 감동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버려질 서울의 낙엽들이 이 나미나라공화국으로 와서 관광자원으로 재활용되는 셈이다. 이처럼 남이섬은 관광객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노력을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남이섬은 달밤이 좋다. 하지만 별밤이 더 좋다. 그런데 새벽을 걷어내는 물안개 앞에 서면 좋다는 말조차 잊는다." 어떻게 이런 유혹을 뿌리치고 남이섬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귀가를 서두를 수 있겠는가? 또 나미나라공화국은 정년퇴직이 없다. 상상으로 먹고사는 강우현 사장을 비롯하여 110여 명의 직원들이 2년 전부터 종신고용제의 나라에서 일을 하고 있다. 80세 이후엔 죽을 때까지 매달 80만 원의 월급을 준다고 한다. 고학력 미취업자, 젊은 명예퇴직자, 중늙은이 실업자가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나미나라공화국의 종신고용제를 얼마나 부러워하겠는가? 서로 앞을 다투어 나미나라공화국으로 이민을 가려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나미나라공화국은 지금 거창한 '대륙침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총칼이나 핵무기로 대륙을 침공하겠다는 게 아니다. 대륙으로 파고들어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는 야심찬 세계화 전략인 것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으려거든 모름지기 남이섬을 찾을 일이다. 그곳에 가서 상상으로 먹고 사는 나미나라공화국 국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본받고 그곳에 설치된 온갖 예술품들을 눈여겨본다면 비워둔 머리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가득 차게 되려니 싶다. 나미나라공화국의 국토인 남이섬은 지금 한창 천지개벽 중이다. (2011. 3. 30.) *김학 약력 198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수필아, 고맙다》등 수필집 11권, 수필평론집《수필의 맛 수필의 멋》/펜문학상, 한국수필상, 영호남수필문학상 대상, 신곡문학상 대상, 연암문학상 대상, 대한민국 향토문학상, 전라북도문화상, 전주시예술상, 목정문화상 등 다수 수상/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펜클럽 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역임/e-mail: crane43@hanmail.net http://crane43.k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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