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의 춤/김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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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의 춤
전주안골 ․ 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김상권
<아이 캔 몬테소리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배기 손녀의 공연을 보러 공연장에 들어섰다. 프로그램 유인물을 받아들고 우리 부부와 장남 내외는 중간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프로그램 제목이아이 캔 리틀 콘서트여서 흥미로웠다. 어떤 공연일까?
네 개 반 중에서토성반인 손녀는 13개 프로그램 가운데서 세 번이나 나와서 춤을 추었다. 무대 위에 나온 아이들의 몸놀림이나 옷차림이 그만그만해서 나는 손녀를 금방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장남과 며느리는 바로 알아보고 나에게 알려주었다. 손녀를 포함한 아이들의 춤추는 모습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좌석을 가득 메운 학부모들의 열기로 공연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13개 프로그램이 모두 무용이어서 콘서트란 이름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콘서트란 음악회나 연주회를 뜻하는 단어가 아닌가. 순수한 우리말로꼬마들의 재롱잔치라고 했으면 좋았으려니 싶었다. 콘서트보다 재롱잔치가 어울리는 내용들이었다. 다시 말하면 학습발표회였다.
하기야 공영방송인 KBS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지나칠 정도로 외래어가 판을 치고 있다 이를테면뉴스네트워크뉴스라인뮤직토크쇼사랑의 리퀘스트고향매거진스포츠매거진스펀지등이 외래어 제목이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고속도로가 처음 생겼을 때 줄곧 사용해왔던 인터체인지나 톨게이트란 용어를 지금은나들목요금소라 부른다. 얼마나 감칠맛 나고 정겨운 우리말인가.
첫 프로그램은하늘반아이들의우리는 하나라는 북춤이었다. 20명의 꼬마들이애국가를 편곡한 노래에 맞춰 힘차게 북을 두드렸다. 북을 두드리며 사이사이 춤도 곁들였다. 북치는 손놀림이 아름다웠다. 북치는 소리보다 반주와 노래가 너무 컸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았나 싶었다.
꼬마들의 춤에 사용한 음악이 거의 랩이나 댄스음악이었다. 꼬마들의 무용과 음악이 어울리지 않았다. 춤추는 사람은 유치원 어린이인데 음악은 젊은이들이 부르는 곡들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이 너무 소란하고 소리가 커서 꼬마들의 무용이 빛을 잃고 말았다.
음악은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음악일 경우엔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 음악은 즐거움을 주고 분위기를 살리는데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러므로 때와 장소, 나이와 분위기에 따라 부르는 노래와 감상곡이 다르기 마련이다.
가령 회갑이나 칠순잔치 때는 흥을 돋우기 좋은 노래로 민요나 판소리가 어울리지 않을까. 술자리에선 역시 흘러간 대중가요가 제격이고, 연인끼리 사랑을 나눌 때는 감미로운 음악이 어울릴 것이다. 피로할 때는 상쾌한 기분을 주는 곡이, 마음이 불안할 때는 기분을 진정시켜 주는 곡이, 슬플 때는 슬픈 기분을 어루만져주는 곡이 어울릴 것이다. 이처럼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가 가장 좋은 음악일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오히려 분위기를 망치지 않을까.
이번 공연을 하려고 춤을 배우면서 유치원 어린이들은 팀의 일원으로서 혼자가 아닌 우리 그리고 협동심과 남에 대한 배려, 양보와 어울림을 배웠으리라. 공연을 마친 어린 손녀가 무척 어른스러워 보였다.
(20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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