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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버스/양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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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9회 작성일 11-02-1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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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滿員)버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양희선 전주시내버스 파업이 두 달을 넘겼다. 시민의 발이던 대중교통 시내버스가 하필이면 엄동설한에 마비되어 학생들과 노약자들이 고생하고 있다. 시골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시내에 왔다 가면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나약하고 차 없는 사람들이 당하는 설움이다. 관계기관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말고 속히 타결을 지었으면 한다. 민주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사측과 민노총이 대립양상을 보여 노사갈등으로 빚어졌다고 한다. 민주노동조합이 사측의 인정받아 세력을 굳히려는 단체행동인 것이다. 낮은 임금문제도 곁들여졌을 것으로 안다. 노사가 서로 자기주장만 내세우면 갈등의 골만 깊어질 뿐 물꼬를 터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슬기롭게 타결 지었으면 좋겠다. 어느 날, 전주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승강장에서 칼바람에 떨며 한참을 기다렸다가 차를 탔다. 버스 안은 만원이었다. 얼마쯤 가다가 어떤 할아버지께서 불편한 몸으로 서서 가려니 힘겨웠던지 불평불만을 서슴없이 터뜨렸다. “도대체 일들을 어떻게 하는 거여? 6~70년대도 아니고.” “2시간을 기다렸어.” 복잡한 차속에서 횡설수설하시어 짜증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운전기사가 큰소리를 지르며 차를 세웠다. “무엇이 어쩌고 어째? 나도 지금 힘들게 일하고 있다고. 누구여? 앞으로 나와! 당장 내려! 자가용 타면 될 게 아녀?” 덤벼 싸울 기세였다. 승객들이 나서서 “참아요, 참아. 어서 갑시다. 기사양반한테 하는 소리 아니어.” 하고 말렸다.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에 공연히 내 가슴도 두근거려졌다. 반말이 오가며 위아래도 없는 말투였다. 시내 볼 일이 있어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날도 버스는 만원으로 빈틈없이 서 있었다. 모래내시장에서 내리려는 찰라 어떤 부인이 등에 가방을 메고 앞을 스치고 가면서 내 옷자락이 짝 긁히는 소리가 났다. 내려와 보니 겉옷이 한일(ㅡ)자로 찢겨져있었다. 속이 상했다. 아마 등에 업은 가방에 달린 쇠붙이가 내 옷을 스친 모양이었다. 하지만 누굴 탓하랴? 체념하면 될 것을……. 촘촘하게 감쪽같이 짜깁기를 하였다. 얼마 전에 동산동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를 기다린 끝에 겨우 탔다.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무릎이 부실하여 서 있기가 조심스러웠으나 다행히 어느 남학생이 자리를 양보해 주어 고맙게 앉았다. 버스가 덕진광장에서 법원 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이 차 어디로 가는 거예요? 중앙시장 안가요?” 창 쪽에 앉은 아줌마가 말하자 젊은 남자가 나서서 “방향을 알려줘야지!” 하고 큰소리로 말했다. 여기저기에서 수런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다가 갑자기 버럭 큰소리를 질렀다. “어디다 대고 반말이여? 젊은 놈이. 난 60이여. 데모한다고 경찰이 서 있지 않아?” 소리를 지르며 대뜸 싸울 태세였다. 승객들이 참으라고 말려서 겨우 수습이 되었다. 말을 곱게 하면 서로 불쾌하지 않으련만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인가 보다. 정해진 길로 가지 않으니 기사가 먼저 “데모를 하니 천변으로 돌아서갑니다.” 하고 승객들에게 먼저 말해주었으면 친절한 기사님으로 칭찬 받았을 것이다. 승객들의 안전과 안내는 서비스업의 필수적 의무다. 많은 사람들로 창밖은 잘 보이질 않았다. 기사님도 업무에 지쳐서 짜증이 나겠지만 그래도 공손한 태도가 더 아름답지 않을까?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말만 잘하면 모든 것을 용서한다. 조리 있고 상냥한 말씨는 상대방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든다. 함부로 말을 해서 서먹한 관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사로 하는 말이 그 사람의 인품을 드러내는 마음의 거울이다. 무심코 하는 말로 생사를 가르기도 하니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공손한 태도로 서로를 다독이며 사는 지혜가 필요하려니 싶다. (2011.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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