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의 여명/김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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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의 여명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김길남
오랜만에 기쁜 소식을 들었다. 소말리아의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 쥬얼리호를 청하부대 최영함이 UDT대원들을 투입하여 구출했다는 뉴스였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하도 팍팍하여 답답해하고 있을 때 이런 뉴스는 뱃속까지 시원하게 했다. 선장만 부상을 당하고 나머지 선원 20명을 무사히 구출했다니 얼마나 좋은가. 무장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하면서 우리 대원은 아무 피해가 없었다 한다. 대한민국 무적해군의 전투능력을 크게 알린 쾌거다.
소말리아는 내전에 시달리며 정부의 권력이 전 국토에 미치지 못하는 분쟁국가다. 국민들은 먹고 살기 어렵고 비참한 생활을 한다. 굶어죽지 않으려고 평범한 사람들이 해적이 된단다. 그렇게라도 달러를 벌어야 식구들이 생명을 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에게 장래 꿈이 무엇이냐 물으면 해적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니 다른 방도가 없는 모양이다. 그 지역은 스에즈운하를 통과한 배들이 지나는 길목이다. 배 한 척을 잡으면 수십억 원을 받을 수 있으니 해적질을 한다. 지난번에 삼호드림호도 납치되어 100억 원의 몸값을 치르고 풀려나지 않았던가. 요즘은 점점 몸값이 올라간다니 더 큰 문제다.
해적두목들은 현 정부에서 쫓겨난 군벌들이다. 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자리를 잡고 해적단을 조직하여 활동한다. Ak자동소총과 로켓 발사기 등으로 중무장하고 고속보트를 갖추어 커다란 배를 따라잡아 공격한다. 높은 배에는 긴 사다리를 조립하여 오른다고 하니 개미가 코끼리를 잡는 모습이다. 배는 크지만 속도가 느리고 무장한 군인이나 경찰이 없으니 대항을 못한다. 조타실을 점령하고 선원을 감금하여 해적기지로 끌고 간다. 도피한 군벌들이 영국 런던에 해적본부를 두고 상선의 크기와 속도, 소속, 인원, 행선지, 운행시간, 선적물, 배의구조들을 미리 알아보고 정보를 제공하여 납치하는 일을 돕는다. 납치를 한 뒤에는 납치당한 측과 협상을 한다.
해적질을 하여 받은 돈은 고루 분배한다. 비율은 일정하지 않으나 두목이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자금 조달자가 20%, 협상 스폰서가 30%를 차지한다. 해적두목은 다시 무기를 구입하고 더 좋은 장비를 갖추며 주민들에게 시혜를 베풀어 인심을 얻기도 한단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우리 청해부대원들은 치밀하게 작전을 세워 민첩하게 실행했다. 한나라 때 한신 장군이 썼다는 성동격서작전(聲東擊西作戰)을 폈다. 여명의 시간을 이용하여 최영함은 왼쪽에서 함포로 공격하고 링스헬기는 엄호사격을 퍼부었다. 그 순간에 고속 고무보트를 탄 UDT대원들은 오른쪽으로 접근하여 배에 올랐다. 불과 6분 만에 배에 오른 대원들은 선내에 들어가 30분이나 교전했다. 우리 선원들이 해적과 섞여있어 구분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잘 가려서 사살했다. 잘 모르지만 연막탄을 터뜨리고 들어갔다고도 한다. 군사작전이라 확실히 밝히지는 않았다. 배의 격실이 51개나 되어 모두 수색하여 찾아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새벽 4시 58분부터 9시 56분까지 5시간 걸려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리 청해부대 대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 작전으로 죽음의 사슬에서 풀려난 피랍자들은 얼마나 좋았을까.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얼마나 기뻤을까. 이 작전을 승인한 대통령과 작전 수행에 목숨을 건 해군에게 백번이라도 절을 하고 싶었을 게다. 아무 관계도 없는 나도 춤이라도 추고 싶은데 당사자들은 말해서 무엇 하랴. 온 국민이 환호했을 게다.
이번 구출작전으로 우리 해군의 위상을 세계에 떨쳤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해군이 이번 작전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배만해도 8차례나 납치되어 많은 몸값을 지불하고 돌아온 일이 있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협상하는 것보다 구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해적은 훈련을 잘 받은 군인이 아니므로 작전에는 서툰 면이 있다. 이번처럼 면밀히 작전을 세우면 구출하는데 어려움이 적을 것 같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구출작전을 자주 펴니 해적이 잘 덤비지 않는다는 정보도 있다.
세계 여러 나라는 해적 근거지를 소탕하여 피해를 막지 왜 그냥 두는지 모르겠다. 또 영국에 있는 해적 본부도 무엇 때문에 없애버리지 못하는지 의심스럽다. 해적과 협상을 하는 것을 보면 정체가 들어나는데도 제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다시는 우리 배가 해적에게 납치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해적질과 같은 나쁜 일은 못사는데서 일어난다. 배불리 먹고 넉넉하게 산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못살고 굶주리는 나라를 잘 사는 나라들이 도와준다면 없어질 일이다. 자기 배만 채우지 말고 나누는 정신이 온 세계에 번졌으면 싶다.
( 2011. 1.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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