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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손목시계/이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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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95회 작성일 11-01-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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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손목시계 전주안골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손목시계란 시간을 보기위해 손목에 차고 다니는 시계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언제 어떻게 정해졌는지 모르지만 남자는 왼쪽 손목에 여자는 오른쪽 손목에 차고 다닌다. 그런데 여자는 손바닥 쪽 손목에 시계의 얼굴이 오게 하고, 남자는 손목등쪽에 얼굴이 오게 차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손목시계가 한때는 부를 상징하는 사치품처럼 자랑스럽게 차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시간이 맞고 안 맞고는 뒤로 치고 팔소매를 걷어 올리고 시계가 잘 보이게 차고 다녔다. 그때는 태엽시계여서 용두를 돌려 태엽을 감아주어야 시계가 움직였다.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시계를 생산하지 못했었다. 세계적으로 시계공업이 발달된 나라는 스위스로 시계를 수공업으로 만든다고 했다. 나는 20대 초반에 시계를 처음 사서 차고 다녔다. 시계이름은 오래되어 가물거리는데 '부로바'였던가. 스위스제 중고시계로 하얀 바탕에 까만 해군마크가 찍혀있는 시계였다. 그것도 새것이 아니였지만 새것이나 다름없이 상당히 비싼 값에 큰 마음을 먹고 구입했었다. 하지만 시계는 중고를 사면 좋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 시절에는 중고시계도 없어서 구입하기 힘든 때였다. 객지생활을 하면서 차고 다니다가 고향에 내려오면 시계를 처음 본다는 노인들도 있었고, 아이들은 한 번 보자고 따라 다니기도 했었다. 그런 시계가 건전지를 사용하는 시계로 발전하였다. 마침내 우리나라에서도 시계를 대량생산하여 외국에 수출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계가 흔해져 노점에서 파는 3천 원짜리 시계까지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이 시계를 차고 다닌다. 거리를 누비는 개도 시계를 물고 다닐 정도로 흔해진 전자시계시대가 되었다. 나는 요즘 손목시계의 유리가 깨어져 서랍에 팽개쳐 놓고 있다. 시계가 없어도 그리 불편하지 않다. 거실에는 큰 벽시계가 걸려있어 시간이 되면 뎅 뎅 울려준다. 안방 벽에도 둥근 시계가 걸려 있어서 눈만 뜨면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외출 시에는 휴대폰에 시계가 있어 조금 불편하지만 호주머니 휴대폰을 열어보면 시간을 알 수가 있다. 내 손목시계의 유리가 두 번이나 깨어져 유리를 갈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 유리가 술에 취해 어디에 부딪쳤는지 깨어졌다. 옛날처럼 시계가 필요치 않아서 고칠 생각을 않는 것이다. 지금도 명품 고급시계는 결혼 선물이나 약혼선물로 주고 받는다. 명품 롤렉스시계는 지금도 몇 백만 원을 주어야 한다. 시계 안에 보석이 많이 들어 있고 시곗줄도 순금으로 만든다고 한다. 한 번은 신문 선전문을 보고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니어서 송금을 했더니 금시계가 왔었다. 겉모습은 그럴듯했지만 한 3년 차고 나니 시곗줄의 고리구멍이 망가져 AS도 받지 못하고 버린 일이 있다. 지금 내 고장난 사각 금시계는 건전지 시계지만 고급시계로 20여 년 전에 20만원을 주고 샀는데 지금도 유리를 주문해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동네 시계포에서 비슷한 시계의 값을 물어보니 5~6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시계를 구입하거나 있는 시계를 수리할 생각은 없다. 없어도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사 모든 게 전성기가 있다. 시계도 보물로 여길 때가 있었듯이 사람도 좋은 시절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그걸 모르고 넘기는 게 사람이다. 나도 젊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인생 저축통장에 남아있는 인생예금이 거의 바닥나는 듯하다. 고장난 시계처럼 버림받지 않으려고 나도 날마다 이것저것 배우려 노력하며 수필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나는 고장난 시계에게서 또 한 수 배웠다. (201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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