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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돼지, 닭과 오리의 죽음을 곡함/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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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21회 작성일 11-01-0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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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돼지, 닭과 오리의 죽음을 곡함 김 학 육식동물인 호랑이가 초식동물인 토끼에게 정권을 넘긴지도 어느덧 10여일이 지났다. 그런데도 호랑이 집권 때 발생한 구제역(口蹄疫)이란 질병이 갈수록 번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 조류독감까지 발생하여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오호, 통재라! 경북 안동에서 시작한 구제역이 경기도, 강원도, 인천, 충청남북도를 휩쓸고 있다. 구제역 발생지를 중심으로 3킬로미터 이내의 소와 돼지를 거둬다 땅에 묻는 살처분(殺處分)을 하고 있다. 죽어간 소와 돼지가 벌써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고 한다. 죽어가는 그 짐승들의 통곡소리가 하늘을 울리고 그들의 몸부림이 지축을 흔든다. 오호, 애재라! 아직까지 구제역의 청정지역이라는 전라남북도에서는 또 조류독감이란 괴질이 번져 닭과 오리가 소와 돼지처럼 죽어가고 있다. 지금 한반도 휴전선 이남에서는 소와 돼지, 닭과 오리가 큰 수난을 겪고 있다. 이러다가 이 한반도에서 소와 돼지, 닭과 오리가 멸종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오호, 슬프고 슬프도다! 소와 돼지, 닭과 오리의 살처분에 동원된 사람들은 악몽에 시달려 밤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한다. 따뜻한 가슴을 지닌 그들이 어떻게 태연자약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도 이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끝난 게 아니라 확산일로에 있어 안쓰럽다. 농민의 식구 같은 가축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목숨을 잃어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감염우려가 있다고 하여 멀쩡한 소와 돼지, 닭과 오리들이 구덩이에 파묻혀 죽어야 하니, 세상에 이런 비극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는 한탄이 한숨에 섞여 절로 나온다. 60년 전 6‧25 한국전쟁 때 억울하게 죽어간 백의민족의 원혼도 아직 달래지 못하고 있는데 착하디착한 소와 돼지, 닭과 오리들마저 이처럼 비참하게 죽어가니 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오호, 통재라! 소와 돼지, 개와 닭은 농민들에겐 피를 나눈 식구나 다를 바 없는 가축들이다. 이들 가축이 아프면 농민들은 수의사를 불러 치료를 하고 단방약을 구해 먹이며 가슴 아파 했었다. 이들 가축들은 조상 대대로 이 땅의 백성들을 위하여 헌신봉사한 죄밖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런 가축들이 마구 죽어가고 있는데도 은혜를 입은 이 나라 백성들이 손을 쓸 수 없어 고작 살처분이나 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축산농민들은 피눈물을 흘리지만 누구 한 사람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나라에 유능한 수의사도 많고 선진국에 유학하여 학위를 받은 수의학 박사들도 많을 텐데 왜들 손을 놓고 있는 것일까? 현대의학으로 다스릴 수 없다면 용한 점쟁이라도 불러다 진혼굿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오호, 애재라! 이 한반도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소와 돼지, 닭과 오리들의 명복(冥福)을 빈다. *김학 약력 1980년 월간문학 등단/《수필아, 고맙다》등 수필집 11권, 수필평론집 《수필의 맛 수필의 멋》/ 펜문학상, 전주시예술상, 전라북도 문화상, 한국수필상, 영호남수필문학상 대상, 신곡문학상 대상, 목정문화상 등 다수 수상/ 전북수필문학회장,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펜클럽 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역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전담교수/ e-mail: crane43@hanmail.net http://crane43.k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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