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이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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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속에 보낸 경인년
-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이금영
오늘따라 함박눈이 아침부터 내렸다. 또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나간 경인년을 돌아보면서 국내에서는 남과 북의 대립과 갈등 속에 봄에는 백령도 앞에서 우리해군 천안함의 침몰사건이 있었고, 또 가을에는 연평도에 북한이 포격을 가해 아까운 국군 장병과 민간인들의 희생이 있었다. 자식 키우는 엄마로서 그 애절함에 가슴이 저미는 한 해였다. 그리고 우리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추가 가을장마로 흉년이 들어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금치가 되었지만 그런대로 김장들은 조금씩 할 수 있었다. 우리 식구들은 올 한 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 인륜의 대사인 경사도 있었다. 축복받은 한 해를 뒤돌아보며 우리 집 10대 뉴스를 정리해 본다.
1. 딸 신나리 10월 2일 혼인하다
우리 딸 신나리가 한 청년을 사랑하게 되었다. 한 살 많은 서른 살 경상도 청년을 사귄지 1년이 되었을 때 인사차 집으로 데리고 왔다. 반갑기도 하였지만 딸 가진 엄마로서는 우리 딸이 아깝단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또 1년 만에 그 믿음직한 청년과 서울 포이동성당에서 많은 친척과 지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혼례를 올렸다. 이 두 사람은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두 사람의 힘으로 작은 둥지를 마련하여 소신껏 신혼살림을 차렸다. 기특하고 대견하기도 하지만 도와주지 못한 엄마 마음이 아픔으로 남았다. 우리 가족이 된 한 사람을 더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주님의 은총으로 행복한 성가정을 이루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엄마, 오빠가 이제 이 서방이 된 거야!”
2. 아들 신동민 집을 떠난 지 8년 만에 금의환향
이게 웬 떡인가! 항상 짝사랑만 하는 것 같았던 아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취업을 하여 LG전자 전주지사 관리직으로 발령을 받아 집으로 돌아 왔다. 본인은 지방이라 별로 탐탁하지 않게 여겨 드러내놓고 기뻐하지도 못했다.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서 먹이고, Y셔츠를 다려 입히고, 출근하는 아들을 보는 기쁨이 나의 행복이다. 아들은 열심히 사회인으로서의 몫을 다하고 있다. 아들이 장성하니 아버지와 찰떡궁합이다. "어머니!" 하고 들어오면 집에 생기가 넘친다.
3.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다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우리 집에도 내 눈 때문에 걱정이었다. 갑자기 눈이 흐려지고 어지러웠다. 전북대학병원 안과에서 진단을 받아보니 눈 실핏줄 파열이라고 하여 충격을 받았다. 양쪽 눈이 차례로 그 증상이 나타나 걱정도 많이 했다. 레이저로 치료하고 지속적인 정기 검진을 받고 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서 세밀한 검사를 받아야지 싶다. 눈이 불편하니 책읽기나 글쓰기에 어려움이 많다. 그리고 매사에 자주 심한 피로를 느껴 건강검진도 받았다. 혹시 불길한 증세라도 나타날까봐 서둘러 김장도 하였다. 검사 결과는 '십이지장염 치료 요함'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갑상선에는 큰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왜 그렇게 피곤할까? 나이 탓인가? 피곤해도 운동을 꼭 해야 된다는 권유를 받았다. 나한테는 걷기운동이 적합한 것 같다. 이제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낭가 되었나 보다.
4. 남편 신재철 님의 치과 임플란트 치료로 고액 치료비 지출
남편은 치과에서 임플란트와 브릿지 교체를 1년여 년 동안 치료를 하였다. 음식을 제대로 못 먹고 고생도 많이 하였다.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다행이고 아직도 공사 중이며, 치료비로 거액을 지출하였다. 운동은 탁구로 몸을 단련시키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 '신재철 님이시어, 언제나 청년이소서!'
5. 딸 혼인하기 전 우리가족 추억 만들기 여행
내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혼인을 한 달 남겨놓고 우리 딸의 계획으로 중국 장가계 원가계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결혼 준비나 잘했으면 싶었으나 계획된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기어코 아들딸과 함께 네 식구가 여행을 떠났다. 말로만 듣던 장가계와 원가계를 아들의 손을 꼭 잡고 둘러보았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다. 이 행복의 순간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토록 기억될 것이다. “딸아 고맙다!”
6. 신재철 님, 수채화 그룹 전시회 작품 판매 수입으로 입금
남편의 열정이 대단하다. 수채화와 사군자를 취미로 시작한 지 3년이 되었다. 전남 광주에서 전국노인서예대전 문인화부문에서 특선을 받기도 하고, 수채화 회원전을 전북예술회관에서 열었는데 작품이 팔려 수입이 생겼다. 또한 방과 후 미술 강사로 수채화를 지도하면서 아직은 현역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아직도 남편은 예일대학생이다.’ (*예일대는 예전에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뜻)
7. 내가 격월간 《수필과 비평》105호에서 수필가로 등단하다
전주안골노인복지관에서 2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2년째, 수필창작반 수강을 하고 있는데도 수필쓰기는 여전히 머나먼 여정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필로 등단을 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제는 수필가라는 자격증을 가졌으니 더욱 노력하여 그에 걸맞은 글을 써야 될 것이다. 오늘도 수필이론을 공부하면서 ‘서두는 간결하고 산뜻하게’ 시작하라는 이론을 배웠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내 수필이 실린 동인지가 4권이나 나왔다. 독자들이 내 글을 읽고 어떻게 평가할까?
8.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독서 논술 자격증 취득
작년에는 다문화가족 한국어강사 교육을 수료하였고, 올해는 독서논술 자격증을 취득했다.
다문화가족 아동 독서지도 초등 3학년 강수헌 어린이와의 인연으로 10개월 동안 동화책을 같이 읽고 독후감과 동시를 쓰고, 축구장에도 같이 가고, 모악산 등산도 하였다. 전통미술관과 수목원으로 손잡고 현장학습을 하면서 내가 배우기도 하고 지도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가 행복하게 보냈다. 독서는 모든 학습의 기본이다. 강수헌 어린이로부터 가장 기쁜 소식을 들었다.
“선생님, 저 학기말시험에 3등 했어요!”
9. 밭농사의 즐거움과 괴로움
밭농사를 지으면 재미도 있지만 참깨 농사만큼은 뜨거운 여름이라 무리수가 따르는 것 같다. 옥수수, 수박, 참외는 따먹는 맛으로 할 만하였다. 수박모종 3개에서 덩그런 수박이 3개나 열려 고마워서 '이쁜수박'이라 이름 지었고, 노란참외는 10개를 모종했는데 족히 30개쯤 달렸다. 새참으로 따먹을 수 있어 꿀맛 같아 '착한참외'라 했다. 옥수수는 한겨울인 지금도 조금씩 넣어 옥수수밥을 해먹는다. 들고 갈 수도 내려놓을 수도 없는 뜨거운 고구마 농사를 내년에도 지을까 말까?
10. 친정 큰 이모 94세로 별세
오늘의 나를 있게 한 큰 이모가 벚꽃이 만발하던 4월에 머나먼 길을 떠나셨다. 친정 조카와 시댁 조카를 중매하여 사돈지간인 나와 남편을 부부로 맺어 주셨던 분이다. 큰 이모는 이모가 아니라 친정어머니 같았고, 내가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허전한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시댁에 가면 담 너머로 이모 댁에 불빛이 반짝거렸는데 이모가 안계시니 깜깜한 지붕만 희끄무레 보였다.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보고 싶은 마음에 코가 시큰하였고 울고 싶은 것을 참느라 침을 꼴깍 삼켰다.
전주에 눈이 20.3센티나 내렸다.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누구나 무탈하게 연말을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다. 어른은 어른대로 그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서로가 믿어주며, 젊은이 또한 노력과 끈기로 제몫을 다할 때 가정과 사회는 밝아지고 평화가 유지되리라. 어지럽고 힘든 세상에서 가족은 힘이요 믿을만한 언덕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되새겨 본 한해였다.
(2010.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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