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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부부들의 봄나들이/윤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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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32회 작성일 10-12-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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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부부들의 봄나들이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윤 석 조 전주 덕진구청 주변과 우성아파트 도로가에 벚나무들이 꽃을 활짝 피웠다. 그 벚꽃의 눈꽃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만나는 사람마다 벚꽃이 좋다며 밝게 웃는다. 어떤 이들은 발걸음도 가볍게 그 밑을 걸어가거나, 아예 나무 밑 의자에 앉아 봄을 즐기고 있다. 오늘은 대학 입학동기들의 모임 날이다. 교육자로서 같은 길을 걸으며 오랫동안 유지해 온 부부모임이다. 삼십여 명이 모여 우의(友誼)를 다져왔다. 그동안 회원들이 이사를 하거나 저 세상으로 간 친구도 있어, 부부모임은 매년 두어 차례 갖고 지금은 남자들만 다달이 만난다. 새봄을 맞아 부부모임으로 군산과 서천지방을 돌고 온다는 총무의 연락을 받고 전주시교육청 입구로 나갔다. 오랜만에 사모님들도 만나 더욱 반가운 자리였지만, 사모님이 투병중이거나 친구가 바빠 못 오는 경우가 있어 여섯 부부만 참가하게 되었다. 옛날 이 때가 되면 전주 군산 간의 백리길 벚꽃의 아름다움이 추억으로 남아 있어서인지 옛날의 전군도로를 따라 너른 들 가운데를 달리고 있었다. 전주 시내나 전주천변 벚나무는 꽃이 활짝 피었지만, 호남평야 들녘의 벚나무들은 꽃망울로만 달려 있어 기온 차를 확인하는 길이 되었다. 군산 시내를 벗어나 군산의 이름난 은파유원지를 찾았다. 갓 피어난 주변 봄꽃들이 노인들을 환영해 주고 있어 옛날 추억이 살아났다. 이곳은 30여 년 전 군산여고에서 근무할 때 학생들과 함께 두어 차례 와 본 한가한 곳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더니 주변이 몰라보게 변했으며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잘 조성되어 있다. 양지쪽의 성급한 벚나무는 꽃망울을 터트려 웃는 얼굴로 우리들을 맞아주고, 유원지의 푸른 물조차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유원지를 가로 지르는 ‘물빛다리’가 아주 멋있게 놓여있고, 출입구에 ‘사랑의문’ 이란 글로 장식하여 상징적이었다. 다정한 사람들끼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우리들도 그들 틈에 끼어 모두 마루 다리를 걸었다. 사이사이에 쉬어가는 공간도 있어 밀어를 나눌 장소가 될 듯하였다. 다리 건너 산자락에 분수와 꽃나무들이 심어져 있었고, 주변에 맑은 물이 흐르게 되어 있어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호수 둘레로 만들어진 산책길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걷고 싶었다. 달 밝은 밤의 운치(韻致)를 상상(想像)하니, 내 늙음이 저 멀리 달아난 듯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란 속담을 지켜주려는 듯 예약된 금동 바닷가의 군산횟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30여 년 동안 각 TV방송국에서 자주 방송되었다고 하였다. 더구나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점 100선”에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집이라고 입소문이 나서인지 식도락(食道樂) 손님들로 만원이었다. 군산 내항에 자리 잡은 ‘진포해양 테마공원’을 찾았다.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자신이 만든 화포를 이용하여 함포사격으로 금강주변에서 약탈하는 왜구 오백여 척의 대 선단을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여 만들었다고 하였다.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올바른 역사의식 확립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당시 전투 현장이던 내항일대에 육해공군의 퇴역장비 13종 16대를 옮겨놓은 곳이다. 퇴역한 해군 함정 위봉함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보름 전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된 우리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과 비슷한 구조(構造)를 하고 있어 새삼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천안함에 탑승하고 있던 104명 중 58명은 구조(救助)되고 46명이 실종되었다고 하였으며 배가 두 동강이 나서 바다 밑에 있다고 하였다. 함정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구조(救助)되지 못한 장병들과, 우리나라의 안보를 걱정하는 시간이 되었다. 조금 떨어져 있는 바다위에 부잔교(3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일본이 호남평야에서 나오는 쌀을 빼앗아가기 위해 건설한 것이었다. 광복 후 못 실어간 벼를 집집마다 배급을 주어서, 우리 동네 사람들이 지게로 군산에서 가져다 먹었었다. 학교에서 멀건 풀죽을 얻어먹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고운 모래사장과 푸른 송림을 안고 있는 춘장대 해수욕장을 둘러보니, 잔등 넘어 홍원항에서 주꾸미회로 봄날을 즐겼던 3년 전 추억이 되살아났다. 이때 궂은 날씨로 못 갔던 동백정을 찾아갔다. 동백나무의 북방 한계선이고 천연기념물인, 오백년 생 동백나무 숲이었다. 밑에서 바라보니 작은 산이 온통 붉은 색이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상춘객들로 작은 동산은 이미 만원이었다. 나무계단으로 올라 노을 진 서해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늙은이의 꿈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은 가는 곳마다 좋은 봄날이었다. 손수 운전을 하며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주고 저녁식사까지 해결해준 총무님이 고맙기만 하였다. 지난 추억으로 좋은 시간이 되기도 하였지만, 모처럼 부부들이 함께한 즐거운 하루였다. (2010.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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