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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매와 건망증/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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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52회 작성일 10-10-1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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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와 건망증 행촌수필문학회, 벽송 김정길 요즘 정보기술산업(IT) 기기(器機)들이 서서히 나의 생활전반으로 파고들면서부터 디지털치매 현상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휴대폰 검색이 아니면 지인들의 전화번호도 잘 기억나지 않고 인터넷이 안 되면 한밤에 정전으로 암흑세계가 된 것처럼 모든 업무가 마비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한 술 더 떠서 메모하지 않으면 곧 잘 잃어버리거나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인사를 해 놓고도 한참 뒤에야 생각나는 건망증도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친구들은 나의 하소연을 들을 때마다 자기네들도 쉰 살이 넘은 뒤부터 기억상실증을 겪기는 마찬가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기고 만다. 하지만 아내는 내가 몹시 사랑하는 주님(술)이 뇌세포를 손상시키고 디지털치매나 건망증을 부추긴다는 경고성 발언을 하며 자꾸만 내 어깨를 움츠러들게 한다. 그리곤 “어떤 약속을 시간이 지난 뒤에야 기억하면 건망증이고, 끝까지 약속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증상이다.”며 나를 놀려댄다. 이제는 두 아들까지 주님(술)을 사랑하는 나의 건강 문제 때문에 성화를 부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음주와 흡연으로부터 자유로운 아내도 외출하면서 이따금 화기단속을 잘 해 놓고도,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 놓고 나왔다며 허겁지겁 집으로 뛰어가곤 한다. 그리고는 죄 없는 나이 탓을 하며 쑥스럽게 웃는다. 우리 부부의 고민을 의사와 상담했더니 디지털치매증상은 모든 사람의 공통된 사항이라며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나의 건망증의 주된 요인은 나이 탓도 있지만 주로 과음이 문제이고, 아내의 건망증은 폐경으로 인해 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노인들의 질병으로만 알려졌던 치매가 스트레스. 고혈압. 당뇨 등이 증가하면서 사십대와 오십대의 젊은 층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학계의 발표가 더욱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신세대도 아이폰. 인터넷. 내비게이션 등 정보기술산업(IT)이 발달하면서 디지털치매를 겪기는 마찬가지인가 보다. 뇌의 인지기능을 IT기기를 이용한 검색에 너무 의존하다보니 기억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노래방기기가 등장한 뒤부터는 가사를 외워서 부르기보다 화면에 의존하는 나의 습관도 디지털치매를 부추기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과음을 한 뒤 이튿날 숙취 해소 속도가 늦어지는 걸 보면 내 스스로도 신체 기능이 점점 약해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아내는 음주량이 많고, 새벽부터 일어나 산에 가거나 틈만 나면 돋보기를 쓰고 컴퓨터 앞에서 글 쓰는 나의 건강문제 때문에 노심초사다. 이제부터 아내의 의견대로 음주량을 줄이면서 뇌에 산소공급이 잘되게 하고 기억력 감소를 막아주는 유산소운동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성싶다. 뇌의 기억력을 돕고 뇌세포의 성장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달걀. 콩. 은행 등의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할 모양이다. 세계 장수촌으로 알려진 코스타리카 니코야반도에서는 102세 노인이 자전거를 타고, 104세 노인이 장작을 패며, 92세의 노인이 목동으로 일을 즐긴다고 한다. 또 큰소리로 웃고, 적게 먹으며, 운동을 즐기고, 자연산 음식을 먹는 게 장수의 비결인가 보다. 아무튼 나도 잘못된 음주습관을 고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지인들과 취미생활을 즐기며 일과 명예와 돈보다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할 모양이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치매와 건망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지혜가 아닌가 싶다. (20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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