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불효자는 웁니다/이의민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불효자는 웁니다/이의민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3건 조회 628회 작성일 10-10-12 13:11

본문

불효자는 웁니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나는 이 글을 쓸까말까 많이 망설였다. 어머님의 과거를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머님은 물 좋고 공기 좋은 임실군 신덕면 수천리에서 평산 신 씨 집안의 3남매 중 고명딸로 태어나시어 귀염둥이로 사셨다고 들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선비 농사꾼이셨다 .큰외삼촌께서는 신덕면 호적계장을 오래하셔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아버님과 중매로 결혼을 하시어 농사일과 길쌈으로 평생을 사셨다. 길쌈을 잘하시고 얌전하기로 근동에서 소문이 났었으며, 말년에는 아들 따라 도시로 나오시어 그런대로 사셨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치매로 고생하셨다. 그러나 어머님 생전에 잘못모신 불효가 죄스러워 글로나마 사죄하는 게 도리인 듯싶어 어머님의 영전사진을 모셔놓은 방에서 나는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어머님 영정사진 앞에는 생전에 가톨릭 신자여서인지 아내가 성모마리아 상을 모셔놓았다. 장마 때라 날마다 후텁지근한 날씨다. 오늘도 비는 오지 않지만 자욱한 안개로 아침을 연다. 나는 보리가 누렇게 익어갈 무렵이면 6·25 때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우리 집은 피난 온 친척들로 북적웅성거리며 살았다. 그때 서울서 대학교수로 있다는 40대 중반의 내외가 아이들 셋을 데리고 우리 작은 방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분은 누가 보아도 농사짓는 촌사람이라고는 보지 않게 생겼다. 그러니 며칠에 한 번씩 나오는 인민군 정치보위부 사람들이 반동분자를 색출하러 온다고 하면 이 분은 부엌 아궁이에서 검정을 손에 바르고 얼굴에도 조금씩 발라 분장을 하여 몇 차례 넘겼다. 그리고 자기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아이들에게 인민군 노래를 열심히 가르치기도 하였다. 그때 어머니는 끼니를 준비하려고 여자들을 이끌고 날마다 보리쌀을 갈았다. 원래 식구가 많으니 아침 먹고 나면 다음 끼니를 준비하는 게 날마다 되풀이 되는 일과였다. 저녁은 보리를 볶아 확독에 갈아 죽을 쑤면 어른도 한 그릇 아이들도 한 그릇씩 차지했다. 하지만 죽이 모자라서 어머니는 멀건 물만 마실 때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 죽은 요새말로 웰빙식품이었다. 말년에 우리와 함께 도시에서 사시면서도 동생 내외가 맞벌이라 두 아이를 어머님께서 길러 주셨다. 말년에도 그렇게 한 몫을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렇게 좋은 세상이 되었으니 오래 살아야 할 텐 데 하셨다. 그래서 그랬는지 93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런데 마지막 3년이 고생이셨다. 치매로 세상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사람도 몰라보고 옷 보따리 싸들고 아파트 현관까지 앉아서 기어 나오시어 신발을 찾으셨다. 어디 가시느냐고 물으면 우리 집에 가서 식구들 밥을 해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게 우리 집인데 어디를 간다고 하시느냐고 하면 여기는 양로당이라고 하셨다. 완전히 옛날 시골에 살 때로 돌아가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하셨는데 다행히 대소변은 가려서 자식들 고생을 덜 시켰다. 그때 나는 치매는 치료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치료도 제대로 못해드린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그때는 의사도 치매는 못 고친다고 해서 그 의사의 말을 믿었다. 돌아가신 후에야 치매도 치료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다면 치매도 고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이 못난 자식은 어머니가 어서 돌아가시는 게 어머니에게도 행복일 거라 생각하고 돌아가시기를 바랐으니 이런 불효자가 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정말 어머님 영정사진 앞에서 뒤늦은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어머니, 죄송합니다. 이 불효자식을 용서하소서. 어머니, 어머나……. (2010.7.4.)

댓글목록

profile_image

차순덕님의 댓글

차순덕 작성일

profile_image

청운님의 댓글

청운 작성일

profile_image

청운님의 댓글

청운 작성일

잘보았읍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