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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목부상을 입고(2)/한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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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44회 작성일 10-09-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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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목부상을 입고(2) -방송아카데미교육을 마치며-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한일신 우리 집은 기린봉 숲 덕분인지 에어컨 없이도 여름철 더위를 모르고 지냈다. 헌데 올해는 그게 아니었다. 깁스한 팔 때문인지 더위를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마침 KBS 전주방송총국과 전북대학교가 공동으로 마련한 방송아카데미 19기 수강생 모집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혼자 참가하기는 어려운 일이어서 궁리 끝에 아래층에 사는 이 여사와 함께 지원서를 냈는데 다행히 둘 다 선정이 되었다. 첫날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교육장소인 전북대학교 강의실로 갔다. 먼저 나온 이정호 KBS전주 문화사업팀장이 환한 미소로 악수를 청하며 반겨주었다. 강의실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찼다. 나는 에어컨 밑에 자리를 잡았더니 시원해서 살 것 같았다. KBS 아나운서 사회로 시작되어 전북대학교 총장과 KBS 전주방송총국장의 인사가 있었다. 총장님은 현장감이 조화된 교육을 강조하셨고, 총국장님은 프로그램기획, 촬영, 편집, 더빙, 송출에 이르기까지 방송제작에 관한 전반적인 것을 공부한다고 했다. 나는 새로운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용어에 대한 어려움을 동시에 느끼며 겁이 나기도 했지만,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을 다졌다. 오늘은 프로그램 기획과 다큐멘터리제작에 대한 강의가 있었는데 수강생들의 눈빛은 생기가 넘쳤다. 오후엔 조 편성이 있었다. 각 조는 큰 기획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3일간 토론을 거쳐 구성안을 작성해서 그 아이템으로 진행하고, 또 이틀 동안 실내외 촬영 후 4일 정도에 걸쳐 편집하라고 했다. 우리 조엔 고등학교 학생과 교사가 있어서 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게 실감났다. 둘째 날이었다. 오늘은 버스를 타고 전북권 방송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거점으로 KBS․MBC․JTV 송신설비가 집결된 모악산 송신소를 견학하려고 차를 타고 가서 금산사 주차장에서 내렸다. 이 팀장의 특별한 배려로 나의 보호자격인 이 여사와 함께 KBS 차를 갈아타고 제일 먼저 정상까지 갔다. 감사한 마음으로 송신소 전용 케블카에 올랐는데 아뿔싸, 웬 벌들이 나한테 덤벼들어 석고붕대 밖으로 빠져나온 손가락을 마구 쏘아댔다. “아이고, 나죽어!” 오른손을 휘저으며 두 발을 동동 구르자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 어디로 숨을 수도, 그렇다고 맞서 싸울 수도 없기에 따가움을 참으며 오른팔로 왼손을 감싼 채 웅크리고 있었더니 또 한 마리가 등을 쏘고 달아났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서 밖을 보다가도 벌겋게 충혈된 손가락으로 줄곧 시선이 쏠렸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견디기가 수월했지만, 벌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떨칠 수가 없었다. 어디선가 벌들이 또 나타날 것만 같아 송신소 내부를 건성건성 보면서 어서 빨리 안전지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지금은 송신소 건물 옥상을 등산객에게 공개하고 있어 사전 예약자에 한하여 언제든지 중계소 내부를 견학할 수 있다니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올 생각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동양 최대 규모인 “김제송신소(송신탑 47개, 최대 200M)에 도착했다. 이곳은 전 세계 150개국으로 나가는 수많은 채널의 단파 우리말 국제방송, 중파 사회교육방송, 전주 제1라디오 방송 등이 대 출력으로 송신되고 있다고 한다. 안내자를 따라 우리 일행은 송신 장비를 한 바퀴 돌아본 다음 잘 가꾸어진 소나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에는 "KBS 1TV '희망 로드 대장정' 연출을 맡은 장현석 예능 PD가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사인을 받느라고 길게 줄을 서 있는데 나도 그 틈에 끼어 난생 처음 사인을 받았더니 마치 그들과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사인이 끝나고 TV 예능, 오락 프로그램의 변천사에 대해 재미있는 강의를 들었다. 3일째 되는 날부터는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내 지역미디어센터 실에서 강의가 진행되었다. 이곳에서는 2007년 대한민국아나운서 대상 라디오 진행상을 탄 임수민 아나운서를 만날 수 있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그녀로부터 호흡법과 발성연습 등을 익혔는데 이도 역시 쉽지 않았다. 그녀는 화면에 뉴스대본을 띄워놓고 누가 나와서 한 번 읽어보라고 했다. 아무도 손드는 사람이 없기에 내가 손을 들었더니 아나운서는 의아하다는 듯 정말 나올 거냐며 되물었다. 염치가 없었지만, 박수를 받으며 나도 아나운서처럼 잘 해보리라 마음먹고 나갔는데 막상 읽으려니 숨이 찼다. 중간에서 한참 끊었다 다시 읽었으니……. 내가 이번 교육 때 방송에 관한 지식이 있다거나 아니면 예습 복습이라도 하면서 수업을 받았으면 좀더 좋았을 것이다. 갈수록 강의내용이 어려워서 쩔쩔맸지만 하나씩 배워가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었다. 그러기에 깁스한 팔의 간지러움도 잊고 7월 29일부터 10일간의 교육을 끝까지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고통은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고통을 치료하는 약이 되는 것 같았다. 오늘따라 매미 소리가 유난히도 요란하다. 맴 맴, 찌∼르르르. 맴 맴, 찌∼르르르. 매미들의 여름 행진곡을 들으며 KBS 전주방송총국에 도착했다. 처음 와본 이곳에서 각 조마다 준비한 결과물을 상영하고 수료증을 받았다. TV 뉴스센터에서 아나운서 자리에도 한 번 앉아보았다. 화면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좀 어설프긴 해도 흐뭇했다. 수강 경쟁률이 높은 이 교육을 마치면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내가 받았던 벌들의 공격은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2010. 8. 7.) 더빙(dubbing) : 대사만 녹음된 테이프에 음악, 효과음 따위를 더하여 다시 녹음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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