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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와 성묘/정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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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89회 작성일 10-09-1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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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와 성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이 돌아오면 어느 집안이나 벌초를 해야 할 묘소가 있게 마련이다. 찾아간 묘소가 벌초가 잘되고 잘 정리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기분이 좋지 않게 마련이다. 또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가노라면 남의 분묘지만 잘 정리된 분묘나 벌초하는 모습을 보면 추석이 다가옴을 실감한다. 매장 문화의 산물이다. 국가적 권장사항이지만 아직도 화장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앞으로 계속될 가정, 사회, 국가적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부모와 조부모님 정도는 큰 부담으로 여기지 않겠지만 핵가족화 되고 저 출산으로 형제가 없으니 벌초와 묘지관리가 큰 문제다. 벌초(伐草)란 무엇인가? 일종의 장례방식으로 시신을 매장하고 봉분을 만들면 봉분의 유실과 묘역의 보존을 위해 잔디를 심어 미관을 유지한다. 춘하추동을 보내다보면 잔디와 잡초가 무성해져 보기에 좋지 않다. 그래서 추석명절 때 성묘객을 위해 잡초를 제거하고 잔디를 다듬는다. 그걸 벌초라 한다. 세월이 흐르다보면 풍우에 시달려 봉분이 무너지고 잔디가 없어져 미관상 좋지 않게 되면 사초(莎草)라 해서 좋은날을 받아 봉분도 다시 만들고 잔디도 보충하여 미관을 회복시켜야한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관심을 갖고 분묘관리를 해야 미관이 유지된다. 유지관리가 잘된 분묘는 무연고 분묘란 불명예를 면하게 된다. 선조들께서는 자손으로서 책임과 의무로 여겨 묘지를 관리하는데 정성을 다하셨다. 금년에도 서울에 있는 성의 있는 조카들이 추석에는 왕래가 복잡하니 일주일 전(9.12.)에 성묘를 다녀갔다. 아버지께서는 아들 삼형제를 두셨다. 손자 여덟에 손녀를 다섯이나 두셨다. 해마다 성의 있게 성묘행사를 치르니 고맙다. 서운한 점은 몇 명씩 불참자가 생긴다는 점이다. 사촌들이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모두 참석했으면 좋겠다. 벌초는 다행히 재당질이 수고를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조부모, 증조부모의 봉사(奉祀)와 벌초를 당질이 하고 있으니 가급적 꼭 성묘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부모님산소의 벌초는 당분간은 괜찮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손, 증손, 현손, 등 과연 앞으로 잘들 해낼까 염려가 된다. 기성세대들은 자손으로 태어났으니 그 경비를 자손들이 분담해 왔다. 그런데 신세대들도 과연 기성세대처럼 잘해낼 것인가 의문이다. 이제 장례문화개혁의 과도기를 맞았다. 벌초문제의 해결책은 분명하다. 매장만 안하면 해결될 문제다. 종산이 있으니 매장할 땅(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유지관리를 위해서다. 국가가 권장하고 장려하는 시책에 따르면 그만이다. 그러나 정 매장문화를 계승하고자하면 외국과 같이 평장(봉분을 없애고)을 하고 묘비를 세우면 사초와 벌초를 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겨라(虎死留皮, 人死有名.) 하지 않았던가? 이제 화장 문화를 정착시켜 수목장, 자연장, 등에 관심을 갖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일이다. 그래도 과제는 남아있다. 기존의 5대조 부모님 이상의 분묘는 거의 위토답이 마련되어 있어 묘제와 벌초문제가 해결되겠지만 고조부모님 이하 조부모님의 3대 분묘가 문제다. 전통적으로 장손의 종가에서 묘지관리를 해온 게 인습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위토답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고민이다. 이 문제는 우리 집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우리사회 모든 가정과 사회문제로서 갈등의 요소이기도하다. 3대 조부모님의 묘소가 분묘라면 유지관리를 위한 위토답이 꼭 필요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 재원 마련이 문제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매장보다 화장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각자가 스스로 유언을 남겨 새로운 분묘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0.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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