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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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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76회 작성일 10-08-1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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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 2010년 8월호 월평> 수필 ‧ 수필가 ‧ 수필문학단체 ‧ 수필의 날 김 학 1.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의 주도로 열린 올해의 수필의 날 행사는 온 수필가들과 수필문학단체의 높은 호응 속에 즐거운 축제가 되리라 기대했었다. 응당 그럴 줄 알았다.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서 창작활동을 하며 수필작품으로만 알던 전국의 남녀노소 수필가들이 그날만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얼굴을 익히고 마음을 소통하는 수필가들의 즐거운 잔치가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해가 세 번째인데 어찌된 일인지 해가 갈수록 수필가족들의 참여의식이 약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러니 애써 행사를 주관하는 분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올해 제10회 수필의 날 행사는 지난 7월 30일부터 1박 2일 동안 경남 함양군 황석산소년수련관에서 열렸다. 7월 15일 열려야 할 행사가 보름정도 늦게 열렸다. 그 이유를 공식적으로 분명히 밝히지 않았으니 행사가 늦어진 까닭을 아는 수필가들도 그리 많지 않다. 올해 수필의 날 행사 슬로건은 <수필 세상 만들기>. 특히 이번 행사는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인 정목일 님이 세 번째 마련한 행사일 뿐 아니라 임기 만료를 앞둔 마지막 행사여서 참석률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숙소가 소년수련관이어서 어른들이 외면한 것일까, 아니면 교통이 불편해서 그런 것일까. '제10회 수필의 날에 다 함께 만납시다'라는 정목일 회장의 글에는 왜 행사가 보름이나 늦어졌는지 명쾌한 설명 없이 그저 양해해달라는 구절만 들어 있었다. 또 수필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친목도모, 권익옹호, 수필발전에 대한 범 수필문단적인 의견수렴과 공감대를 확충하는 계기를 마련코자 한다는 구절도 있었다. 그것은 정목일 수필의 날 운영위원장의 간절한 염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수필가들의 높은 호응을 얻지 못하고 말았다. 수필의 날 운영위원회 조직표에 나타난 수필가들의 숫자만 해도 무려 4백 명 가까이 된다. 그런데 그날 행사에 참석한 수필가는 그 절반도 되지 않았다. 또 우리나라에서 간행되는 수필전문지가 18가지 정도 된다는데 이번 행사에 참가한 전문지 대표는 《월간 한국수필》《월간 수필문학》《계간 수필세계》이고 대부분 외면하였다.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번 행사진행 역시 2008년도 대구에서 치렀던 수준보다 미흡했다는 게 중론이다. 수필집이나 동인지 광고 역시 기기 고장으로 다 소개되지 않아 불만이 컸다. 또 올해의 수필인상도 올해가 세 번째 시상이고 벌써 5명의 원로수필가들이 수상하였다. 그런데 어떤 심사위원들이 어떻게 공적을 심사하여 수상자를 선정했는지, 심사경위 발표도 없어서 아쉬웠다. 찾아주는 상인지 신청하여 받는 상인지도 분명치 않았다. 수필가로서는 가장 명예로운 큰상인데도 처우가 소홀했다. 그리고 이번 수필의 날 장끼자랑 심사는 언급할 가치도 없을 정도다. 차라리 장끼자랑 대신 전국의 수필동인지 가운데 기획과 편집이 뛰어난 동인지를 골라 상을 준다면 우리나라 수필동인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수필전문지 가운데서 우리나라 수필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한 참신한 기획특집을 게재한 잡지를 골라 시상하는 것도 수필의 날에 걸맞은 일이 될 것이다. 그밖에도 여력이 있다면 수필의 날 기념 수필작품현상공모 같은 유능한 신인발굴행사도 시도해 보면 어떨까. 내년 봄이면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회장이 다시 선출될 테니 이제 내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모든 수필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아우를 수 있는 수필가가 선출되어 즐겁고 짜임새 있는 수필의 날 행사를 마련하기 바란다. 그런 분을 뽑는 일은 이제 우리 수필가들의 몫이다. 우리 수필가들과 수필문학단체들이 올해 수필의 날 행사에 높은 호응을 하지 않은 것은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할 일이다. 수필문학의 위상을 높이고, 앞으로는 수필가들의 친목을 다지며, 크고 작은 수필단체들을 한 덩어리로 묶을 수 있는 수필의 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지녔으면 좋겠다. 행사를 주관한 분들은 실컷 고생만 하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미안했을 것이다. 행사를 추진한다는 것은 여름철에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나 같다고 말한 이가 있다. 잘해야 본전이기에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필의 날을 제정하고 수필의 날 행사를 3년째 추진한 정목일 회장의 공적은 한국수필문학사에 크게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2. 월간 《한국수필》8월호에서는 고 월당 조경희 선생 추모특집이 눈길을 끌었다. 조경희 선생은 우리나라 수필계의 대모였다. 집필자들 대부분이 월당 선생과 자신의 개인적인 인연을 회고하며 그 분의 수필에 대한 열정과 후배사랑을 추모하고 있다. 나 역시 1980년 《월간문학》 8월호에서 신인상을 받을 때 조경희, 원형갑 선생이 심사를 맡으셨으니 월당 선생은 나를 수필계로 이끌어 주신 분이다. 월당 선생은 한국수필가협회를 설립하여 종신 이사장을 맡으셨고 《한국수필》을 창간하여 월간지로 키워 오늘에 이르렀다. 월당 선생이 한국수필문단에 끼친 공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반가운 일은 지난 7월 6일 경기도 강화군 강화문학관 2층에 조경희수필문학관을 개관했다는 사실이다. 조경희 선생도 하늘나라에서 몹시 흐뭇해하실 것이다. 이번 《한국수필》8월호에서는 연재 면에 눈길이 닿았다. 여섯 명의 수필가들이 연재물을 집필하였다. 우선 내용이 다양하여 음식의 고장 전주의 잘 차린 백반상(白飯床)처럼 맛깔스러웠다. 다른 어느 잡지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전문수필들이었다. *유혜자의 음악 에세이⑧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1번 G장조 작품 78'을 다루었다. 음악에세이집을 여러 권 출간할 정도로 음악전문 수필가인 유혜자 님은 우리 수필문단의 보배다. 클래식 분야를 넓고 깊게 파고들어 수필의 광맥을 찾는다. 아무나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일이다. 이 작품은 마치 눈을 감고 브람스의 음악작품을 감상하듯 문장 역시 감미로운 그 음악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음악과 문장이 찰떡궁합을 이루어 독자를 황홀경에 빠뜨린다. 음악에 조예가 깊으면 문장에도 그 음악성을 담는 것일까. 이런 작품을 자주 접하면 음악에 대한 상식의 폭까지도 넓어질 터이니 독자로서는 1석 2조의 독서가 될 것 같다. *김경실의 고전을 찾아서(14) 유혜자의 음악 에세이와 겹치지 않나 싶지만 교통정리가 잘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댄스 뮤지컬 <백조의 호수>를 다루었다. 잘 알려진 발레 <백조의 호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과 더불어 차이코프스키가 남긴 불멸의 발레음악이고, 그 백조는 으레 여성의 몫이었다. 그런데 화자가 감상한 <백조의 호수>는 가녀린 여성이 아니라 야성적인 남자백조여서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그 <백조의 호수>는 차이코프스키 추모공연 이후부터 세계적인 수준의 발레로 발돋움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다. 직접 그 공연을 보지 못한 독자들도 화자의 자상한 해설에 귀를 귀울이며 <백조의 호수>의 매력에 빠져든다. 독자는 유능한 러시아 발레의 해설자를 만난 셈이다. 남성백조 무리들의 웅장하고 박력 있는 군무는 토시를 신고 날아오르는 여성고전발레에서 풍기는 고혹적 감각과는 상반된 남성적 힘과 욕망을 보여준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구나 한 컷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상반신 누드에 깃털바지, 맨발의 남성 백조들의 춤이 신비스러우면서도 에로틱하다는 화자의 설명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즐거운 여행은 입담 좋은 가이드를 만나야 하듯 음악 역시 유능한 해설자를 만났을 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동한의 컷이 있는 에세이 ⑦ 블랙홀과 인생, 제목부터가 딱딱하다. 부드럽고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여느 수필과는 확연히 다르다. 과학문제를 수필의 범주 안에 끌어드리려는 시도만큼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어휘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천문학, 우주여행, 여성과학자, 우주론, 우주관, 블랙홀, 대포 탄환, 임계속도, 탈출속도, 핵융합……. 여느 수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단어들이 잇따라 나타난다. 수필이 아니라 과학 교과서 아니면 과학논문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들이다. 수필이란 용광로에 과학을 넣으면 부드럽고 감미로운 서정수필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여전히 딱딱한 과학수필이 나올 뿐이다. 좀 더 정감어린 주제 좀 더 부드러운 문장으로 표현할 수는 없을까? *뉴욕예술현장 산책⑧ 브로드웨이에서/김옥기 타임스퀘어광장은 내가 자주 오는 곳입니다. 이곳에 오면 LG와 삼성, 그리고 현대를 만납니다. 코카콜라, 펩시, 야후, 도시바, 그리고 세계굴지의 은행인 HSBC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우리의 이 광고판들을 보면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어쩌면 신라의 미소인 수막새를 닮은 LG간판은 멀리서도 눈에 확 띄면서 기분을 좋게 합니다. <브로드웨이에서> 중에서 뉴욕의 중심가 브로드웨이의 풍경을 자상하게 그려준 작품이다. 마치 팬, 줌인, 줌아웃을 적절히 구사하여 촬영한 동사진을 보는 듯 흥미롭다. 늘 전시회와 공연으로 예술의 향기가 흘러넘치는 맨하튼, 그 맨하튼의 중심가 브로드웨이는 화자의 일터인 갤러리가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화자가 오감(五感)으로 부딪히는 것들을 간추리면 브로드웨이 리포트거리가 된다. 한국수필 독자들은 김옥기 리포터가 매달 전해주는 뉴욕 이야기를 읽으며 미국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한국수필 독자들은 그녀가 전해주는 뉴욕 이야기를 읽으며 일희일비할 것이다. 타임스퀘어광장에서 마주치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상징마크를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뿌듯할 것인가? 다음 호에서는 또 뉴욕의 어떤 모습을 소개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월산의 사람 사는 이야기 일본인/김기동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연재다. 여기에서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광복절이 들어있는 8월호여서 그런지 오늘은 일본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자는 대전의 어느 교회에서 시무할 때 해방 후 처음 일본인 목사를 만났고, 화자가 그 일본인 목사를 소개하자 그 목사는 허리를 굽혀 절을 하며 일본인은 큰 죄인이라고 사죄를 하더란다. 몇 년 뒤 다른 교회에서도 또 다른 일본인 목사가 정중하게 사죄를 하더란다. 1980년부터는 한일교류가 활발해졌고 화자 역시 해마다 일본에 가서 교회 집회를 하게 되었다. 어느 해 교토 스기야마란 울창한 산에 가게 되었는데 작은 나무 때부터 칼로 곁가지를 잘라주어 큰 나무가 되어도 옹이가 없이 자라게 가꾸더란다. 또 작은 나무 때부터 철사로 여러 무늬를 만들어 붙여 무늬목을 만들어 기르더란다. 그런 나무들이 자라면 일반 나무가격의 5~10배를 받는단다. 일본인들의 속담 속에 세 가지 무서운 것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천재지변이요, 둘째는 아버지요, 셋째는 두목이라 했다. <일본인> 중에서 일본들의 투철한 상명하복정신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가정에서는 가장에게,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순종하는 태도, 그것은 일본인의 특성이기도 하다. 섬나라 일본은 선박문화가 발전하기 마련이다. 망망대해를 누비는 배 안에서는 선장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배에 선장이 둘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기에 일본사람들은 일사불란한 명령계통이 잘 세워진 나라라는 것이다. 단결하지 못하는 우리를 되돌아보며 일본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자의 걱정이 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결미가 직설적으로 끝나는 바람에 수필이라기보다 캠페인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다. *수필과 그림의 만남 전시장에서 구입한 백자병과 신라정병/양태석 각 회원들이 출품한 명품들이 장르별로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한 칸 한 칸 감상을 하다가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한 그릇 한 점이 있었다. 지방가마에서 생산한 서민용 백자광구병이었다. 다른 그릇이 진열된 탁자에 오르지 못하고 진열장 밑에 놓여 있었다. <전시장에서 구입한 백자병과 신라정병> 중에서 화가 수필가의 색다른 수필이다. 고미술전시장을 가득 메운 보물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안복(眼福)을 누리기에 충분했다고 술회했지만 그건 현장을 둘러본 화자의 이야기지 독자는 그날의 분위기를 알 수 없다. 그 전시장에는 갖가지 그림과 자기 등 다양한 미술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었는지, 아니면 자기류만 전시되었는지 확실히 묘사했더라면 좋았겠다. 사진에서 줌아웃에서 줌인으로 가듯 정확히 설명을 했더라면 독자는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미술가인 화자는 그림뿐만 아니라 도자기에 관한 지식도 풍부하겠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림에대한 조예가 깊지 못하다. 그러니 백자와 신라정병 사진을 곁들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수필은 체험의 문학이다. 따라서 수필가가 수필을 쓸 때 자신은 내용을 잘 알지만 그 수필을 읽는 독자는 그 작품을 통해서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독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미술에 관하여 잘 모르는 독자들이 이 난을 통해서 미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식을 쌓아갈 수 있으리라. 《한국수필》이 매호 연재하는 여섯 가지 수필은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폭넓은 상식과 다양한 인접예술에 대한 이해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을 띄워주는 백금반지의 다이아몬드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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