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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말을 남겨야 하나/서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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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88회 작성일 10-07-0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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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말을 남겨야 하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서상옥 산곡을 헤매던 영혼이 바다기슭에서 방황하다가 허공으로 사라져가는 삶의 모습을 바라본다. 신(神)이 내려준 운명 앞에서 순한 양처럼 그저 옷을 벗어야 하는 마지막 순간을 그려본다. 거기에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생의 의미를 깨닫는다. 지난날 수없이 많은 성현들이 숱한 일화를 남겨 후세 사람들의 거울이 되고있다. 이렇게 성인군자들은 인류역사를 통해 영원한 빛이 되었다. 일찍이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청년들에게 정의와 진리를 일깨워 오다가 반대파의 모함에 말려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법도 법이다.”라고 하면서 독배(毒盃)를 마셨다. 이는 그의 인생철학을 밝혀 준 것이다. 그래서 플라톤을 비롯한 수많은 제자를 길러 마침내 만인의 철학자가 되었다. 「프라톤의 대화」는 스승과 제자 사이의 영원한 대화라 생각한다. 자왈(子曰), 위선자(僞善者)는 천보지이복(天報之以福)하고 위불선자(爲不善者)는 천보지이화(天報之以禍)이니라. 곧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는 재앙을 준다는 공자의 말씀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에서 태어난 공자(孔子)는 인(仁)을 사상의 근본으로 하여 유가(儒家)의 창시자가 되었다. 제자 양성에 큰 뜻을 두고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도덕을 가르친 교육과 사상은 후세에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 왕자로 태어난 석가모니는 보리수 밑에서 대각견성(大覺見成)하여 자비(慈悲)를 통해 불심(佛心)을 설파하고 극락왕생을 구해 왔다. 또한 유대나라 작은 말구유에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는 33년간의 짧은 생애를 통하여 “서로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박애정신(博愛精神)을 수훈으로 남겼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으나 죽음에서 다시 태어나는 부활의 소망을 안겨 주었다. 20세기 마지막 성웅이었던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한 폭의 옷자락만 걸치고 말보다 훨씬 강한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위력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도 정치나 종교계를 통해서 우리의 가슴을 울려 준 성현들이 많다. 1993년 11월에 입적하신 성철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산처럼 쌓인 죄업을 어찌 다 갚으리요,”하는 뜻 깊은 유언을 남겨 화제였다. 사람들이 진실된 삶을 통해서 모든 사물의 본질만을 보라는 의미가 아닌가 한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우리에게 빛을 주고 간 거룩한 바보 스테바노 김수환 추기경은 세상의 어둡고 낮은 곳을 찾아 사랑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다. 스스로 바보라 칭한 그 말씀을 통해 한층 더 맑고 깊은 배움을 얻게 하였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일깨워 주는 말이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바보 별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런 말을 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다.” “저는 따뜻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 “삶과 죽음이 한 조각의 자연인 것을.” 참으로 의미 있는 말과 함께 그의 유언에 따라 작은 빗돌 하나가 무덤으로 남겨졌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이 말씀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기를 갈망하던 고 인동초 김대중 대통령의 어록이다. 수차 사선을 넘어온 인동초는 원수까지 용서해 주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 동서화합과 남북간의 화해분위기 조성, 평화통일을 추구해온 위대한 민주투사로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준 말이다. 금년 봄에 입적하신 법정(法頂) 스님은 참으로 많은 일화를 남겼다. 맑고 향기롭게 살다 가신 법정스님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 《無所有》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깨우침을 주었다. “내가 사는 것은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하는가이다.”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은 삶의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정말 향기로운 삶에서 나온 말이다. 법정스님은 마지막 유언을 통해 번거로운 다비식 절차를 간소화시켰다. 생전에 출판했던 작품들을 더 이상 출판하지 말라 하고 사리도 찾지 말 것이며 탑도 세우지 말라 했다. 그야말로 홀로 사는 즐거움 속에서 맑고 향기롭게 사는 지혜를 가르쳐 주었다. 법정 스님의 입적은 이 세상의 영멸이 아니다. 그가 보여준 많은 실천적 의지를 배워야 하려니 싶다. 나는 이제 무슨 말을 남겨야 할까? 선인들은 값지고 아름답게 살아온 넋이 배어있기에 깊은 의미가 담긴 말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들이 살아온 발자취가 곧 고귀한 뜻을 지닌 말이 아닌가! 우리에게는 우리의 얼굴을 만들어가는 책임이 있다. 정말 지혜로운 삶이 아쉽다. 순간순간의 삶이 맑고 밝은 생이어야 할 것이다. 자연의 순리를 따라 곱게 살아가는 게 나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이리라. 어쩌면 이것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내 양심의 소리가 아닐까? 그 양심의 소리가 곧 내가 남겨야 할 말이 될 것이다. (20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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