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전통/양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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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전통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 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양희선
“찌르륵 찌르륵, 꽉 꽉, 뻐꾹 뻐국”
이른 새벽 산새들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창문을 여니 숲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이 가슴가득 안겨온다. 월악산 준령이 병풍처럼 수안보를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안개가 내려앉아 먼 산은 공중에 떠 있는 듯 산봉우리만 보여 수려한 자연의 모습이 신비로웠다. 여기는 천연온천이 있고 조용하고 쾌적한 이곳에 KT&G, 한국전력, 한국도자기 등 여러 기관 사원들의 교육과 수련을 하는 곳이다.
KT&G(구전매청)를 퇴직한 분들은 전우회란 모임을 갖고 있다. 회사에서는 선배들의 모임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해준다. 해마다 각 도별로 전우회 회원들을 수안보 상록회관으로 초청한다. 2박3일 예정으로 부부동반 입소하여 다음날에는 유적지를 탐방하게 되어 있다. 전주전우회 가족들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버스 2대로 출발했다. 우거진 짙푸른 산을 바라보니 듬성듬성 끼어있는 밤나무에 흰 꽃이 활짝 펴서 마치 눈이 얹혀 있는 듯했다.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수안보에 빨리 도착했다.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편히 쉴 방을 배정받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방과 식탁에는 배, 사과, 참외, 바나나가 한 바구니 담겨져 있고 홍삼 드링크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과일이 있어서 반가웠다.
스피카를 통해 입소식이 있으니 강당으로 모이라고 했다. 관장님은 선배님들을 환영한다는 인사말과 회사 운영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를 하였다. 선배와의 유대관계를 1995년부터 지금까지 15년째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연인원 15.000명 정도 다녀갔으며 10억 정도의 예산이 들었다고 한다. 어느 직장에서 퇴직자를 위해서 많은 예산을 들여가면서 대우를 해주는 곳이 있을까. KT&G가 자랑스러웠다. 요즘에는 담배가 팔리지 않아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많단다. 담배가 인체에 해롭다하여 금연운동으로 장년층은 끊는 추세이고, 덩달아 멋으로 피우는 젊은이들은 생각 없이 외국산을 좋아한단다. 질 좋고 맛좋은 국산 담배를 피우면 덜 해로울 것인데……. 외국에 많이 수출도 하지만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백해무익한 담배를 피우기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허나 괴롭고 화가 날 때, 쓰디쓴 한 모금의 담배연기로 훌훌 날려 버리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삭혀진다니 이보다 더 좋은 약이 어디 있으랴. 농기계가 없던 옛날에 손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아픈 허리를 가누고, 쉬는 참에 큰 봉지에 담긴 풍년초를 피우던 동네 어른들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입소한 날 밤에는 서로 친교를 나누는 화합의 장이 열렸다. 과일과 과자, 소주와 맥주, 음료수를 간단히 차려놓고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따라 여흥을 즐겼다. 첫 번째로 가위바위보 게임이었는데 내가 마지막까지 운 좋게 이겨서 홍삼사탕 한 통을 상품으로 받아 기분이 좋았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흥겨운 밤은 깊어만 갔다.
다음날 아침에 VIP 리무진 관광버스 3대에 나누어 타고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국민속촌으로 갔다. 어젯밤 소나기가 내려 더없이 쾌청한 날씨에 알맞게 구름이 끼어 관광하기에 좋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키가 큰 장승들이 입을 크게 벌리고 웃으며 환영 하는 것 같았다. 장승은 민속촌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서 솟대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상징이다. 대문처럼 양쪽에 1자모양의 선돌이 있는데 많은 종이들이 하얗게 나불거리고 있었다. 이곳에 소원을 적어 새끼에 묶어 놓으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소원을 적은 많은 쪽지들을 정월 대보름날 불에 태워 하늘로 훨훨 날려 보낸다는 재미있는 풍습이었다. 나도 재미삼아 소원을 써서 꼭꼭 매달아 놓았다. 민속촌은 사라져가는 우리 조상의 지혜가 스며있는 전통생활모습을 재현하여 전시한 야외민속박물관으로 조성된 국제적인 관광지다. 기성세대들은 고향의 정감과 향수를 느낄 수 있고,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는 우리 조상의 지혜를 체험하여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외국 관광객들은 한국의 전통생활문화를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전통가옥도 남부지방과 중부지방, 북부지방이 기후에 따라 형태가 달랐다. 사대부가의 99칸 집은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사랑채와 안채가 구분되어 남녀차별의 생활상이 주거문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사극과 전통영화를 재현하는 영화촬영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풍물놀이꾼들의 신명나는 꽹과리소리가 울려 퍼지고, 건너편에서는 말 타기 묘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외줄 타기는 손에 땀을 쥐게 아슬아슬하여 어린이들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엿장수가 엿판을 벌여놓고, 떡집에서는 인절미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한 입씩 맛보이고 있었다. 모두가 옛 선조들의 생활모습들이다.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즐거운 관광을 마치고 상록호텔 온천탕으로 갔다. 따끈한 온천수에 몸을 맡기니 온몸의 피로가 확 풀리며 시원하였다. 옛 임금님들도 피로가 쌓이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여 건강을 유지했다고 한다. 수안보온천은 유서 깊고 인체에 유익한 최상의 천연 온천수다. 옛날 우리 시대에는 신혼여행을 온천으로 갔었다. 내일이면 헤어질 아쉬움을 달래며 푸짐하게 차린 별식으로 석별의 정을 나누며 포식하였다. 전직 선배들을 우대하는 KT & G의 이 아름다운 전통이 영원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2010.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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