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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등/정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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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2회 작성일 10-04-2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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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등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가락등하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순창군 적성면 내월리(일명: 안 적성)에 있는 일부 산자락지명이다.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이곳 지형이 마치 물레에 가락을 끼워놓은 형국이라 해서 여기에 있는 묘소를 가리켜 가락 등 산소라 불렀다. 물레하면 옛날 길쌈을 할 때 솜이나 삼등 섬유질을 실로 뽑는 틀(장치)이다. 물레는 물레바퀴와 쇠로 만든 긴 가락을 끼우는 장치로 되어 있어 물레바퀴를 돌리면 끼워진 가락이 빙빙 돌아 실이 꼬여져 감긴다. 그래서 이 묘역은 과다한 석물로 장식하면 균형을 잃어 물레를 돌려도 가락구실을 다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가락등에는 나의 11대조인 초계정씨 천호장(大派)공파 18세(小派: 校尉公派祖)경방(景 尨)증 이조참판 하담 공(荷 潭 公)과 차자인 응종(應鐘) 장사랑 공, 삼남 응진(應鎭) 장사랑 공, 등 400여 년이 된 묘소가 있다. 산 아래에 명모재(明慕齎)란 제각이 눈에 띈다. 또 인근 종산에는 10대조 이하의 여러 조상님들을 모시고 있어 가을이면 대대로 시제를 모셔왔던 묘소다. 후손들이 현재 2,000명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가 이곳의 시제에 백부님을 따라 처음 참례한 때가 8~9세쯤(1938년경)이었다. 왜정 때라지만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묘제를 가을이면 매우 풍성한 제물을 차려 오전, 오후 세대 별로 십여 일간이나 모신 것으로 기억된다. 조상숭배사상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참례인원도 꽤 많았고 어린이들도 많이 따라 다녔다. 세월은 반세기 아니 70년 이상 흘렀다. 그간 객지, 학창, 군복무,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봄가을의 묘제란 생각지도 못했었다. 퇴직해서야 옛 생각이 들고 관심이 있어 묘제에 참례하고 있다. 어렸을 적에 뵙던 어른들께서는 거의 다 이승을 하직하셨고, 알아 볼 수 있는 종인은 얼마 되지 않았다. 따라서 제례진행을 도맡아 추진해야할 처지에 이르렀다. 완전 세대교체랄까! 제례분위기도 달라졌다. 옛날 복식인 갓, 두루마기, 제례복차림으로 엄숙하고 진지하기보다는 현대복장으로 참여하니 옛 분위기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시대의 변천은 거역하지 못한다. 성대했던 제례행사가 이제 2~3일로 단축된 초라한 묘제로 변해 버렸다. 생활 따라 종인들이 집성촌이나 고향을 떠나 흩어져 바쁘게 살게 되었고, 희박해진 숭조사상에 참사(參祀)인원도 줄었다. 참사인원이 거듭 줄어들어 문중의 고민꺼리가 된 지 오래다. 더욱 염려스런 일은 후손들 대부분이 이런 묘소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요즘에는 명절을 맞아도 촉박한 시간을 핑계로 부모와 조부모님 위주로 성묘를 하는 관습이 굳어져가고 있다. 참사인원문제는 종중문제도 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우리의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대대로 전해 내려온 분묘의 관리와 묘제를 그만 둘 수도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옛 선조들께서는 성의껏 정성을 모아 종중재산(전답과 제각, 임야,)을 마련해 두셨다. 따라서 후손들로서는 아무런 재정적 부담도 없으니 잘 지키고 관리해야할 의무와 책임만이 있을 뿐이다. 너무 오랜 세월을 겪은 분묘라 이제 정리할 수도 없다. 숭조사상 즉 정성만 가지면 잘 보존될 수 있다. 각 문중은 유지관리와 영구보존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더구나 국권을 잃었던 일제치하에서도 잘 지켜왔었는데 지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영구히 잘 지킨다면 앞으로는 이런 시설과 분묘가 생기지 않겠으니 민족고유의 유적으로, 값진 문화재로 가꾸어 길이길이 남겨져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2010. 4. 1.) ※가락이란..... 물레로 실을 자을 때 실을 감는 쇠꼬챙이, 가락꼬치. ※종파(宗派).....각 성씨는 본관별로 대파, 중파, 소파로 분류된다. 자녀교육상 본관뿐만 아 니라 자기가 속한 대(大), 중(中), 소파(小派)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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