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그 가깝고도 먼 이웃(1)/공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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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 가깝고도 먼 이웃 (1)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 목요반 공순혜
우리 여고동창 일행 16명은 가방 하나씩을 끌고 여행사 앞에 모였다. 이 나이에 단체로 여행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렜지만 가까운 곳이기에 간단하지만 멋있게 꾸미고들 나왔다.
세상은 참 좋아졌다. 1990년대만 해도 70이 넘은 할머니들이 단체로 여행을 한다는 꿈이나 꾸었겠는가. 우선 체력이 문제다. 옛 노인들은 70이 넘으면 기력이 떨어져 동네 출입이 고작이었다. 집안일에서 놓여나지도 못했고 경제적으로도 여의치 않았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졌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마음으로는 먼 곳까지 온천욕을 즐기고 벚꽃을 구경하러 가니 축복 받은 일이 아닌가?
아침 일찍 출발하여 봉하마을에 들러 부엉이 바위에도 올라가 보고, 오후 5시에는 ‘부산’에서 부관 페리호에 승선하였다. 단체여행답게 한 방에 다 모여 자려니 피로도 모르고 온갖 수다를 떨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이 되니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했다. 후쿠오카로 이동하여 하카다 타워를 구경하고 태재부 천만궁으로 갔다. 날씨도 좋고 벚꽃이 만개하여 장관이었다. 때맞춰 잘 온 것 같았다. 벚꽃의 나라에서 본 벚꽃은 우리나라와 별반 큰 차이는 없지만 어쩐지 더 화사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천만궁은 백제 왕인박사의 후손인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신 곳으로 여기 와서 기원(祈願)하면 똑똑하고 공부를 잘한다 하여 입시철이 되면 많은 부모들이 찾아와서 기도를 하고 소원을 종이쪽지에 적어 걸어놓았다.
우리가 가던 날도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자식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다. 소머리 동상이 있었는데 동상의 머리를 문지르면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하여 우리 일행은 너도 나도 모두 힘차게 문질러 댔다. 매화나무, 500년 된 녹나무 등 분수와 연못이 어우러져 공기는 맑고 경관이 아름다웠다.
후쿠오카는 규슈섬에서 6번째로 큰 도시로 아파트 베란다에는 샷시들이 없었다. 도둑맞을 염려는 절대 없고 지진이 났을 때 빨리 피할 수 있게 하여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라 했다. 천만궁에는 일본의 전통 벤또와 매화 떡이 유명하여 배고픈 참에 깔끔하고 알맞은 양의 벤또와 매화 떡 한 개씩을 맛있게 먹었다.
쿠마모토로 이동하여 일본 3대 성 중 하나인 쿠마모토성을 관광했다. ‘가토 기요마사’가 1601~1607년까지 7년 동안 축성한 아주 튼튼한 돌담을 쌓아 만든 성인데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에게 크게 패한 기요마사가 원한에 사무쳐 그렇게 튼튼하게 지은 일본 국가 지정 중요 문화재로 지상 6층 지하 1층인 천수각은 돌담 위로부터 30m 높이에 서있고 내부에는 가토가, 호소카와가의 서남 전쟁의 자료가 전시돼 있다.
적이 쉽게 들어올 수 없게 하기 위해 망루를 많이 만들고 해자(물이 고여 있는 곳)도 곳곳에 만들었으며, 우물을 120개나 팠다 한다. 난공불락의 요새 같았다. 비상식량으로 사용하려고 은행나무를 많이 심었고 벚나무도 많이 심었다 한다. 세월이 흘러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오니 철만난 벚꽃은 입구부터 그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전쟁 때 요새라기보다 벚꽃 성 같았다. 쿠마모토성을 관광하고 아소로 이동했다.
(20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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