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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날/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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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17회 작성일 10-03-05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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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날 전주안골노인 복지회관 수필창작반 石河 이 신 구 지난달 말쯤 장수사과 시험포에 사과를 따러 갔다. 늙으면 애된다고 손자손녀가 없으니 나이 든 자식들 따라 '장수 사과 수확 체험행사'에 참가한 것이다. 장수군에서 도시민에게 3,300그루의 사과나무를 분양하고 수확날짜를 통보하여 수확의 기쁨과 가족의 정을 함께 맛보도록 했다는 것이다. 초가을의 시골은 볼 것도 많아 가을의 정취를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었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렸습니다. 색깔이 다릅니다./ 빨간 사과, 노란 사과, 푸른 사과. 크기가 다릅니다./ 작은 사과, 보통사과, 큰사과. 모습이 다릅니다./ 숨은 사과 드러난 사과, 수줍은 사과. 위치가 다릅니다./ 높은 사과, 낮은 사과, 중간 사과. 모두 다르지만 다 웃고 있습니다./ 동그란 얼굴로 방실방실 웃고 있습니다. 누구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결실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 사과 이야기(정용철)- 우리 사과나무는 풍요로움을 선물하듯, 만지면 터질 듯, 소녀의 빠알간 볼 같은 사과가 가지에 주렁주렁 열려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30이 넘은 아들과 며느리는 나이도 잊은 채 꼬마들처럼 깡충깡충 뛰면서 좋아했다. 아마 이런 기분 때문에 사람들이 체험행사에 구름처럼 참가하는 가 보다. 높은 가지에 매달린 사과는 나와 아들이 따고 아래에 매달린 사과는 아내와 며느리가 땄다. 천천히 사과 향을 음미하며 따는데 중간에 매달린 열매는 작은 호박만한 것도 있어서 먹기 아까워 오래오래 보고 감상하고 싶었다. 큰사과 몇 개를 조심스럽게 딴다는 것이, 아내의 머리로 쿵하고 떨어졌다. "아얏! 유감이 있으면 말로하지……." 아내의 즐거운 불평이다. 사과의 맛은 사과 자체에 있는 것도 아니고, 먹는 사람의 입안에 있는 것도 아니며 그 맛은 사과와 먹는 사람간의 정에서 울어난다고 했다. 이 사과 한 알 한 알이 한여름 뜨거운 햇볕에 익고, 험한 비바람에 시달리며 단맛과 향기를 소중히 간직했다가 우릴 맞는다. 사과에는 비타민 미네랄과 미용에도 좋으며 영양이 풍부하나, 산성이 많은 식품이라 아침에 먹으면 미인이 되고 보약이 되며, 밤에는 먹지 말라던 기억이 난다. 근대 과학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한 ‘뉴턴의 사과’ 이야길 했더니, 귀담아 들어야할 애들은 ‘사회에서 써 먹지도 못하는 골치 아픈 미적분 공부생각이 난다’고 두런거렸다. 그때 그 과학자는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다가 떨어지는 사과에서 깨달음을 얻었을까. 당시 약소국의 독립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스위스의 명궁 ‘윌리엄 텔 이야기', 세상을 바꾼 ‘아담의 선악과(애플)’ ‘파리스의 황금사과(트로이와 헬레네)’ ‘동화속의 백설 공주’ 그리고 보는 이의 마음에 말을 건넨다고 하는 ‘세잔의 사과’ 등 얽힌 사연을 모두 끄집어내어 그 의미를 묻고 즐기며 점심을 들었다. 사과는 옛 유럽 및 중국에 재래종인 임금(林檎), 개량종인 내(奈)가 있었으며, 16세기엔 사과(沙果, 査果)라 하여 우리나라엔 처음으로 안평대군이 가져왔다 하며, 1892년 미국 선교사 ‘후렛차’ 가 본국에서 개량종을 가져와 대구 자기 집 정원에 식재한 것이 오늘날 대구사과의 원조라고 전한다. 능금은 능금나무의 열매로, 지름이 4∼5.5cm이며 10월에 익으면 노란빛을 띤 붉은 색으로 변하고 겉에 흰 가루가 덮여지며, 크기가 골프공보다 작거나 비슷하다. 요즘의 사과보다 작은 사과의 원형이다. 능금을 품종개량해서 많은 사과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지금 우리가 먹는 것은 능금을 개량한 사과인 셈이다. 그래서 명칭이 사과보다는 “능금(Apple)”이 타당하고 정서적이며 보다 합리적인 명칭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맛은 새콤달콤하지만 작고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따로 재배하지는 않으며 주로 분재로 이용되거나, 관상수나 가로수로 심는다고 한다. 사과를 보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과의 날’ 이다. 나는 사과 먹는 날을 사과의 날인 줄 알았는데 10월 24일이 ‘시비 사과의 날’ 이라고 한다. 1024(?), 그 유래야 어떻든 사과도 먹고 그 유래도 알고 그리고 어떤 시비가 있어 등을 돌렸던 사람들이 사과의 날엔 서로 화해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서로의 오해는 세 번 생각하면 이해 <5-3=2>하게 된다 고 하니, 어찌 되었던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서로 확 트여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그루에서 세 상자의 수확을 목표로 하고 모자라면 보충해 준다는데 우리는 다섯 상자를 따고도 남았다. 나는 지금까지 ‘내 탓’보다는 ‘네 탓’을 앞세워 가장 가깝다는 가족의 가슴에 이 사과 크기만큼, 다른 색깔로, 각양각색의 멍울을 맺게 한 일들이 많았다. 알량한 자존심으로 상대의 마음에 불을 질러 놓고 며칠씩 말도 안하고 지냈던 일이 생각난다. 씨앗은 썩어야 본분을 다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본분도 모른 채……, 이제 새삼스럽게 말로 사죄는 못할망정 그 크기만큼 큰사과, 곱고 예쁜 사과를 골라, 아내와 가족들에게 선물하면서 무언의 사과를 해야겠다. 내 마음을 알아주던 말던. 그렇게 생각하니 온 가족의 웃음이 한결 더 정겹게 들리고, 내 마음에도 풍요로움이 찾아온다. 능금을 눈으로, 코로, 혀로, 아니 마음으로 맛보았으니 오늘이 ‘시비 사과의 날’이라 그런지 즐겁고 의미 있는 날이 되었다. ( 2009.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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