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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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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63회 작성일 10-01-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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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沈黙)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침묵은 양날의 칼인 성싶다. 침묵은 금(金) 웅변은(銀)이라는 격언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는 게 침묵이다. 동의, 자백, 승낙을 뜻하기도 하지만 반대, 무지, 거부의 뜻을 갖기도 한다. 나도 잘 모를 때는 침묵으로, 말하기 싫어도 침묵을 지킨다. 그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나도 잘 알지만 모르는 걸 아는 척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안에 동의한다는 뜻도 아닌 때가 많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알면 아는 대로 확실하게 말을 해야한다. 그래서 나는 침묵을 싫어한다. 언론인들이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 사건관계자의 '노코멘트'를 잘못 해석해서 엉뚱한 뉴스가 되기도 하는 것은 침묵의 다의적(多意的) 속성 때문이다. 어떤 정객은 깊은 침묵으로 일관해오다가 중요한 대목에서 침묵을 깨고 진리에 가까운 원칙 한마디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 말은 자주 해도 실수가 많지만 너무 입을 다물고 침묵으로 사는 사람은 답답하기도 하다.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렵거나 속마음이 들킬 염려가 있을 때 변명이나 거짓말이라 오해 받을 수 있을 때면 침묵이 유용할 수도 있다. 수사나 재판과정에서도 묵비권으로 침묵을 지킬 자유는 보장되어 있다. 그것은 법적 권리로 인정한 것이 진술거부권이다. 또한 침묵은 할 말이 없어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도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침묵은 토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내가 알고 주장하는 것을 논리 정연하게 상대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토론이 되는데 침묵으로 입을 닫고 있다면 어떻게 토론이 성립되겠는가, 상대의 심중을 알고 싶어 물어보고 여러 정황을 설명하는 데도 침묵으로 입을 닫고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상대를 무시하거나 대답할 용기가 없든지 질문에 답하다가 속셈이 들통나게 생겼으니 대답을 못하는 침묵일 수도 있다. 정치가들은 침묵보다는 거짓말을 잘해야 정치를 잘한다는 논리도 있는데 이들은 침묵보다는 달변으로 말을 잘해야 하는지라 침묵과는 반대되는 일일 것이다. 어떤 사안을 자문 받으러 그 분야 박사들에게 물으면 반대했던 인천공항의 경우 인천공항은 안개 때문에 실패할 거라 주장했던 전문가가 훗날 인천공항이 세계1위 공항으로 성공했는데도 그때 자기주장이 잘못됐다는 사과 글이나 공식 석상에서 잘못을 인정한 일이 없다. 차라리 그 시절 침묵으로 입을 닫았다면 자문 받던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라는 박사들도 침묵을 지킬 때는 꼭 지켜야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손해를 입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침묵이라는 것이 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알면 안다고 자세히 설명하고 모르면 솔직히 모른다고 확실하게 답해야지, 자기 체면을 지키려는 침묵은 아닐지 모를 일이다. 나도 침묵을 지키지 않고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다는 걸 밝히고 침묵으로는 살지 않겠다. 그러나 나의 경우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나도 앞으로는 말을 적게 하고 남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살아야겠다. (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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