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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정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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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34회 작성일 09-1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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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말로만 듣던 소록도를 찾았다. 소록도는 섬 모양이 어린 사슴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란 것도 알았다. 한센 병을 연상하게 하는 곳이다. 1910년 외국 선교사들이 나병요양원에 나환자를 수용하여 치료하기 시작한지 100년이나 되었다. 과학문명의 발전은 의료영역에도 혁신을 가져 왔다할까! 혐오시설이 관광의 대상이 되었으니 격세지감이 든다. 1960년부터 수용위주에서 치료위주로 관리정책이 전환되어 갱생원, 국립나병원 등으로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특히 경관이 좋은 중앙공원은 강제수용당시인 1936~1939년 제4대 수호원장이 인권을 제치고 환자 연인원 6만여 명을 동원하여 6천여 평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그 곳을 구경한다니 노역에 동원되어 시달린 분들은 기막힌 일일 것이다. 천사의 동상에는 희망에 찬 구호인 “한센 병은 낫는다.”고 새겨져 있었다. 한하운의 “보리피리”시비, 단종을 위해 거세수술을 받았던 한 환자의 기막힌 단종시(斷種詩)의 애절한 표현, 수탄장(탄식의 장소)은 의학과 약학이 미처 발전하지 못한 때 겪은 피해의 단면이랄까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시대에 다행히 내 주변에는 이런 분이 없었다는 것,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당시는 천형으로 여겨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전염병으로 여겼으니까! 강제수용의 불가피성도 있지 않았던가? 내가 보통학교 입학 때만 해도(1938) 아주 무서운 전염병으로 알았다. 해괴하고 두려운 유언비어도 나돌았었다. 등하교 길 가운데 물레방아가 있는 곳을 지나려면 어린 마음에 무서워 벌벌 떨고 숨을 죽여 가며 지나던 일이 생각난다. 그네들이 가끔 그곳에서 밤을 새워 머문 곳으로 알려졌기에 미리 겁을 먹었다. 일본에서 6~7년 살다보니 한동안 잊었던 일이었으나 광복 후 귀국하여 각설이타령도 듣고 나병환자를 알게 되었다. 그간 강제수용이 풀리면서 각 지방에 집단거주지도 생겨났다. 정부수립 후에는 미감아교육을 위해 특수학교도 설립되었다. 이는 모두 괄목할만한 과학문명의 발전과 인권존중으로 병명도 한센 병으로 고쳐 부르게 됐다.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다. 집단거주지에서도 신학기를 맞아 취학아동이 입학했다. 주소 란에 학구내의 행정구역 부락명이 기록돼있어 학기 초 교육상 가정방문을 예약했더니 매우 난색을 표한 것이다. 학구 내 집단촌이 있음을 처음 알았고 미감아로 눈치를 챘다. 어린이라지만 노출되기 싫었던 것이다. 행사 때면 보호자가 멀리서 바라보고만 가는 모양이었다. 항시 몸가짐도 단정하고 공부도 잘하는 매우 착한 어린이가 얼마나 괴로웠을까 측은한 마음마저 들었었다. 교감근무 때 도내 N군 S초등학교의 자모회 회장이었던 K회장은 각설이타령을 인상적으로 어찌나 잘 하던지 지금껏 잊지 못하고, 그 후 K군 미감아학교에 근무한 경험도 있다. 이 때 한센 병을 이해하였고 주민접촉도 많이 했다. 아직 일반인들은 이해를 못한 분들이 많고 경계의 대상이다. 학교경영상 소독도 철저히 하고 방충시설도 갖추었지만 심지어 알만한 장학진의 장학지도 때 점심이나 음료수도 들지 않고 떠나는 것을 보면 얼마나 공포와 기피의 대상인지 알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미감아들이지만 물론 기분 좋은 대상은 아니다. 한센 병은 혈액전염으로 공기, 음식은 염려 없지만 이, 모기 등 기생충은 경계하고 주의해야 할 일로 알고 있다. 한 때 격리시키기 위한 소록도요, 혐오시설이었지만 이제 녹동항 앞바다에 육중한 소록대교, 섬 육지에는 소록교 등 두개가 연이어 건설되니 아주 교통이 편리한 낙원으로 탈바꿈되었다. 더욱 관광과 한센 병 치료센터 구실을 하고 살기 좋은 섬이 될 줄이야 어떻게 알았으랴. 관광을 통해 병도 이해하고 과거의 소록도 인상을 깨끗이 지워버렸으면 좋겠다. 이곳에서 활동하다가 그간 희생된 영령과 원혼들께 위로를 보낸다. (2009.10.26.) ※ 수탄 장(愁嘆 場) 환자들의 자녀와 친지의 전염을 피하기 위해 5m거리를 두고 면회를 시켰던 장소. ※ 전라도 가는 길 (소록도 가는 길) 한하운 시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다 낯선 친구 우리 만나면 문둥이 끼리 반갑다 천안삼거리 지나도 해는 서산에 넘는데 가도 가도 황토길 숨 막히는 더위길 길을 가다 신발 벗으면 발가락 또 하나 없고 남은 두 개 발가락 잘 릴 때까지 천리 먼 전라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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