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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에서 받은 선물/서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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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14회 작성일 09-11-1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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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에서 받은 선물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서상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서 회장! 허물 말고 이것 받아 주어요. 모범생에게 주는 선물이야! 약소하지만 즐겁게 받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뜻밖의 선물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새벽을 깨우는 자연의 소리를 듣고자 천변을 거닐어 온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수많은 시민들이 건강을 지키려고 열심히 달리고 있다. 우리 아파트 천변에 세워진 팔각정을 기점으로 전주천과 삼천, 금학보를 넘어 만경강으로 이어지는 천변을 날마다 거닐어 본다. 자연생태계를 그대로 살리면서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조성해가고 있어서 좋다. 예로부터 산수가 좋아야 인심이 좋고 큰 인물이 난다고 했다. 전주는 바로 그러한 곳이다. 일찍이 호남에서 제일가는 고을이요, 후백제의 도읍지였으며 조선왕조 태조의 선조들이 살아온 본향이다. 모악산을 등에 업고 완산칠봉에 이어 동고산과 건지산, 다가산, 황방산에 에워싸인 전주다. 중심가로 맑은 냇물이 사시사철 흐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고을인가? 그래서 오랜 옛날부터 ‘온고을’이라 하였으리라. 전주시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전주 8경과 함께 역사적인 유적도 많은 곳이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을 비롯해서 조경묘와. 객사, 풍남문, 견훤의 왕궁 터였던 동고산성 등 볼거리도 많다. 그뿐 아니라 전통문화를 자랑하는 예향의 도시로 소리문화의 전당과 한옥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모악산에서 흘러내리는 삼천과 치명자산을 끼고 한벽당 밑으로 내려오는 전주천을 사랑한다. 그로 인하여 전주시장으로부터 명예환경감시원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불법으로 자연을 훼손하거나 철새와 물고기를 남획하는 행위를 단속하는 자격을 갖게 되었다. 사실은 모든 시민이 다 감시원이 되어야 하리라. 지난 봄날이었다. 물고기들의 산란기에는 잉어 떼가 몰려다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젊은이 한 사람이 뜰망을 가지고 잉어를 덮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나는 당장에 쫓아가 이 고기들은 모든 전주 시민의 것이라고 설득해서 몰아낸 적이 있었다. 한여름에 낚시꾼들도 단속한 경험이 많다. 명예환경감시원의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나는 천변을 거닐 때마다 바지주머니에 비닐봉지와 장갑을 가지고 다닌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버린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집에서도 꽃을 가꾸고 청소하기를 즐기는 나는 아파트 안에 흩어진 쓰레기를 보는 대로 주워 주변을 깨끗이 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서 옛날에 같이 근무했던 여직원 부부를 만났다. 깜짝 반기면서 날마다 저렇게 쓰레기를 줍는 시민이 있기에 이렇게 주변 환경이 깨끗해진다고 칭찬해 왔었는데 바로 선생님이셨다며 존경스럽다고 했다. 지극히 평범한 시민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무얼 그런가 싶어 오히려 쑥스러웠다. 휴지나 먹다버린 음식물 쓰레기, 술병, 담배꽁초를 매일같이 주워도 또 나온다. 그러기에 나는 날마다 주워야 할 의무감이 생겼다. 아무런 생각 없이 버리는 그들을 원망하기보다는 아침마다 일할 수 있는 선물을 주어서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근래에는 시청에서 녹색사업으로 꽃나무들을 많이 심었다. 누구보다 꽃을 사랑하고 꽃과 더불어 많은 시(詩)를 읊은 나에게는 아주 좋은 글감들이다. 갈대와 억새풀, 이름 모를 꽃잎으로 어우러진 숲에서 재잘거리는 물새소리는 싱그러운 아침을 열어준다. 이 모든 것들이 아침에 얻는 천변의 선물이 아닌가? 어느 날 아침 “이것 허물 말고 받아 주어요. 나는 서상옥 시인이 좋아서 이래요.” 너무나도 뜻밖의 선물에 그저 놀랍도록 고마웠다. 우리 아파트에는 80세 노옹이 한 분 계신다. 사회복지학 박사학위까지 받으신 노신사다. 새벽예배를 보고 아침마다 이렇게 천변을 거닐면서 건강관리를 하시는 어느 교회 원로장로님이시다. 젊은 시절에는 군산항에서 선박회사를 운영해 왔고, 건설회사도 경영해 왔으며, 모 대학 초빙강사로 강단에도 섰다고 한다. 한때는 사업에 실패하자 자살까지 시도한 적도 있었단다. 어느 날 병고로 예수병원에 입원했을 때 지금 다니는 교회 담임목사의 심방을 받아 34세에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여 현재 그 교회 원로 장로라고 한다. 이제는 오직 하늘에 소망을 두고 날마다 즐겁게 산다고 한다. 아직도 건강하다. 옛날에는 씨름도 즐겼다고 하니 젊은 날의 건강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파트 헬스장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맞추어 스포츠 댄스도 즐긴다. 그야말로 노익장이시다. 당신의 처남이 4성 장군인데 제2작전사령관으로 있다가 퇴임할 때 받아온 선물 중 사모님 몫을 내게 선사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미안하고 감사하다. 지금 내가 활용하고 있는 혁대나 시계가 모두 그 분이 주신 선물이다. 시계는 아내의 몫까지 주셔서 더욱 감사하다. 인정은 오고 가는데서 싹이 트는가 싶다. 자연을 아끼면서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나에게 때로는 생각밖에 선물을 받는 경우가 있어 즐겁다. 산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버려진 쓰레기를 깨끗이 치우는 봉사의 기쁨, 사람들과 정다운 만남이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인지 모른다. 나는 e-편한세상 아파트에서 이렇게 즐겁게 살다가 저 편한 세상으로 가기를 기도한다. 모두가 감사할 뿐이다. (200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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