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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컴퓨터에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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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74회 작성일 13-03-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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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컴퓨터에 글을 쓴다 김 학 오늘도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렇게 기도하듯 컴퓨터에 글을 쓴다. 내 컴퓨터 ‘한글 2007’은 부팅만 하면 언제라도 글을 쓸 수 있는 나의 전자노트다. 여기에 나는 쓰고 싶은 수필도 쓰고, 또 여기에서 문하생들의 작품에 대한 첨삭지도도 한다. 컴퓨터가 있기에 나는 언제나 행복하고 즐겁다. 그러나 나이에 걸맞지 않게 몹시 바쁘게 산다. 옛날엔 거실에 들여놓은 밥상에서 끙끙대며 원고지에 글을 쓰거나, 서재의 테이블에서 원고지를 메우기도 했다. 그날그날의 상황에 따라 장소를 옮겨 다니며 글을 썼다. 그러나 우리 집에 컴퓨터가 들어 온 뒤부터는 내 서재가 나의 집필공간이 되었다. 이제 컴퓨터가 없으면 글을 쓸 수도 없다. 습관이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내 집필공간인 서재는 정4각형 방이다. 정면에는 통유리로 된 창문이 있어 밖이 훤히 보인다. 해가 떴는지, 비가 내리는지, 눈이 오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 뒷면과 왼쪽 벽에는 5개의 책장이 버티고 있다. 그 책장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나를 찾아온 시집과 수필집, 소설집, 평론집 그리고 내가 서점에서 사온 책들로 가득 차 있다. 그동안 몇 군데 도서관에 많은 책을 기증하기도 했지만, 그때 비워둔 서가는 금방 또 다른 책들로 가득 채워졌다. 오른쪽 벽에는 에어컨과 하얀 벽시계가 걸려있고, 그 아래에는 지금까지 일간신문이나 주간지에 소개된 나의 문학 활동과 관련된 박스기사 22가지를 코팅하여 붙여 놓았다. 한쪽 벽을 다 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정면 창 너머엔 또 조그만 직사각형 휴게실이 있다. 그 방엔 내가 낮잠을 즐길 수 있는 조그만 침대도 놓여 있고, 양쪽 벽엔 또 책장이 하나씩 세워져 있다. 그리고 좁은 공간마다 각종문예지와 수필전문지, 동인지 등이 빼곡히 누워서 멀뚱멀뚱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책들이 너무 오래 누워있다 보니 행여 허리가 아프다는 불평을 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내가 이 방을 서재로 활용한지도 어느새 7년쯤 되었다.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온 뒤 전주에서 열네 번째로 이사를 온 곳이 바로 이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재개발한 대단위 아파트단지로서 우리 동네 ‘안골’을 크게 발전시켰다. 사통발달의 시내버스 노선이 좋고, 다양한 의료시설과 금융기관 그리고 동사무소와 우체국 등 관공서들이 이웃하고 있어서 살기에 여간 편리하지 않다. 오죽하면 나의 열네 번째 이사가 가장 성공적인 이사라고 자부하겠는가? 나는 이 서재에서 컴퓨터도 새 것으로 바꾸었고,《실수를 딛고 살아온 세월》,《자가용은 본처 택시는 애첩》,《수필아 고맙다》,《나는 행복합니다》등 네 권의 수필집과《수필의 맛 수필의 멋》,《수필의 길 수필가의 길》등 두 권의 수필평론집을 출간했다. 이 방 컴퓨터에서 열심히 글을 썼다는 증표다. 그러니 이 방은 내 문학의 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이 방은 KBS와 JTV의 프로듀서와 카메라맨들이 찾아와 촬영을 하고 취재를 하여 로컬 텔레비전과 라디오프로그램에 나를 소개한 적도 있다. 또 가까운 문우들을 초대하여 차나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한 곳이 이 서재다. 이 서재는 나의 집필공간이자, 응접실이며 쉼터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집전화가 있어서 작업 중에도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신실이기도 하다. 그밖에도 라디오와 텔레비전도 있어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다가 피로하면 세계로 열린 창이라는 텔레비전을 켜고 하하호호 웃음거리를 찾아 즐기며 머리를 식히기도 한다. 내 서재는 나의 전용 집필공간이지만 때때로 아내가 드나들기도 한다. 따끈한 차를 배달해 주거나 간식거리를 가져다준다. 또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글쓰기에 몰두하고 있으면 발자국 소리도 없이 등 뒤에 나타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다가 오자(誤字)나 탈자(脫字)를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교사 출신이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나와 40년 가까이 살다 보니 교정실력이 전문가 수준에 이른 것 같다. 그러나 아내는 스스로 원고지 한 장 메워본 적이 없다. 그런데 최근에《도둑숨》등 7권의 수필집을 펴낸 수필가 오정순 씨는 아내와 초등학교 때 짝꿍이었고, 대하소설《혼불》의 작가 최명희 씨는 전주사범병설중학교 동기동창이며, 드라마 작가 이금림 씨는 전주여고 동창이다. 기라성 같은 문학친구들이 주변에 있는데도 아내는 문학과 담을 쌓고 산다. 나에게 이런 서재가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는 나의 행복이요 기쁨이다. 앞으로 여기에서 몇 권의 저서를 더 출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더 정력적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문하생들에게 열심히 글을 쓰라고 권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따르라’며 본을 보여주고 싶다. (2013. 3. 21.) *김학 약력 1980년 월간문학 등단/《수필아 고맙다》《나는 행복합니다》등 수필집 12권,《수필의 길 수필가의 길》등 수필평론집 2권 출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역임, 한국문협 이사/ e-mail: crane4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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