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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들의 강남 스타일/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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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1회 작성일 12-10-0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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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들의 강남스타일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추석날 저녁이었다. 명절이라고 서울에서 광주에서 부산에서 지루한 고속도로에서의 거북이 행렬을 마다하지 않고 17명의 가족이 모두 모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요즘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들려주며, 7명의 손자들에게 경연을 시켰다. 이 음악은 듣기만 해도 저절로 흥겨워 어깨가 들썩인다. 갓 돌을 지난 성일이부터 맏이인 초등학교 5학년 동준이까지 난리가 났다. 이제 걸음마를 배우는 성일이는 껑충거리다가 넘어져 코방아 찧기가 일쑤였다. 그래도 얼굴엔 천진한 미소가 가득했다. 소리를 지르며 뛰는 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날렵한 몸짓으로 내 눈을 현란하게 하는 놈, 제 자식들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함께 소리 지르며 박수를 쳐대는 자식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우리 내외도 그들의 무대에 편승하여 박수치며 소리도 쳤다. 손자들의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하는 데도 멈출 줄을 몰랐다. 3분 40초 음악이 두 번쯤 끝났을 때 정지시켰다. 건우, 동민, 상완, 동준이는 어찌나 뛰었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느라 헉헉거렸다. 그렇게도 재미가 있을까.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평온한 얼굴이었다. 이웃집들은 조용한데 유난히 우리 집에서만 떠들어서 미안했다. 그러나 우리 부부만 달랑 살다가 자식들 때문에 왁자지껄하니 사람 사는 집 같았다. 잠시 땀을 식힌 다음, 이번에는 경연을 시켰다. 음악에 맞추어 제일 멋있게 춤을 추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며 지갑을 꺼내 놓았다. 요즘 아이들 누구나 돈만 준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지 않던가. 우리 손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손자들의 경연은 시작되었다. 제 몸을 아끼지 않고 혼신을 다해 흔들어대며 뛰었다. 그러면서도 “오빤 강남스타일”하는 부분에서는 하나가 된 듯 일제히 목청껏 합창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음악이 흥겨우니 세계적인 음악시장인 미국의 빌보드차트에서 2위를 넘어 조만간 1위를 예상하고 있나보다. 음악이 멈춘 뒤 만 원짜리 한 장씩 쥐어주고, 그중 열심히 뛴 손자들에게 천 원짜리 두 장씩을 덤으로 주었더니 입이 귀에 걸리는 듯하며 좋아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이 노래가 왜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을까? 특히 문화나 관습이 다른 지구촌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YTN의 보도에 따르면, 소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반복되는 리듬으로 절로 흥겨움을 느끼게 되는 잘 디자인된 과학적 후크송이라고 분석했다. 어느 대학원생에게 맥박수를 측정한 다음 이 노래를 들려주고 다시 측정해 보니 무려 20번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대학원생은 "뭔가 몸이 흥분되는 것 같고 몸을 움직이고 싶고 뜨거워지는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라고 느낌을 말했다고 한다. 어느 중국인 유학생도 "중국에 있는 친구들은 가사는 잘 모르지만 ‘강남 스타일’을 들으면 흥얼거리게 되고 춤도 재미있어서 따라하게 되더라고요."라고 했다 한다. 인종과 언어장벽,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강남 스타일이 성공한 이유는 흥겨운 리듬이 반복되는 후크송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의 대중가요 차트에서 상위에 자리 잡은 것 같다. 거기에 싸이의 중저음, 안정된 음색에 중간 중간 합창으로 고음을 넣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노래가 잘 들리도록 만들었다.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남 스타일’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전자 댄스 음악인 테크노 기법을 가미하여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소리 요소를 잘 분석해 3분 40초 안에 담은 과학적인 결과물이었다. 가사는 정확히는 몰라도 이 음악만 나오면 누구나 몸이 절로 움직여진다. 근래에 한국의 젊은이들이 대중가요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데, ‘강남 스타일’ 음악과 말 춤이 부채질을 하는 모양새다. 대중의 기호를 파고들어 구미에 맞는 음악을 창작해 낸 것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K-pop도 우리의 고유한 전통가요에서 탈피하여 세계화시켜 그 불길이 식을 줄 모르고 있지 않은가.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대들이 가야할 길을 먼 곳에서 찾지 말고 자신에게서부터 찾아보라고. 오늘 저녁, 손자들이 음악에 제 자신 돌보지 않고 열정을 보인 것과 같이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생활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 자식들 또한 제 자식들의 끼를 찾아내어 키우는 현명한 부모가 되기 바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뚜렷하고 비전 있는 목표를 세우고, 오늘 춤을 출 때 보인 것처럼 혼신을 다해 이루어 내기를 빈다. (2012. 10. 1.) *후크송(Hook Song) : 짧은 후렴구에 반복된 가사로 청자聽者에게 흥겨움을 주는 음악. 용어는 일반적으로 대중음악, 록 음악, 힙합, 댄스 음악에서 주로 사용된다. *테크노 [techno] :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어 199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전자 댄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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