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의 힘/오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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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오형곤
생물의 힘은 위대하다. 전주 황방산 최고봉에서 약 50m쯤 남쪽으로 가면 길가에 둘레가 1m를 넘는 커다란 갈참나무 한 그루가 있다. 그 나무는 바위 사이에서 자랐다. 상수리 한 알이 멀고 먼 옛날 바위틈에서 싹을 틔워 자라면서 큰 바위를 깨뜨린 것이다. 싹이 터서 조금씩 세포를 분열하여 키우며 무거운 바위를 밀어내고 자기 몸을 불렸다. 세포분열의 무서운 힘을 느낀다. 사람이 이 일을 하려면 정으로 쪼거나 망치로 내려쳐야 하고 화약을 터트렸어야 하리라.
동물들은 어려운 환경이 닥치면 여러 가지 요령으로 헤쳐 나가거나 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물은 다르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하니까 마음대로 도망칠 수도 없다. 어렵고 위험한 환경이 닥쳐온다 해도 피하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묵묵히 이겨내야 한다. 자기에게 닥쳐오는 환경을 잘 적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궐을 짓거나 숭례문 같은 건물의 복원에 쓰이는 금강소나무가 있다. 보도에서 보니 530여 년 묵은 금강소나무 한 그루가 지금도 쓰임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서있다고 한다. 이 소나무는 가지가 불규칙하게 자라서 볼품이 없고, 몸통이 매끈하지 못한 흠이 있다. 또 약 5~60m 위에 갈참나무가 자라고 있다. 나뭇가지가 겹겹이 포개진 자리에 다람쥐가 물어다 놓은 것으로 추측되는 갈참나무 열매가 싹을 틔워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그 높은 소나무 가지에서 어떻게 갈참나무 열매가 싹을 틔워 자랐을까. 의문점이 있으나 황방산 갈참나무를 보면 가능한 일이다.
거제도 해금강에 갔을 때 보았던 천년송이 생각난다. 커다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랐다. 천년이나 되었다하여 '천년송'이라 하지만 아주 작다. 물도 없고 영양분이 될 만한 흙도 붙어있지 않은데 어떻게 바위에서 살았을까. 그 견뎌낸 힘이 경이롭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그만큼 버티는 힘이 있는가 보다.
사람도 살다보면 좋고 나쁜 일들이 닥쳐오기 마련이다. 내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어려운 일도 있고, 즐겁고 좋은 일도 있다. 힘들고 어렵다고 피할 수는 없다. 그 어려움을 극복해야 살아갈 수 있다. 갈참나무도 바위를 깨트리며 사는데, 사람이 어려움을 참지 못한대서야 되겠는가.
이와 같이 작은 씨앗이 싹을 틔워 자라서 미세한 세포의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 사람도 희망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어려운 일이 닥치고 막다른 골목에 이를 경우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지 않던가. 모르는 힘이 생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게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사리를 판단하여 행동한다면 어려운 일도 해결되리라 믿는다. 바위를 깨뜨리며 자란 갈참나무가 신기하여 자꾸 뒤를 돌아보며 걸음을 옮겼다.
(2012.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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