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도는 섬이 아니다/윤경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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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도(伸侍島)는 섬이 아니다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윤경묵
새만금방조제가 20여 년 간의 오랜 공사를 마치고 지난 2010년 4월 준공되었다. 세계에서 제일 긴 방조제로 그 길이가 33.9km다. 바다에 길을 만들고 또 많은 땅을 조성했다. 고군산열도 많은 섬 가운데서 육지와 가까운 야미도와 신시도는 방조제로 이어져 지금은 섬이 아니라 육지가 되었다.
전주를 출발해서 전주 군산 간 산업도로를 달려 군산에서 37km 떨어진 새만금 신시도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월영산(月影山) 산행에 나섰다. 주차장 뒤편에 산행 안내도가 있어 살펴보고 곧 산길로 들어섰다. 등산길에는 안내 리본이 있었다.「구불길」이라 기록된 리본을 일정한 간격으로 달아놓았다. 산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니 월영재가 나왔다. 그곳은 십자로로서 왼편은 배수관문, 직진은 신시마을, 오른편이 월령봉(198m)으로 가는 길이었다. 산 높이가 낮지만 등산 기점(起点)이 바로 해수면(海水面)과 가깝기 때문에 산간지역의 산과 비교하면 5-600m쯤 되는 산과 비슷한 높이다.
구불길 리본을 따라 올랐다. 등산길 옆에 원추리 꽃이 이곳저곳에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등산길에는 나무그늘이 거의 없어서 땀이 많이 났다. 산에 나무는 많으나 대부분 관목(灌木)이어서 쉴만한 곳이 없었지만, 다행히도 하늘에 많은 구름이 덮여 있어서 강한 햇빛은 피할 수 있었고, 능선길에서 보이는 넓고 푸른 바다는 시원스럽게 보였다. 지루한 감 없이 오르다 보니 산 정상에 다달았다. 월영봉 표석도 있고 그 옆에 자그마한 안내판이 보였다. 내용을 보니 신라시대 대학자였던 최치원(崔致院) 선생이 월영봉에 신치단을 쌓아 그곳에서 글을 많이 읽어 그 소리가 바다 건너 중국까지 전해졌다는 설화(說話)였다.
월영봉에서 한참 휴식을 하며 바다를 보니 푸른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배들이 하얀 선을 그리며 지나갔다. 산에서 바다를 보는 광경은 시원한 느낌을 주고 더위도 잊게 했다. 월영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바윗길이어서 조심조심 내려오다 보니 작은 들판과 모래사장이 보였다. 알고 보니 미니해수욕장이고 그 근처는 미리나항 부지로서 그 곳에는 미니해수욕장, 테마호텔, 워터프론트 등이 들어설 지역이었다. 주변 기초공사를 하는 중장비들이 작업 중인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또 해변가 그늘에는 등산을 마치고 내려온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바닷가 그늘진 곳을 찾아 준비해 간 점심을 먹고 휴식하며 오후에 오를 대각산(大角山) 쪽을 바라다보니, 월영산보다 더 높아 보였다. 정상에는 전망대도 있었다.
대각산(187.2m) 등산로는 암반길이다. 경사도 급해서 위험방지용으로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로프를 잡고 천천히 오르니 숨도 차고 힘이 많이 들었다. 정상 전망대(展望臺) 3층에 올라가니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넓은 바다였다. 10여개 섬이 바다에 떠 있어서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제일 가까운 섬이 선유도로서 망주봉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 밖에 무녀도, 장자도, 횡경도, 명도, 방축도와 멀리 말도까지 보였다.
고군산열도에는 61개의 섬이 있고, 그 중 16개는 유인도이고 나머지는 무인도라고 한다. 전망대에서 마을로 내려오면서 산자락에 조그마한 저수지가 있는데 신시도주민의 식수원이다. 마을 가까이 내려오니 삼거리다. 신시마을, 월영재, 농로 등으로 나누어진 곳이다. 삼거리 옆 외딴집이 있는데 그 집엔「삼거리꽃나무슈퍼」란 간판이 붙어 있었다. 노부부가 살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일용품과 음료와 술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피로도 풀 겸 시원한 막걸리를 청해 마셨다. 약 3시간정도 산을 타고 마시는 술 맛이 참 좋았다. 남자노인에게서 신시도 이야기를 좀 들었다.
그 노인의 말에 따르면 첫째 신시도의 인구 1/3이 줄었다고 한다. 또 논(畓)의 면적이 약 3만여 평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군산열도 섬 중 신시도가 가장 큰 섬이었고, 어업이 왕성해서 멸치와 새우, 김 생산이 상당했단다. 요즘엔 바다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오니 마을에 숙박시설이나 펜션 등이 여러 곳 있고, 육지가 되었지만 자동차 길도 없고 자동차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새만금 길에서 선유도와 연결된 찻길이 2-3년 내에 완공되면 관광지로 크게 부상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삼거리 꽃나무슈퍼를 나오니 신시도 들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논에는 벼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산자락에 한우가 여러 곳에 매어있어서 마치 산촌 같았다. 간척(干拓)사업으로 갯벌에 200m 제방을 만들어 그 제방 위의 논은 옥토로 보였다. 제방 길을 지나가니 월영산자락이고 월영재 가는 구불길이 다시 나왔다. 바닷가 산자락에 밀식된 해송(海松)이 군락(群落)을 이루며 검푸르게 자라서 해변과 잘 어울리고 있었다.
지금 신시도 주민이 군산이나 부안으로 나들이를 하려면 마을에서 자동차로 가려면 월영재를 반드시 넘지 않으면 안 된다. 구불길을 따라 월영재를 오르는 길에 몇 곳에 쉬어가라는 벤치도 있었다. 오전에 오른 월영재 사거리를 지나니 바로 신시도주차장이었다. 우리는 새만금방조제 배수관문도 보고, 멀리 수평선 넘어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등산의 피로를 풀며 귀갓길에 올랐다.
(201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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