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아버님과 뚝배기/한숙자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아버님과 뚝배기/한숙자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46회 작성일 11-11-07 06:00

본문

아버님과 뚝배기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한숙자 옛날부터 지금까지 우리 집은 뚝배기만 고집한다. 밥솥과 국그릇, 찌개그릇 등 모든 것이 질그릇이다. 한 번 데워지면 잘 식지 않는 따뜻한 온기를 간직한 질그릇, 어르신 밥상에 옮겨 놓으면 진지를 다 드실 때까지 식지 않고 제 할일을 다하는 뚝배기. 남들은 우리 집에 오면 옛 풍습 그대로 살림살이를 한다고 웃는다. 시집와서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어 많이 힘들었다. 아버님은 요즘시대에 걸맞지 않은 식생활을 고집하며 사셨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신 편할 대로 사는 분이셨다. 20년 넘게 어르신을 모시고 살림살이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그 방식대로 사는 게 편한 것 같아 불편 없이 살고 있다.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은 맛이 없다며 당신 음식은 따로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채워 보관해서 드셨다. 여름 김치도 이틀에 한 번씩 고추를 갈아서 담가 드셨다. 김장도 경종배추만 고집해서 담게 하셨다. 경종배추를 구하려면 시골까지 가서 사와야 하는 번거로운 식생활이었다. 경종배추는 맛이 있고 쉽게 무르지 않는 게 특징이다. 땅속에 독을 묻어 담가두면 다음해 여름까지 맛이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식생활이 변해 모두들 웰빙을 찾지만 우리 집 음식은 옛날방식 그대로다. 사계절음식을 제철 따라 봄에는 굴비, 여름에는 마른명태와 다슬기, 피문어, 가을에는 송이와 참게, 겨울에는 대구와 조기, 등을 주로 즐겨 드셨다. 뚝배기 음식의 참맛을 제대로 아시는 아버님은, 음식이란 손맛 따라 다르다면서 정성껏 음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아무리 늦어도 재촉을 아니 하시던 분이셨다. 시대에 따라 모든 식생활도 변했지만 아버님의 식생활이 바른 것 같아 우리 집 손맛은 변하지 않고 있다. 생활은 물론 뚝배기까지도 질그릇 그대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