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희망배달원은 축어서까지/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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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희망배달원은 죽어서까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짜장면 배달을 하는 어려운 처지지만 자신보다 더 불우한 어린이들을 후원했던 한 50대 남성이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세상을 떠나면서도 어린이들 앞으로 보험금을 기부했는데 어린이재단이 가족을 대신해 장례를 치러주기로 했습니다.”
이 보도는 중국집 배달부로 일하면서도 한 부모 가정 등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를 7년 넘게 후원했던 54세 고 김우수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KBS1에서 전한 내용이다. 한 달에 고작 70만원 남짓한 수입으로 자기 혼자쓰기도 부족한 돈이지만 더 어려운 사람들을 찾았던 것이다. 지난 2009년 12월 생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 김우수 씨는
"고아원에서 컸고, 안 해 본 고생 없이 다 해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넉넉한 건 아니지만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라며 겸손하게 말했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세상을 떠나면서도 김 씨는 어린이들의 손을 놓지 않았다. 자신이 숨질 경우를 대비해 어린이재단 앞으로 4천만 원 가량의 종신보험을 들어놓은 것이다. 숨을 거두면서도 기부한 김 씨지만, 생전에 서약한 장기기증은 뜻대로 이루지 못했다. 가족을 찾느라 장기 기증에 필요한 제한 시간을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연고가 없다보니 빈소도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고 한다. 김 씨가 근무했던 중국집 주인아주머니는
"(빈소가) 빨리 결정돼야지, 차가운데(영안실에) 계시니 너무 맘이 아파요."
라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김 는 짜장면이 아닌 이 세상에 희망을 배달했던 것이다. 어린이 재단이 주관이 되어 구청과 논의해 장례는 치렀지만 희망을 주고 간 아름다운 이야기이며 세상들에게 가슴에 심금을 울려준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한나라당과 야권 모두 상대후보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면서 네거티브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 국민들의 안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당선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저질 정치풍토가 언제나 사라질지 안타까운 일이다. 며칠 전 역사의 사실과 다르게 쓴 극본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다가 종영된 KBS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세조는 어린 조카를 밀어내고 왕위를 찬탈簒奪하였다. 세조나 그를 따르는 간신배들은 한결 같이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저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짐승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세조의 딸 세령이는 제 아비와 다른 가치관으로 김승유를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사랑하였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세조를 죽이기 위한 승유의 집착도 대단했으나 아비의 최대 걸림돌인 승유를 따른 세령이를 높이 사고 싶다. 영화를 안았는데도 그것을 거부하고 인간으로서 바른길을 선택한 세령이가 실물도 예쁘지만 연기를 보는 내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짜장면 기부천사처럼 이웃을 돕는 일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시장 후보들처럼 남을 헐뜯어 내 신분을 높이는 일도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 세령이와 같이 옳다고 판단되면 험난한 가시밭길이라도 주저하지 않으려는 것이 내 생활철학이다. 이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가까운 이웃, 그리고 자주 만나는 지인들과 마음을 열고 박주薄酒 일배라도 나누고 싶다. 그리고 내 작은 힘이지만 보탬이 된다면 달려갈 것이다. 이것이 누렇게 익은 황금들녘에서 살아가야할 내 가을 인생의 지혜다.
(201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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