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를 배우면서/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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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를 배우면서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최동민
뇌졸중에 걸려 의식을 잃었던 어느 할머니가 치료를 받아 조금씩 의식이 회복되었다. 이 노인은 몸이 불편하고 언어도 어눌하여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색채학습이 노인들의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고 색채학습을 시작했다. 그 뒤 색채학습을 통해서 언어가 전과 같이 돌아오고 건강이 점차로 좋아져서 예전처럼 정상인에 가깝게 회복되었다. 그 뒤로 그림공부에 매진하여 새로운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전보다 더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TV를 보았다.
나는 퇴직을 하고서 그림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우연히 찾은 곳이 안골노인복지관이다.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취미와 여가를 즐기려는 노인들의 놀이터요 배움터가 되고 있다. 바둑과 장기로 친구도 사귀고, 서예와 한국화, 수채화, 민요, 댄스스포츠, 요가 등 취미생활과 건강생활을 즐기며, 연말에는 발표회와 전시회도 갖는다. 가족들에게도 기쁨과 희망의 소재를 제공하며 자녀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도 한다. 또한 예술활동을 통하여 본인의 기술과 능력을 기르고 익히며 배우는 좋은 학습공간이다. 나는 이곳에서 회원등록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골라서 신청을 했다. 그 중에서 한국화를 중심으로 하고 학습도구를 준비하고 새롭게 시작을 했다. 대개는 서예를 먼저 공부하고 나서 한국화를 배우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옛날 서예나 미술을 가르쳤던 교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용기를 내어 무작정 뛰어 들었다. 전에는 무심히 지나치며 구경만하고 예술가들만 활동하는 것으로 넘겨버렸던 한국화를 과감하게 선택하고 나니, 한국화 초보자가 전문가들과 함께 버틸 수 있을까 싶고, 주변에서 손가락질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만 자세를 낮추고 염치 불고하고 묻고 배우고 익혀갔다.
화선지를 펼치고 붓을 잡아 선을 긋기 시작하였다. 가늘고 굵게, 길고 짧게, 진하고 옅게 변화를 주어 자유롭게 선을 그어 갔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하나하나 그려가며 붓을 비비고, 빨고 진하고 약함을 섞어 다양하게 그려보았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자연의 조화를 터득하며 법칙을 하나씩 찾아내고 연구하며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1년만 지나면 그리기 박사가 되겠다.”며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주셨다. 나는 용기를 얻어 끊임없이 갈고 닦으며 수준을 높여 나갔다. 동료 회원들도 한 말씀 씩 도움을 주었다. 그 중에는 초대작가와 수준 높은 어르신들이 많았다. 내 옆 자리에 계시는 노련하신 반장님이 내가 그리는 것을 보고 “최 선생은 매화가 잘 나오니 매화 한 가지만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내가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해보았더니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 한 가지라도 특출하게 잘하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나에게 매화만 전문으로 그리라고 권했다. 그 뒤로 나는 매화에 전념하였다. 주위 선배님들과 선생님의 가르침에 힘입어 이듬해 가을 창암 이삼만 선생 선양회에서 주관하는 전국 서⁃화백일대상전에서 매화로 출전하여 영예의 특선을 안았다. 한 달 뒤 작품전시회를 했는데 멀리 제주에 사는 친구가 찾아왔다. 사진도 찍고 전시회장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내 그림을 더욱 높이 평가해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의 재주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새롭게 시도해서 큰 성과를 올렸다며 나의 도전 정신과 노력에 감탄하며 찬사와 격려,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친구가 고마웠다. 친구의 성의도 좋았지만, 나의 희망과 용기를 더욱 불태워준 것이 너무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또 1년이 지나 9월 24일 토요일 또다시 창암 선생 선양회가 주최하는 휘호대회에 참가해서 또 한 번 특선의 영광을 맛보았다. 정말로 기쁘기 한이 없고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그까짓 특선가지고'라고 할 수 있으나 나에게는 대상 못지않은 큰 성과였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더욱 감격스러웠다.
시작이 반이라 하듯 마음먹은 대로 실천하고 꾸준히 노력하며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열린 사고방식으로 항상 남의 말을 귀담아 들으며 부족함을 채우려 하고, 나쁜 점을 고치려는 생각이 있으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01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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