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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성묘깅/임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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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44회 작성일 11-09-1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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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성묘길 전주안골노인 복지관 수필문학창작반 임종우 오늘은 즐거운 한가위이자 나의 생일이다. 그런데 종일토록 비가 온다고 한다. 일찍 서둘러 전주 중화산동 큰집으로 차례를 모시러 갔다. 큰집에 갔더니 조카들 삼형제내외가 다모였다. 조카와 아들, 손자들이 모여 차례를 모셨다. 아침을 먹고 비가 와서 성묘를 훗날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햇빛이 쨍쨍하게 비치고 있었다. 성묘를 가야겠구나 하고 동생들한테 전화를 해보니 모두 성묘를 갔다고 하였다. 점심식사를 먹는 둥 마는 둥하고 혼자 버스터미널에서 진안행 버스를 탔다. 진안터미널에서 정천행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혼자 차 시간을 기다리기가 무료하여 옛날 통근할 때 같이 출퇴근한 친구를 생각하면서 제일식당으로 들어갔다. 그 친구는 20여 년이나 나와 한 직장에 다니면서 퇴근길엔 이 술집에서 소주를 한잔씩 마시고 버스를 타고 다닌 추억이 떠올라 오늘은 혼자서라도 술을 한 잔 하려고 들렀다. 술집 아주머니가 깜작 반가워하며 그전처럼 술을 한 컵 따라주며 돈도 받지 않았다. 벌써 그 친구가 하늘나라로 간 지 어언 3년이 지났다. 그 친구 생각이 나는 바람에 술맛도 느끼지 못하고 술집에서 나와 버렸다. 오후 5시 5분 버스를 타고 정천으로 가는데 구불구불 커브마다 재미있던 이야기 거리가 떠올랐다. 특히 겨울에는 교통이 두절될 때가 많았다. 정천에서 진안까지 통근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통근계를 조직하여 같이 택시신세를 지며 눈길을 헤치고 다녔다. 한 해 겨울이면 십여 번은 통근택시를 탔었다. 어쩌다 얼큰하게 술을 마시고 혼자 버스를 탈 때가 있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나서 “아저씨, 다 왔어요. 내리세요.”하며 차장이 깨우는 바람에 번쩍 눈을 뜨고 보면 내려야할 지점인 정천을 지나 주천까지 간일도 있었다. 날은 저물고 나오는 차는 없어 정천으로 돌아올 길이 막막할 때가 있었다. 대목재를 넘어서 월평교 아래를 내려다보니 용담댐 물이 만수가 되었다. 지금까지는 물을 충남으로 넘겨주기 때문에 항상 갈수상태였으나 금년은 비가 많이 와서 만수상태라 마치 바다를 연상시켰다. 도로 양옆가로수에는 박달나무 열매가 빨갛게 열려 있었다. 박달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며 나무의 키는 30m까지 자라며 야물고 단단하여 각종연장자루와 방망이, 홍두깨, 팽이로도 쓰인다. 또 열매를 따서 먹으면 달고 맛도 있어 어렸을 때 박달을 따먹으러 산에 가기도 했었다. 오늘 가로수엔 박달이 많이 열려 몇 알 따서 먹어보니 옛날 맛 그대로였다. 정천면 소재지에서 우리 선산까지 3km쯤을 걸으면서 우리가 살았던 고향마을을 굽어보니 물이 가득 찼다. 누구 한 사람 맞아주는 이도 없고 양쪽 산에 깨끗이 벌초한 묘지만 성묘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걸음을 재촉하여 어머님 산소에 도착했다. 준비해간 제물을 상석에 차려놓고 "어머님 제가 왔습니다. 오늘 한가위이며 제 생일이기도 합니다. 하늘나라에서 아버님과 함께 오순도순 잘 계시는지요? 저희들은 어머님께서 정성껏 받들어 주신 은덕으로 전주에서 평안히 잘 살고 있습니다. 태훈이도 결혼하여 아들손자를 낳아서 엊그제 돌잔치를 했으며, 큰집 형님과 누님도 다 잘 있습니다." 간단히 아뢰고 어머님 묘비를 읽어본 다음 다시 전주를 향하여 발길을 옮겼다. 집에 도착하여 생일상을 받고 손자들의 생일축하노래를 들으며 아들과 사위들이 따라주는 술을 마셨다. 아무쪼록 건강하고 늘 웃음이 있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고, 정의롭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자는 말을 들려주었다. 손자들로부터 일일이 칭찬거리를 듣고 만원씩 나누어 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늘은 즐거운 한가위이자 내 생일이었다. (2011. 9.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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