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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정장영 di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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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37회 작성일 11-08-2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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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요즈음은 바가지[포:匏]를 구경할 수도 없다. 내 어렸을 적엔 살림살이에 빠질 수 없었던 생활용구였다. 초봄에 집주변 공터에 박씨를 심어 초가지붕에 기어 오른 넝쿨, 가을엔 흰 박이 주렁주렁 열려 가을의 정취를 보여주었다. 익은 박을 톱질하여 삶고 박속은 요리를 만들어 먹고 박은 햇볕에 말렸다. 그 크기와 모양은 갖가지 바가지를 만들었다. 강남 갔던 제비가 갖다 준 박씨를 심은 흥부와 놀부, 그러나 박을 타니 흥부네 집엔 보물바가지를, 놀부 집엔 도깨비바가지를 주지 않았던가?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박을 단순한 식물(植物)로만 보지 않았다. 고대 난생설화(박혁거세)를 중심으로 주술과 금기(禁忌)의 대상인 민속신앙으로 여겼다. 굿거리는 물론 고사와 무속행사에서도 빠질 수 없었다. 삼국시대에는 액(厄)막이로 박삼편(朴三片)을 청, 홍, 황 삼색(三色)으로 물들여 패용하다가 버리는 풍습도 있었다. 해녀들의 부양구(浮揚具), 선구(船具) 등으로도 쓰였으나 지금은 플라스틱 바가지가 선보이고 있다. ‘박’에 대한 전설과 노래(박 타령)가 전해지고 바가지는 사라졌지만 잊을 수가 없다. 식용과 약용으로 활용했고 생활연모에 바가지, 표주박은 약방에 감초랄까? 통나무를 다듬어 만든 함박, 함지박 등도 있었는데 ‘바가지’란 이제 생활연모보다는 몇 가지 민속언어개념으로만 남았다. "바가지 긁는다." 남편에게 아내가 잔소리를 하면 남편이 아내에게 "바가지 좀 긁지 마라."고 말한다. '바가지 긁는다'는 잔소리를 늘어놓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어원은 옛날에 쥐 통(괴질: 콜레라)이 돌아다닐 때 귀신을 쫓는다하여 바가지를 득득 문지르던 데서 비롯한 말이란다. 듣기 싫다는 공통성으로 인해 흔히 아내가 남편에게 주로 경제적 불평을 말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바가지 잘 긁는 여자의 남편은 철학가가 된다는 우수개소리도 있다. 서양의 소크라테스에 우리나라의 백결 선생도 이에 버금가겠지만……. “바가지 쓰다”는 손해를 보았다는 뜻이다. 개화기 이후에 중국에서 '십인계(十人計)라는 노름이 들어왔다. 이것은 1에서 10까지의 숫자가 적힌 바가지를 엎어 놓는다. 그리고 물주가 어떤 숫자를 대면 그 수가 적힌 바가지에 돈을 댄 사람은 못 맞춘 사람의 돈을 모두 갖게 되고, 손님이 못 맞출 때에는 물주가 갖게 된다. 이렇게 바가지에 적힌 수를 맞추지 못할 때는 돈을 잃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을 '바가지 썼다'라고 하게 되었다. 세상을 살려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무엇이 득이 되겠는가를 잘 알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이르는 말이 되었다. ‘바가지 썼다’ 와 ‘바가지 씌우다’라는 두 경우가 있겠다. “바가지를 깨다”는 문지방을 자르거나 시신의 관을 옮길 때 바가지를 깨는 것은 죽은 이가 다시는 문지방을 넘어 집 안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일종의 '약방'이다. 약방이란 민속신앙이나 속신(俗信)에 근거를 두고 있는 주술적, 종교적 처방을 말한다. 이제 장례식장에서 치르니 이도 옛말이 되었고, 어떤 일을 실패했거나 그르친 경우를 뜻하게 되었다. '주책바가지'는 세상을 살려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무엇이 득이 되겠는가를 잘 알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생각이 둔하고 꾀가 없는 사람을 '주책, 주책바가지, 주책망나니' 등으로 부른다. 주책(籌策)의 '주'는 '산가지'를 말한다. 주판, 주산에 쓰이는 말이고 '책'은 '꾀, 계책'을 뜻한다. 주책이란 한마디로 '머리를 굴리는 일'이다. 원래는 '주책없다'라는 말이었는데, '없다'가 생략되었다고 한다. '박 바가지'는 혼인절차에 채납(採納), 함(函)값 흥정이 끝나고 신부 집으로 들어가려면 함진아비에게 박 바가지를 밟아서 깨도록 한다. 이는 첫아들을 낳으라는 기원(祈願)과 바가지 깨지는 소리에 귀신이 놀라 물러가라는 의미였다. 일반주택은 마당에서, 아파트의 경우는 현관 앞 복도에서 깨는 것이 보통이다. 아직 남아있는 풍습이니 예비신부 댁엔 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오늘도 유부(有夫)여성들은 바가지인 줄 알면서도 바가지를 닥닥 잘도 긁어댄다. 나도 50 여년 들어오던 대화를 바가지로 여겼었지만 “입에 쓴 약은 보약”란 속언처럼 취사선택(取捨選擇)해볼 말이었다. 반박하는 속담으로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 있다. 그러나 모든 남성들이 귓맛이 없어지니 그걸 어찌하랴? (2011. 8. 20.) ※ 박의 민간요법 *번열(煩熱)이 심할 때에는 어린 표주박을 삶아서 먹으면 효과가 있고, 이뇨. 부종에도 효과가 있다. <식이백과> *단맛이 있는 박은 이뇨작용을 하고 번갈(煩渴)을 없애며 심열(心熱)을 다스리는 것은 물론 소장과 심장, 폐장을 도와 담석을 다스린다. 쓴맛이 나는 박은 사지의 부종을 다스린다. <본초 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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