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을리 동과 함게 한 태국여행/김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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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올리 동東과 함께 한 태국 여행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 현 준
정년퇴직을 하고 바깥바람이나 한 번 쐬어볼까 궁리하던 차였다. 대학 동기였던 신동우 교수가 뜻밖에도 태국여행을 제의하였다.조건은 골프를 조금 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침 딸애의 권유로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휘둘러보던 때라 구미가 당겼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경비가 마음에 들었다.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7월 말 우리는 18일간의 태국여행 장도에 올랐다.
신 교수는 몇 년 전부터 홀로 태국 골프여행을 개척하여 그 방면에는 전문가가 다 되어 있었다. 가이드를 졸졸 따라다니는 여행에서 탈피하여 스스로 계획하고 체험하는 선진방식이었다. 물론 영어가 자유롭고 현지어에도 일가견이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었다. 권하는 장사 밑질 게 없다고 훌훌 털고 신 교수를 따라나섰다.
우리는 주로 방콕 서북쪽에 위치한 칸차나부리와 통파폼, 그리고 타무앙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칸차나부리 읍내에는 여행자 거리가 형성되어 있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여행객들과 그들을 위한 숙박, 음식, 여흥 등 각종 여행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었다. 통파품은 산세와 물이 수려하게 어우러진 고전적인 읍내와 수자원공사의 골프장이 아름다웠다. 특히 리조트 내 식당이 위생적이고 값도 저렴하며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였다. 그러나 지역사회 주민들과 문화적인 접촉이 빈번하여 인간 냄새가 물씬 풍기는 타무앙에서 지낸 날이 많았다.
신 교수는 타무앙지역 주민들에게 까올리 동東으로 불리운다. 까올리는 한국사람이라는 태국어이고 동은 이름자 중에서 가운데 자를 붙인 것이다. 그는 그동안 십여 차례 타무앙을 방문하여 신뢰와 우정을 쌓아왔다. 비비크림, 홍삼, 김치 등 선물을 빠뜨리지 않아 친교를 두텁게 한 것이다. 한국인으로서는 신 교수가 처음으로 카오노이 지역을 찾아간 것이다. 이 마을에는 수자원공사 건물이 있고 직원들을 위한 휴양리조트와 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몇 년 전까지 외부인에게는 개방되지 않은 폐쇄적 구역이었는데 최근에 개방하여 우리 같은 외지인들도 알음알음 찾게 되었다. 마을 앞에는 콰이강이 도도히 흘러 수량이 많은데 정부에서 일찍 메콜론 댐을 막아 수력발전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수자원공사 리조트에 짐을 풀고 매일 골프장에 나갔다. 골프장은 9홀 규모이나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었고, 이용자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아침과 저녁 식사는 클럽하우스에서 쌀국수, 새우덮밥 등으로 하였고 점심은 골프장 입구에 있는 윗자(Mrs. ViJack)가게에서 생선과 채소를 먹었다. 나는 태국어를 '사와디 캅(안녕하세요)'과 '콥쿤 캅(감사합니다)' 두 마디밖에 몰랐지만 대화에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까오리 동과 현지인 렉이 영어와 태국어로 의사 전달을 하였고, 차츰 다른 일행과도 영어를 섞어 대화를 하게 된 것이다. 렉의 도움으로 그의 상사인 쵸이를 알게 되면서 자동차 등 편의를 제공받게 되었다. 떠나오기 전에는 쵸이 가정의 만찬에 초대받아 맛있는 태국요리를 맛보기까지 하였다.
신 교수는 매사에 신중하였고, 태국인들에게 조금도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수고에 대한 사례는 빠짐없이 하였고, 감사의 예를 표했다. 윗자의 남편 파몽은 직장에 다녔는데 귀국하는 날 방콕까지 두 시간 반 동안 새벽운전을 해주었다.
나는 골프에만 몰두하였다. 새벽 6시 카터를 끌고 골프장에 나가 식전에 여섯 홀 정도를 돌았다.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때우고 오전에 아홉 홀을 돌았다. 점심 후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자고 또 아홉 홀정도를 돌며 해질 때까지 골프를 쳤다.
땀을 흠뻑 흘리고 물을 두세 병 마시는 강행군이었다. 전지훈련을 하는 선수들보다 더했을 것이다. 그린티가 너무 싸서 좋았다. 하루 150바트로 우리 돈으로는 5천 4백 원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만원 가까이 드는데 이건 공짜나 다름없었다.
조금 지루해지면 콰이강의 다리에 나가 영화의 한 장면을 그려보고 인근의 사이옥 온천에도 다녀왔다. 피곤할 땐 왕까나이 사원에 있는 맛사지홀에서 태국 전통 맛사지를 받았다. 두 시간 풀코스에 2백 바트, 한화로는 7천 2백원이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TV에서 고발한 '타이거 템플'에 갔다가 바가지를 썼다. 호랑이에게 약물을 주사하여 관광객과 사진을 찍게 하는 곳인데 입장료가 6백 바트, 사진 한 장에 1천 바트를 받았다. 태국 물가로 보아 엄청난 폭리이며 동물학대현장이었다. 그 호랑이들을 기르고 교화시켰다고 주장하는 사이비 늙은 중이 하루 종일 태연히 앉아 쑈를 하고 있었다.
까올리 동은 주민들에게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 애를 썼다. 하찮은 일에도 일일이 대가를 치렀고 약속은 철저하게 지켰다. 태국에도 미미하지만 한류바람이 불어 한국에 대한 선망의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타문화존중주의에 입각하여 절대로 현지인들을 얕보아서는 안 되며 그들의 전통과 풍습을 존중하고 우리 기준에 비추어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까올리 동은 우리의 수준을 정신적으로나 행동면에서 선진국 대열에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시급하며, 앞으로 이런 지도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까올리 동, 신 교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또 언젠가 좋은 친구들과 함께 다시 태국을 찾고 싶다.
(201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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