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강천산의 가을 이야기 셋/김세명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강천산의 가을 이야기 셋/김세명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71회 작성일 09-09-10 15:55

본문

강천산의 가을 이야기 셋♣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세명 1.강천사 잔잔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물과 깊은 산의 암자라면 더욱 그 韻致(운치)는 아리고 그윽하다. 수필가 일행과 가을 산과 산사를 찾았다. 강천사는 순창군 팔덕면 강천산에 있는데 여승이 있고 호남의 소금강이라 일컫는 경치와 함께 강천의 山寺는 더욱 운치를 자랑하는 절이다. 산의 소리에 넋을 잃었는지 산사 앞에 머물 무렵엔 해질녘 저녁노을이 가을 산사와 함께 따스함을 더해 주고 있었다. 꿈도 없을, 생각도 없을, 산 그림자 같은 山寺! 주변은 독경소리로 가득했다. 선방에서 독경삼매에 들어 있는 스님의 뒷모습! 얼핏 보아서도 여승들임이 분명했다 . 그 독경 소리는 탄식이라든가 절망이라든가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구원의 빛을 指向(지향)하는 소리였다. 그 소리는 우주의 공간을 어르며 메우며 내 가슴에 물살처럼 비집고 와 깃을 친다. 그 천년의 미소며 관음의 만남이 너는 무엇을 위해 한 평생 뛰고 녹초가 되어 무엇을 얻었으며 그런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자유롭게 너를 버려라 하고 충고하는 듯했다. 오관의 기능은 바람에 맡긴 듯 가볍게 설렌다. 있음과 없음 그리고 존재의 究極(구극)까지도 헤아려 줄 그 미소 앞에 온갖 소리는 바람의 怒號(노호)함이라니 정결한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사심 없는 말 이외는 너의 偏見(편견)이라 말하고 있는 듯했다. 가슴속에 박힌 응어리를 독경으로 풀어내는 한은 그 정적을 가르는 木魚(목어)의 소리와 함께 내 심장에 알 수 없는 회한의 비수를 꽂았다. 버려진 것 잊혀진 것들이 선혈이 낭자해서 내 앞에 선다. 나는 찢어진 가슴을 열고 비틀거리며 멀게만 느껴지는 관음보살의 미소 앞에 무릎을 꿇었다. 관음! 잿빛의 凝滯(응체)가 되고 싶음을, 그 불멸의 세계에 나를 건네고 싶음을 기도한다. 2. 여 승 스님! 많은 빛깔 중에서 하필이면 잿빛으로 승복을 지었을까요? 그 빛깔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평소 궁금하던 점을 스님에게 물었다. 밤보다 깊고 고요보다 어두운 빛깔이 잿빛 먹물이요, 三毒(삼독)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의 불길을 꺼버린 잿빛은 회개의 탯줄이요, 汚辱(오욕)과 삼독에 타거나 물들지 않은 빛이라고 한다 . 이 잿빛에 凝滯(응체)된 여인들! 산사는 비구니(여승)들의 山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노을, 이것들은 激情(격정)의 세계다. 山(산)사람에게는 있어도 못 견디고 없어도 못 견디는 그 격정! 그것은 고요의 속삭임이다 . 그들은 꿈속을 가듯 삼단의 머리를 자르고 마음을 자르고 자취도 잘라 오직 잿빛 속에 다함없는 事緣(사연)을 안고 싶다. 떨어진 나뭇잎 소리에도 들을 수 없는 잠으로 온 밤을 뒤척여 새우기도 한다는 그들은 어디서 날아온 산새들인가? 그리고 어디로 날아가는 산새들인가? 누구에겐가 한껏 쏟지 못한 정을 念佛(염불)과 讀經(독경)으로도 풀어지지 않는 空虛(공허)가 있기에 苦行(고행)하며 산사 의 하늘을 수놓나 보다. 3. 가을 산사 속세에서 벗어나 拘碍(구애)됨이 없이 영욕을 떠나 無窮(무궁)함 속에서 부귀공명을 초월하여 마음을 비운 比丘尼(비구니)들은 말한다. 我執(아집)과 偏見(편견), 나만을 고집하는 편견은 버리라고! 執着(집착)이나 三毒(삼독)은 벗어 놓으라고 한다. 저 새는 숲 속에 살지만 둥지를 트는데 나뭇가지면 充分(충분)하고, 들쥐는 강물을 마시고 살지만 자신의 배를 채울 물이면 충분한데, 우리의 생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 智略(지략)이 뛰어 나게 다니며 명예와 이익을 얻기 위해 자신을 굽히고 阿諂(아첨)하지만 그 결과는 法網(법망) 의 그물에 걸려 죽는 것 뿐이다. 속세의 시비 논쟁은 모두가 편견에 사로잡힌 나 자신 때문이다 . 문화논쟁에 휘말려 오늘은 相對(상대)를 공격하는 글을 쓰고 내일은 자신을 辯護(변호)하며 온 종일 계략을 짜고 근심과 걱정, 기쁨, 변덕은 나를 버리지 못함에서다. 우리는 흐르는 강물에 두 번 발을 씻을 수 없다. 시간의 흐름에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다. 대자연은 나에게 육체를 주었는데 수고롭게 하고 늙음을 주어 한가롭게 하고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 저 무수한 산자락들! 虛靜(허정)의 옷을 입는 소리! 虛靜(허정)의 옷을 벗는 소리! 그 소리로 서려진 比丘尼(비구니)들! 어쩌면 외로운 영혼도 같은, 어쩌면 달무리도 같고 바람소리도 같고 안개도 같은 그들이 오늘은 어느 산문에서 어떤 기원을 하며 어느 탑을 또 돌까? (2008.가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