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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친구의 소일거리. 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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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53회 작성일 11-06-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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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친구의 소일거리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박 병 욱 요즘 많은 외국노동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산업현장을 수시로 본다. 한참 일할 나이에 너무 일찍 퇴직하여 아까운 시간과 유능한 인력을 사장死藏하고 국력까지 낭비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일시적 방편으로 아직도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일손을 거두어 놓고 마치 실업문제가 해결된 것인 양 거들먹거리는 모양새라니, 참 한심할 따름이다. 비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무슨 자랑거리로 여기는 정치인들이 얄밉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도 대학을 갓 졸업한 우리의 젊은 후손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노령화사회에서 정년을 연장하여 노련하고 우수한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를 복지선진국에서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좀더 신중한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하지만 과거 일부 정치인들의 정권에 물든 짧은 생각으로 십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후진국형 정치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아쉬운 생각마저 든다. 퇴임 후 별 일거리도 없지만 그렇다고 썩 나서서 아무거나 일할 만한 여건도 못된다. 그래도 이대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기에 맞춤형 생활을 하고자, 나의 체력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건강운동(요가, 천변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하며 산다. 아마 모르긴 해도 내 나이 또래의 어른들이라면 다들 겪는 일일 것이다. 무작정 흐르는 시간이 아까워 음악을 듣고 분재를 손질하면서 취미생활을 해보지만,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지루하여 또 다른 소일거리를 찾는다. 전부터 조금씩 써왔던 글을 계속해서 써볼 요량으로 붓을 잡는다. 하지만 만만치가 않기에, 뒤는 어쩔망정 우선 잡문이든 산문이든 일단 써놓고 본다. “글을 남의 입장에서 쓰지 말고, 자기의 체험담을 써서 독자의 공감을 얻으라.” 귀띔해 주는 문우들의 도움으로 어설프게 쓴 글을 틈나는 대로 수정하다 보니 하나씩 글틀이 잡힌다. 이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나에게는 제법 읽을 만한 글이 되어 쏠쏠한 재미가 있다. 전에 없이 요즘은 가끔 책도 사보지만 노안인지라 장시간 집중은 못한다. 얼마 전에는‘김재홍’이 편저한《시어사전》을 샀더니 주위에서 시어들을 만들어 가면서 글을 써야지 뭐 하러 샀느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부족한 내 생각으로 헛돈을 썼나 했지만 문장력이 짧은 나에게는 그런대로 도움이 되고 있다. 이번에는 고은 시인의《순간의 꽃》이라는 시집도 샀다. 특별한 제목도 없이 평범한 글귀들을 모은 간단한 글이지만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글 친구였다. 나이가 들다보니 새벽에 잠을 자주 깨어 이리저리 뒤척거리면서 날을 새기 일쑤다. 그러다 문득 좋은 글귀가 떠오르면 메모지에 재빨리 적어놓기도 한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떠오르는 시상(詩想)을 여기에 적어본다. 새벽의 정적이 꿈에서 깨어난다. 보이는 것은 어둠과 고요뿐 암중무성暗中無聲의 세계가 나의 하루를 챙긴다. - 졸시「암중무성의 하루」전문 짧지만 느낌이 좋아서 손질하지 않고 단번에 쓴 시다. 이렇게 나의 소일거리는 글을 쓰면서 백발의 파뿌리를 검게 물들여 간다. 역시 글은 나의 좋은 소일거리요, 친구다. (2010. 1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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